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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도스토예프스키는 얼마나 미친 사람이길래 이런 소설을 써낸 걸까? 몇 번을 생각해도 이 소설의 감상을 제대로 쓸 방법을 잘 모르겠다. <난폭한 독서>라는 책에 적혀있던 것처럼, '책 한권을 소개하는 가장 좋은 글은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써낸 글'이라는 생각만 든다.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겠다.

  이 책을 처음 읽게 된 건 고등학생 때였다. 야자 시간에 읽을 책을 사기 위해 서점을 둘러보다가, 열린책들 출판사 표지가 예쁘길래 집어들었다가 그대로 사버렸다. 자습실 의자에 앉아 책을 펴자 마자 자습 시간이 몽땅 사라질 줄은 몰랐다. 다 읽고 나니 왜 이제서야 이 책을 읽은 걸까 하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몇 년이 지난 이제 와서야 느끼는 거지만, 누구나 라스콜리니코프처럼 세상에 대한 적개심와 의구심을 밖으로 표출하는 때가 있는 것 같다. 그 방식이 어떻든 간에 말이다. 나 역, 라스콜리니코프가 그랬듯 내 안의 생각에 맹목적으로 사로잡힌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생각을 글로 말로 표출했다. 내 친구도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스스로가 살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서 날 식겁하게 한 적이 있다. 애초에 그 말을 내게 했다는 시점에서 진짜 자살하진 않을 거라는 걸 알았지만, 친구가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무서웠다.

  지금은 나나 그 친구나 그런 감정과 생각들을 어떻게든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 냈다. 라스콜리니코프 역시 결말부에 다다르면 자신만의 길을 찾아 갱생하게 된다. 죄에 따른 벌을 받고 그 벌을 통해 죄를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걷게 되는 게 아닐까. 이건 내 편협한 시각에서 느낀 감상이니 옳다 그르다 왈가왈부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참고로 내가 마지막으로 죄와 벌을 읽은 건 거의 1년 전이고 이 글은 내 기억에 의거해 썼다. 글을 쓰기 전에 다시 읽어볼까 싶었지만, 글을 쓰고 나서 다시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언제나 쓰는 거지만 나에게 이 책은 정말 훌륭한 책이었으며 이 글에 대한 반박과 비난은 안 받는다. 혹시라도 아직 죄와 벌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아무리 두껍고 지루하게 느껴질 지라도, 다 읽는다면 분명 얻어가는 게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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