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일 2020/10/23
- 97일차 2021/01/27
- 오늘 읽은 책
1. 수용소 군도 3권 - 알렉산더 솔제니찐 - 열린책들, 김학수 역
329p ~ 387p - 59p
- 96일차, 안읽음
- 97일차, 오늘도 꽤 읽었다 생각했는데 60페이지가 안되네
오늘은 특권수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특권수.. 자본계급을 폐지하고 노동자 계급을 위해 세운나라에서 특권이라..
이미 모순 그 자체로 작동하고 있는 수용소 군도의 이야기를 많이 읽어나갔지만, 특권수의 이야기를 따로 읽고 있자니 또 이게 뭔 짓인가 싶은 일들이 많이 나왔다.
특권수란 무엇이냐, 수용소 군도에서는 노동하다 죽게 하기 위해, 죽을 때 까지 죄수들에게 일을 시켰는데,
당국의 경제는 그 죄수들의 일에 기반했으므로 이러나 저러나 일을 '잘'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죄수들의 작업을 관리할 반장이 필요했고, 반장의 조수가 필요했고, 작업의 서류를 작성할 타자수가 필요했고, 서류를 관리한 직원이 필요했고
그 밖에 자질구레한 편한 일들을 도맡아할 직급들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러한 직급에 58조로 잡혀들어온 정치범들은 도저히 갈 수 가 없었다.
정치범들에게 그러한 특권적 작업을 맡길 수는 없었고, 자연히 형사범들이 그 특권적 위치에 가게 되었다.
도둑, 사기꾼, 살인범, 강간범 류의 악인들이 죄수들을 관리하게 되었다. 이는 수용소 당국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었는데,
죄수를 무력으로 관리하기에는 그러한 무뢰한들이 제격이었고, 그들은 숭고한 신념따위 없이 겁을 주면 겁을 먹는 이들이라
당국 입장에서도 그들을 다루기가 쉬웠기 때문이다.
발라소프처럼 특출난 능력으로 특권수 자리에 앉아 한편으론 죄수들을 위해, 한편으론 수용소 간부들을 위해 당국을 속이며
모든 일처리를 뛰어나게 처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형사범들이 일을 '잘' 할리가 만무하였고, 이내 형사범들은 자기 아래의 특권수들을 두게 되었다.
그것이 기사들, 의사들, 음악가, 이발사 등등 매우 실용적인 직업, 아니 계급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정치범들은 그 아래에서 온갖 비효율적인 노동을 하다 죽었다.
솔제니친 처럼 운이 좋아 특별한 취급을 받는 정치범들은 매우 적었다.
그리하여 모든 이가 평등한 사회주의 국가 아래에서, 자본이 아니고 다름아닌 사회주의적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계급체계가 생겨났다.
그들은 부르쥬아 계급이 아니었지만, 다른 이들보다 많은 것을 가졌고, 지식인 계급이 아니었지만 다른 이들 보다 많은 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한 풍경을 본 뒤 솔제니친은 더욱 중요한 것을 들려주는데,
바로 그들 사이에서도 사람간의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개인이라는 영혼이 짓밟힌 그 수용소에서도 그들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모두가 계급 아래 동지가 된 그 군도에서도 그들은 개인으로서 달랐다.
한 사람은 사회에서 지식인들 사이에서 공군으로 일하던 장교였는데, 그는 그 사회의 일상을 잊지못하고 수용소에서 특권수로 있으면서도,
주변의 죄수들을 역겨워했다. 그래서 그들에게 어떠한 배려도 내어주지 않았다. 그는 그의 위에 있는 형사범 특권수의 특권 덕분에 그곳에서
식량을 받아 먹을 수 있었는데, 그 식량은 그 아래 있는 죄수가 가져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 더러운 죄수가 들고오는 빵을 먹을 수가 없어 그 빵의 겉면을 모두 도려내 변기에 버려버렸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그에게 그 빵조가리를 달라 애원했지만, 바로 그 모습, 그 빵쪼가리를 애원하는 그 모습이 역겨워 빵을 내어주지 않고 변기에 버렸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수용소 군도의 의사였는데, 너무나 나약한 영혼을 지녔는지, 죄수의 운명과 당국의 요구 사이에서 끝없는 판단과 선택의 고통을 받아
만성적인 신경 쇠약에 걸렸다. 어찌 그를 욕할 수 있겠는가. 수용소 군도에서는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었다.
책임을 지는 것은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책임을 질수도 떠넘길수도 없는 최하층의 죄수들만이 노동을 하다 죽었고
책임을 떠넘겨서 특권적 위치를 차지한 특권수들만이 살아남았다.
죽음을 각오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은 극 소수였다.
심지어 그들이 짊어진 책임조차, 당국을 속이는 일, 즉 당국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죄수를 책임져야 했으니까, 죄수의 죽음을 막아야했으니까, 소련 당국이 죄수의 죽음을 요구했으니까,
수용소 군도는 박멸을 목적으로한 소련판 가스실이었다.
차이점은 그들을 사회주의적 이윤 원리에 따라 노동으로서 가치를 창출하려 한 것?
당국은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으므로, 당국에게 책임을 떠넘김으로서, 당국이 권리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즉, 소련 당국이 죄수를 죽일 권리를 포기하게 하였다.
책임과 무책임이 뒤바뀌고, 속임수가 정직함이 뒤바뀌고, 진실과 거짓이 뒤바뀐 곳
그곳이 수용소 군도였다.
그렇다면 소비에트의 사회는 어땠을까? 어떤 사람은 혁명 후 사회주의 사회에서 자라 소비에트 대학을 나온 지식인이자 기사였지만, 일은 도통 잘하지 못하였다.
그는 사회에서 일평생 사호주의 국가의 시민으로 살았지만, 그가 들려주는 사회의 경험담은 그 누구보다 자본주의적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라 자본에 오염되지 않은 사람이 어찌 위대한 개츠비같은 파티를 즐길 수 있었을까?
거짓과 책임전가는 수용소 군도 뿐 아니라 소련 그 자체에 전염되었던 모양이다.
오늘까지 달린 거리
4882 / 42195 (약 11.57%) 야, 4882 너지?
화이팅 !
ㅋㅋㅋㅋ 4885 아니었냐
아쉽지만 한 챕터가 딱 끝남ㅠㅡㅜ
ㅋㅋㅋㅋ 세 페이지만 더 읽지
역사 다큐 나레이션을 듣는 느낌이다.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