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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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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은 차가운 계절이다. 온갖 것이 얼어붙고 따뜻함을 갈구한다. 각자의 일을 마친 후의 귀갓길은 다른 계절보다 훨씬 고되게 느껴지고, 조금이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람들은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러나 그 추운 겨울 속에서 내린 눈이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은 왜일까. 어째서 눈을 보고 만지는 우리의 피부와 손은 차갑지만 마음은 따뜻해지는 걸까. <설국>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설국>의 서사는 간단하다. 부모님의 유산으로 놀고 먹는 시마무라와 게이샤 고마코의 사랑 이야기이다. 그러나 둘의 거리감은 시종일간 미묘하고 어딘가 애태우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가까운듯 하면서도 멀고, 서로에게 속박되지 않으면서도 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이미 아내가 있는 시마무라와 술장사를 하는 게이샤가 직업인 고마코 사이의 이야기인데도 둘의 사랑은 플라토닉하기 그지없다. 계절이 바뀌면 또 홀연히 이별하고, 오직 겨울에만 국한된 둘의 사랑은, 눈 같은 사랑이라 하겠다. 그들의 사랑은 흔히 '불 같은' 이라고 수식하는 사랑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러한 서사도 하나의 맛이라하면 맛이지만 <설국> 진수는 가히 그 아름다운 문장에 있다고 해도 좋다. 어떤 독붕이의 말을 빌리길, '그림책보다 더 그림책 같은 책'이다. <설국>의 모티브가 된 니가타 현의 고즈넉한 눈 내린 마을이 환상처럼 다가온다. 그곳엔 시마무라도 고마코도 있다. 서늘한 다다미에서 무릎베개를 하며 등불을 배경삼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두 남녀가 보인다. 그리고 <설국>의 문장은 단순히 상상이 쉽다는 것을 넘어, 어딘가 어렴풋한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유년시절이든, 아니면 어른이 되고 난 후이든 각자 눈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선명한 사진처럼 우리에게 '눈'이란 소재를 보여주기보다는 어딘가 바랜, 오래된 필름사진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눈'을 보여준다. '환상처럼 다가온다'는 말이 이 뜻이다. 어느새 고마코와 시마무라를 넘어 필자는 먼 옛날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던 기억을 회상하고 있었다.

  필자에게 있어 좋은 소설이란, 자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어떤 미의식의 세계나 이상, 가치를 최고의 노력으로 온전히 녹여낸 것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일에 가깝다. <설국>이 보여준 눈 내린 마을은 필자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멋진 세계였다. 오늘처럼 눈이 잔뜩 쌓인 날에는 각자의 추억을 안고 <설국>을 펴보는 것이 어떨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