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안한 것 같은데 1월이 30일까지 와 버렸다
1월에 의미라도 남기고 싶어서 읽었던 책을 간단하게 정리해봤는데
1월에 읽은 책이 별로 없다. 대체 뭘 한거지?
엘리트 세습, 대니얼 마코비츠 / 서정아 역, 세종서적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 함규진 역, 와이즈베리
20연말 21연초의 한국 도서시장에서 엄청나게 화제가 된 주제는 능력주의Meritocracy 였다.
사실 Meritocracy 논쟁은 미국에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
격렬하게 끓었다가 다른 주제에 묻혀서 밀린 식은 떡밥이었는데,
대니얼 마코비츠와 마이클 샌델이 이 주제에 대한 논의를 다시 들고 오면서 다시 핫해졌고
한국에도 두 사람의 서적이 번역출간되며 상당히 화제가 되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공정하다는 착각" 쪽이 더 유명세를 얻었고
사실 이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엘리트 세습(The Meritocracy Trap)" 은
번역이 되었음에도 찾아보는 사람만 찾아보는 책이 되어 살짝 아쉽다.
내 생각엔 "공정하다는 착각" 을 읽을 거라면, "엘리트 세습"도 반드시 같이 읽어줘야 한다 생각한다
그래야 책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 혹은 오독으로 주화입마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지금의 기성세대인 베이비붐 세대의 탄생이 범람하던
1950년대 이후로 2020년대 지금까지 주된 엘리트층의 성향이 크게 변화하였다
냉전초기 미국의 엘리트층은 물질적 부를 직접 세습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1960년대 베이비붐세대의 성장과 함께 고등교육(=대학이상교육)이 본격화되며
배운 사람 = 인재라는 공식이 만들어진다.
(직접 2차대전과 625 전쟁으로 인프라와 계층이 박살난 유럽과 대한민국에서는
전쟁 이후 사회양상이 달랐다는 점을 독붕이들이 생각했으면 한다.
미국의 석학들이 주장하는 능력주의 비판논리가
우리나라나 유럽에서는 곧이곧대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다니엘 마코비츠는, 전쟁직후의 "물질적인 부를 이어받고 생산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며
다수의 중산층에게 업무를 떠맡기고 노동의 대가를 뿌려주던 게으른 엘리트"가
"최고급의 교육과 두뇌를 갖추고 자수성가하여
소수의 중산층과 스스로 엄청난 양의 가치를 창출해 능력형 엘리트" 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엘리트의 지나칠 정도로 천재적인 생산성과 중산층 붕괴로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주장을 한다.
조던 피터슨이 예전에 남녀의 임금격차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임금 평균치를 강제적으로 끌어올리는 또라이같은 일중독자들이
실제 남녀 임금격차에서 신기루를 만든다" 라고 주장한 적이 있는데
이런 부류의 또라이 일중독자들이 현대에 보편적인 엘리트층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엘리트층이 남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리싸 쑤!
마이클 샌델은 이 주장을 받아 정리하며
상황이 이렇게 되었음에도 현대 미국인들이 아직도 능력주의를 추종하지만,
능력주의에 대한 추종이 심해지는 양극화와 대다수의 불행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라 주장한다.
이전 세대에선 물질로 세습되던 부가 능력으로 세습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능력을 세습받은 엘리트는 행복한가? 그렇지도 않다.
물질을 세습받던 지난 시기와는 다르게, 부모로부터 능력을 세습받은 엘리트는
능력에서 부를 창출해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신을 학대하듯 다루며 경제적 가치를 짜내야 하기 때문이다.
빈곤층은 해결되지 않는 가난의 세습에 불행해지고
중산층은 멀어지는 엘리트와의 경제능력과 자신의 제한된 능력으로 불행해지고
엘리트층은 끊임없이 자신을 학대하며 가치 창출을 짜내면서 불행해지니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게 두 석학의 결론인 셈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중산층들은 능력주의 부작용의 갭을 극복 가능할까?
애석하게도,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을 보면 미래의 능력있는 중산층이 많지도 않으리라는 걱정이 든다
대학에 가는 AI,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아리아 노리코/ 김정환 역, 해냄
공부머리 독서법, 최승필 지음, 책구루
AI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점점 사람들의 단순노동형 일자리를 빼앗는데,
정작 사회로 진출을 해야 하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은 일본 사회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런 현상은 일본만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며,
스마트폰 보급과 OTT 서비스 활성화, 레거시미디어 몰락으로 전세계 중진국 이상 많은 국가에서 흔한 일이다.
아리아 노리코가 지적하는 대로,
극히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들은 중고등학교때의 독해력과 지적 수준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는 채로 사회에 진출하여 적응하고 삶을 영위해 나간다.
저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30~40%가 중학교 교과서 수준의 문장도 이해하지 못한다.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보편화 되는 시대에서는 독해력, 유연한 사고능력과 판단,추론 능력이 중요해지는데
이러한 능력의 기본이 되는 모국어 능력저하가 우리 생각보다 심각하다.
아리아 노리코의 책은 총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3부와 4부는 우리나라에서 쓰여진 공부머리 독서법(최승필) 과 내용이 아주 유사하다.
아리아 노리코의 책 후반부 주장을 한국 버전으로 보고 싶다면 최승필씨 책을 보면 된다.
다만 공부머리 독서법은 타깃 독자층을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부모와 초등교육 종사자로 놓은 책이라서
성인 독붕이가 읽으면 뭔가 아쉬울 수도 있다.
다만 1부와 2부는 현재 수준의 AI 기술에 대해서 수리논리학자로서 꽤 깊은 이야기를 하는데,
이 부분이 AI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나 공포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크게 도움이 되니 일독을 권한다.
AI기술의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그 정도로 현재수준의 AI기술이 고도화된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사회 절대다수 인원들은 AI기술만으로 대체 가능한 분야에 종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막막해보이는 미래의 음울한 전망을 대비하기 위해
독붕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현대사회를 헤쳐나가야 할까?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왕수민 역, 웅진지식하우스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이주연 지음, 해피북스투유
전문가와 강적들 : 나도 너만큼 알아, 톰 니콜스/정혜윤 옮김, 오르마 (재독, 종이책 절판됨.. 제발 종이책 개정판 출간좀)
타인의 의견에 점점 각박해지고 자신만의 의견을 내세우는 세상이다.
특히, 정치적 분야에선 진실을 넘어서는 탈진실의 시대가 되어
서로 자기말만 옳다고 서로 싸우는 살풍경한 세상이다.
이런 세상일 수록 괴물이 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바른 마음 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사실 바른마음은 독갤에서 몇몇이 주구장창 밈처럼 밀길래 읽어본 책인데
중대하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주제임은 확실하지만 1회독밖에 못해서 뭐라고 감상을 말하기 애매하다.
다음 달에 다시 재독하고, 조너선 하이트의 최근작 번역본인
나쁜 교육(프시케의숲) 도 구해서 일독해 볼 계획이다.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는 제목어그로 하나는 확실한 흔한
사례 위주의 '흔한' 파스텔톤 한국독서시장 에세이집이었다.
생각해볼 거리를 주긴 하지만 깊은 사유를 끌어내 주는 지식도서는 아니다.
바른마음을 읽고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를 읽어보면서 생각을 깊게 해 봤어야 하는데
나는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쪽을 먼저 읽어 아쉽다.
전문가와 강적들 : 나도 너만큼 알아 는 1월 미국 국회 습격난동사건 보도 보면서
전자책 보관함에서 다시 다운로드 받아 읽은 책이다.
종이책을 구할 수 없다는 것만 제외하면 정말 좋은 주제를 다루는 책이다
영어 되는 독붕이들은 The Death of Expertise 라는 원서 구해서 읽어봐도 되고.
1월에 독서량이 많지 못해 아쉽다.
바른 마음과 나쁜 교육은 꼭 둘다 2월에도 완독할 생각이다.
엘리트 세습! 나오기도 전에 소모임에서 그 책 소개한 분이 있었다. 유익한 모임
조승연씨가 원서 읽고 유튜브 영상 찍어서 아는 분들이 있는데, 정작 번역본 출간 이후엔 샌델 책에 밀려서인지 화제가 안되는 거 같더라고..
능력주의 부작용과 폐해라는 주제가 잘 정리되었다는 점에서 "공정하다는 착각" 보다는 "엘리트 세습" 쪽을 더 높게 평가하고 싶음
일단 공정하다는 착각을 먼저 샀는데 그 책도 빨리 사서 읽어야겠군
잘 읽었음 ㄱㅅㄱㅅ
근데 읽은 책들 보니 적게 읽은 건 아닌거 같은데.. 특히 바른마음은 단순 분량도 엄청나지 않음?
그래서 사실 1회독 했는데도 핵심을 잘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