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젠까, 내게는 가끔 우수, 그런 우수의 순간이 닥쳐오거든요…. 그런 순간이면 이제 나는 정상적인 삶을 시작하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하고 현실적인 것에 대한 모든 감각과 모든 요령을 상실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나는 스스로를 저주합니다. 왜냐하면 환상의 밤은 지나고 내게 이미 무시무시한 각성의 시간이 닥쳐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주변에서 사람들이 삶의 회오리 바람을 타고 빙글빙글 돌아가며 북적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현실에서 사는 모습이 보이고 들립니다. 분명히 보입니다. 그들의 삶은 주무된 삶, 꿈처럼 환영처럼 날아가버리는 삶이 아니라는 것, 그들의 삶은 영원히 갱신되고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것, 단 한 시간도 다른 한 시간과 비슷하지 않다는 것이. 반면에 그림자와 이상의 노예, 갑자기 태양을 덮고 현실적인 뻬쩨르부르그의 심장을 우수로 짓누르는 맨 처음 먹구름의 노예인 비겁한 환상은 얼마나 우울하고 또 범속할 정도로 단조로운지 모릅니다. 뻬쩨르부르그의 심장도 자신의 태양을 소중히 여깁니다. 하지만 우수 속에 무슨 환상이 있겠습니까! 환상도 마침내 지쳐 버린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 <지칠 줄 모르는> 환상도 영원힌 긴장 속에서 쇠약해집니다. 누구나 어른이 되고 자신이 과거에 품었던 이상으로부터 벗어나기 마련이니까요. 그 이상들은 산산조각 부서져 가루가 됩니다. 만일 다른 삶이 없다면 그 부수러기를 가지고 다시 삶을 꾸며야 합니다. 그런데 영혼은 뭔가 다른 것을 원하고 또 요구합니다! 그래서 몽상가는 부질없이 마치 재 속을 헤집듯 자신의 낡은 몽상을 뒤적거립니다. 재 속에서 무슨 불씨라도 하나 찾아내 호호 불어 가지고는 다시 붙은 불로 차가워진 심장을 녹여보려는 거지요. 그리고 과거에 그토록 다정했던 모든 것, 영혼을 감동시켰던 모든 것, 피를 끓게 하고 눈물을 샘솟게 하던, 그릭 그토록 찬란하게 그를 기만했던 모든 것을 가슴 속에 다시 살아나게 하려는 거죠! 나스쩬까, 이제 내가 어디까지 갔는지 아시겠죠? 나는 내 감각의 기념일을 지내야 할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과거에 그토록 다정했던, 그러나 사실은 존재한 적이 없는 것들의 1주기 말입니다.
[일반] 백야 개오졌던 부분 타이핑친거
김첨G(kimgilhu)
2021-01-3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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