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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륭은 지금까지 후기작 두권, 장편 한 권과 단편집 하나 정도밖에 읽지 못했다. 칠조어론은 박상륭의 전기작과 후기작을 연결시켜주는 작품이자, 가장 난해하다고 꼽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시간이 너무 걸리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읽어치우기로 했다.
소설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두가지라고 볼 수 있다. 서사와 관념. 관념 쪽으로 치우치는 작품(마의 산,회색인 등)일수록 가독성은 떨어진다. 관념소설을 관념적이게 만드는 것은 보통 인물들의 사고,의식을 서술할 때이다. 그러면 자연히 소설들은 사변적인 색채를 띄게 된다. 하지만 박상륭은 칠조어론을 의외의 방법으로 관념소설로 만들어낸디. 그는 관념을 첨가하는 대신 서사를 뽑아낸다. 남은 것은 "말", 촛불승이 계속하여 지껄이고 지껄이는 "말들"만이 소설에 남게 된다.
1장에서 촛불승이 펼치는 잡설들을 듣다보면 머리가 어지러워질 정도다. 말,말,말. 프라브리티-니브리타, 바르도-역 - 바르도-역 - 역 - 바르도에서 공과 색 사이의 관계로, 다시 처용가의 처용-처용 처-귀신 관계를 창세기의 아담-이브-뱀과 일치시키려는 시도들. 기나긴 잡설의 끝자락은 「죽음의 한 연구」에서도 등장했던 유리 마을의 축생도화에 대한 우화이다.
그 외 중요한 단상들.
축생도에서 인(간)세(상)로 발돋움하기 위해 수피(짐승가죽)벗기가 필요하고 이것은 예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인세에서 그 위로의 도약할 때, 예술은 오히려 인세에 우리들을 옭아매려고 한다. 인세에서의 탈출은 오히려 종교를 필요로 한다. 물론 촛불중은 이 도약으로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고 축생도-인세-천계 사이의 영원한 순환이 (비코의 역사철학이 생각나는) 계속됨을 암시한다.
신은 말을 하지 못한다. 신은 말을 하는 대신에 입에서 사물들을 토해낸다.
3장은 물론 행자라는 애매모호한 인간을 상대로 자연주의자 비판(자연주의는 축생도로 되돌아가자는 주장이지만 축생도도 역시 머무는 장소는 아니므로 끊임없이 이동해야 한다는 것, 즉 윤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펼치는 촛불중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주목해야 할 것은 3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타소설이다.
한 시골마을(박상륭이 주석에서 밝혔듯이 특정 지역을 암시할 수 있는 사투리적 특색이 제거된)를 지배하는 독룡, 그 독룡에게 매년 제비뽑기를 통해 선정한 인신공양을 바치는 마을, 그 마을을 구원해주겠다고 나선 천계의 장수들(가짜). 자칫하면 고골의 <검찰관>까지 거슬러가는 뻔한 착각 전개가 될 수 있지만 가짜 장수들이 독룡에게 참패하고 달아난 뒤로부터 플롯은 달라진다. 박상륭은 이 메타소설을 요한계시록의 여러 상징들과 엮기 시작하고 독룡과 남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형이상학적인 투쟁이 시작된다.
이 파트에서 촛불중은 메타소설을 들려주는 이이자 메타소설 안으로 거꾸로 개입하여 소설의 전개를 바꿔놓는 노인이기도 하다.
박상륭은 <칠조어론> 1권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잡설들을 통해 후속 권과 다른 소설에서도 어느 정도는 다시 반복되는 소재들의 거대한 아카이브를 만들었다. 결국은 순수한 말들의 모음이라 읽기 힘들었기는 하지만 칠조어론 2권부터는 서사 중심으로 흘러가서 한결 읽기 편해진다. 이제 산책에서 돌아온 촛불중의 이야기를 다루는 칠조어론 2권을 읽기 시작해야겠다.
책 이야기-미국 모텔 앞에서 슈퍼 럭키 험버트가 찍은 사진. 여자애는 없다.
나보코프 개좆밥같이 생겼네
미친....
왜 재미있을 거 같지??
실제 재밌음!
1권이 유독 어려울 것 같구만... 2권이 서사중심이면 그 부분은 괜찮을 것 같은데
학교 제출용으로 칠조어론 감상문을 ㄷㄷ
소설 = 서사 + 관념 인거임? 아니면 서사소설 / 관념소설 따로인거임??
관념소설은 서사보다 관념의 비중이 높은 거 아예 서사가 없는 소설은 더이싱 소설이 아니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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