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 / 골드문트
사랑 / 지성
어머니 / 아버지
예술 / 철학


나르치스는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어머니를 찾아 헤매고, 골드문트는 아버지의 언어와 성을 지킨다.
이 소설은 어머니가 부재한 아들들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아버지는 억압이거나, 초월적인 존재이자 규범이다.
나르치스는 수많은 여자들과 사랑을 나누며 방종한다. 그의 방종은 어머니에 대한 향수이자 숭배다.  그러나 그가 안식을 찾는 순간은, 신화적 어머니의 부재를 세상에 부딪쳐 온 몸으로 깨달았을 때이다.  많은 여성들은 나르치스에게 짧고 행복한 휴식을 주지만 그는 정착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르치스는 결국 조각가가 된다. 그에게 조각은 자신의 환영을 물질로 재현하는 행위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외부세계의 어머니를 찾아 헤맸지만, 결국 내부의 타자성이었던 어머니를 발견하고 스스로 어머니가 되었을 때 정신의 고양을 얻는다. 여기서부터 어머니와 아버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구분짓던 헤세의 이분법에 균열이 인다.
골드문트는 나르치스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에게 \'어머니 없이 어떻게 죽으려는 것인가\'를 묻는다. 아버지의 성에서 출발한 두 아들은 결국 스스로 억압해왔거나, 내부의 타자성으로만 갈망해온 어머니를 조우하는 순간에 이르러 서로를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