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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체취가 없는 어느 조향사의 이야기이다. 책의 배경인 18세기의 프랑스. 여기는 육취가 그 사람의 영혼이자 존재인 세상이다. 육체는 있으나 영혼이 없는 자. 그는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다.
향수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처녀들을 죽여서 지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고 매우 독특한 방법으로 삶을 마감하는 주인공의 출생부터 죽음까지를 다룬, 냄새, 향수, 살인에 관한 소설이다. 줄거리만 말해선 독후감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까지만 하겠다. 이 소설을 직접 읽음으로써 재미를 느끼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진리는 객관성이 아닌 상대성, 개인의 선호도의 문제가 되며, 사유의 최종적인 목적지가 아니게 된다. 진리를 단편적인 것으로 보고 절대주의를 외치는 이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가 되어버린다.
이 소설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녹아있다. 그리고 이것은 "향수"이다. 영구적인 향수는 세상에 존재할 수가 없다. 향수는 일회적인 휘발성 물질이다. 이런 향수의 불완전함은 진리의 불완전함과 같다. 이것에 빗대어 이 소설에는 절대적인 가치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 주인공의 싸이코패스적인 기질과 살인행위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악으로 단정하고 잔인함을 느끼는 독자는 거의 없을 거다. 책의 윤리적 흐름에 반기를 드는 이들 또한 없을 거다. 이런 것까지 따지면서 읽는 것은 문학을 제대로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까? 확실한 것은 이 책은 이러한 내용에 대해 절대적인 가치관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단지 진리를 공중에 띄어준 채 이것을 독자의 주관성에 유보했다.
이에 따라 독자는 전통적 가치관을 거절할 수도 있다. 책을 읽다보면 그의 살인행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스레 전통적 입장의 반대편에 서서 '그가 어서 빨리 최고의 향수를 만들길.' 같은 생각으로 그를 옹호하게 된다. 그 원인이 대체 무엇일까? 빠른 스토리 진행? 독특한 소재와 캐릭터? 감정이 아닌 행동만 묘사하는 작가의 의도?
그리스의 소피스트인 프로타고라스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절대적 진리가 아닌 상대적 진리를 외친 이 민주적인 말이 만연해지면 가치관의 혼란과 도덕의 타락을 불러온다. 상대적 진리는 이기심의 원인이 되고 이것은 사회의 혼란을 일으킨다. 생각보다 위험하다. 이런 이유로 절대적이고 보편적 진리를 주장한 소크라테스와 민주주의로 그의 스승을 잃은 플라톤이 이것을 비판한 것이 당연하다. 역사는 돌고 돌아 반복되고 그 결과가 포스트모더니즘이다.
이 책은 빠른 스토리 진행, 독특한 소재와 캐릭터에 이끌려 단순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 우리의 생각보다 더욱 위험할 수 있는 책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소설을 문제작이라고 부르고 싶다.
Il me semble que je serais
toujours bien là où je ne suis pas.
-Charles Baudelaire-
toujours bien là où je ne suis pas.
-Charles Baudelaire-
나름의 해석이 흥미롭네요
영화에서 단체 섹스 존나 웃기더라 ㅋㅋㅋ - dc App
책은 재밌는데 담긴게 너무 어려웡 - dc App
나도 그냥 끼워맞추기 해본 거지 그냥 단순 재미로만 따져도 충분할 듯 ㄹㅇ
어쨌든 굉장히 재밌는 소설이었음
흠 포스트 모더니즘과 진리의 상대성을 엮어서 해석한게 흥미롭긴한데. 뭐랄까 좀 소설 자체의 감상이라기보다는 내가 이런 시각을 보유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글인 것 같아서 잘 와닿지가 않네... 빨리 소설을 읽으면서 윤리적으로 어쩌구하는 감상은 배제되고 앞으로 어떻게될까 흥미진진했던건 공감함 ㅇㅇ
상당히 많이 찔리기는 하네... 단순히 보여주기 용은 아니고 남들이랑 다른 감상문을 적고 싶있던 감에서 이랬던 거 같음
하긴 워낙 명작이라 다른 사람들이 한 얘기 내가 또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글 쓰는 의욕이 꺾이지. 암튼 잘 읽었음 아는게 많구나!
저는 독갤럼 중 최약체입니다...
영화도 잼써
중1때 선생님이 줄거리 설명해준거 듣고 재밌어보여서 읽었는데 그 후부터 나에게 독서가 취미가 되게해준 책
포스트 모더니즘을 엮은건 참 좋은 해석임. 나도 그런 식으로 책 한 권을 이해하는 방식이 존재한다는게 신기했음. 내가 이야기했던 이성은 감성을 이길 수 없다라는 이성의 상징인 부집정관 리쉬도 자기의 딸을 죽인 그루누이조차 향수라는 감성적 매력에 빠져 자신을 용서하라며 그루누이를 양아들 삼고싶어하는 묘사 등이 존재하는걸 해석하더라.
그리고 광장에서의 섹스는 단순한 장면이 아니라면서 인간의 3대 욕구의 발현, 감성적, 충동적인 욕망들의 대표성을 상징하는 해석이 있는데, 식인(식욕), 섹스(성욕),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면, 이러한 충동의 발현 이후 사람들은 그 날 있었던 광기들을 부끄러워하며 잊어버리는 묘사로 해석하더라. 독일작품인 관계로 나치주의에 찬양한 광기의 군중들로도 해석하기도 함
작품에서 이성적인 존재, 계산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것은 그루누이가 거쳐가면서 죽은 모든 사람들을 통해서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루누이를 파는 고아원 원장, 무두장이, 향수 조제사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며 계획을 세우지만 우연적인 사건으로 전부 죽어버림, 계획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해도 인생의 풍파는 피할 수 없는 상징이라던가.
아무튼 나도 읽은지 7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재밌는 작품이었음. 그 때 교양수업에서 다룬 또 하나의 작품은 책 읽어주는 남자인데. 이것도 무지는 면죄부가 될 수 있나의 키워드와 나치 독일의 주 세대와 그 자녀세대의 상징성을 대입해서 읽으면 재밌을거임.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은 네 교양수준이 그만큼 높다는거지. 왜냐고? 향수가 묘사한 (그루누이의 출생 시기부터 계속해서 연도가 나왔음.) 18세기의 유럽은 근대 이성주의로 무장한 시대였거든. 내가 기억하기론 그럼. 우연이 아니라 네가 통찰력있는거임.
옛날글이라 알람이 안 와서 지금 확인했네. 좋은 댓글 고맙다. 언제 기회되면 책 읽어주는 남자도 읽어보겠음. ㄱㅅㄱㅅ
오 되게 흥미로운 관점이었다. 이런 쪽으론 지식이 없어서 아예 작품 내적으로 집중했는데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