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의 분량 (즉 1회)를 읽으신 분들은 댓글로 자기가 읽은 판본이 무엇인지 밝히고,
그 다음에 댓글로 감상 달고 토의를 하면 됩니다.
이하는 제 감상입니다.
저는 인민문학출판사에서 낸 원서로 읽었습니다. (ISBN 978-7-02-005170-0)
백화라고 해도 역시 시간의 간극이 큰지라, 읽기가 완전히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 나오는 저자의 말이 앞으로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관건이 된다고 봅니다.
처음은 그만큼 중요하니까요.
꿈만 같았던 삶을 살고 난 뒤, 그 참된 일을 숨기고[將眞事隱去]
꾸며낸 말과 비속한 언어로[假語村言] 이야기를 해나갑니다. (여기서 비속한 언어란 백화지요.)
도입부의 등장인물 진사은(甄士隱)과 가우촌(賈雨村)의 자(字)가 여기서 유래한 것이죠. 중국어로 발음이 같아요.
고골의 소설 <외투>의 바슈막츠킨과 비슷한 캐릭토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태허환경(太虛幻境) 돌패방에 적힌 대련 "假作眞時眞亦假, 無爲有處有還無"와도 연관이 된다고 봅니다.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거짓일까요. 아니, 그것들을 구분하려는 것이 의미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작자는 꿈과 같이 화려했던 삶을 가버렸고, 지금은 몰락하여 초라하고 가난한 삶을 살고 있지만,
세상과 시대를 원망하고 저주하려고 소설을 쓴 것이 아닙니다.
추억과 한을 허구에 실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하고 있지요.
"아 할 일도 없으니 심심풀이로 끄적여 볼까?"가 아닙니다.
몰락을 겪은 만큼, 진심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진심이라는 말로도 모자랄 겁니다. 저자의 말 그대로, "글자마다가 모두 피"로 쓰였으니까요.
이야기는 신화로 시작합니다.
여와씨가 대황산(大荒山) 무계애(無稽崖)에서 돌을 36501개 다듬고, 그것으로 하늘을 채웠지만,
딱 하나가 남았습니다. 그걸 청갱봉(靑埂峰)에다가 버립니다. 그런데 이 돌은 영성이 통해있던 겁니다.
다른 돌들 모두가 하늘을 채우는데 쓰였는데, 자기 혼자만 버려진 거죠. 그래서 돌이 슬피 울고 탄식하고 원망하며 밤낮을 보냅니다.
그런데 승려 하나와 도인 하나가 와서 돌 오른쪽에 이야기를 합니다. 먼저 신선세계의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세속의 부귀 영화를 말하지요.
영혼이 있는 돌은 이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속세에 가서 그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 조르고 졸라서 결국 되죠.
그래서 승려가 불법을 베풀어줍니다만, 몇 겁이 또 지난 다음에 다시 본질로 돌아오도록 합니다. 승려는 돌을 옥으로 바꾸고 또 부채 손잡이 장식 만큼 또 작게 만들고, 글자도 새깁니다. 그 다음 번화한 나라의 고관대작 집에 가도록 하죠. 이후로 몇 세 몇 겁이 지났습니다. 공공도인(空空道人)이 대황산 무계애 청갱봉에 도 닦으러 와보니, 돌에 글자가 또렷히 적혀있고 그 이야기가 적혀있는 것입니다.
공공도인이 처음부터 보니, 돌이 하늘을 채우는데 쓰임받지 못하고, 그 형태를 바꾸어 세상에 와서, 이별과 만남과 슬픔과 기쁨의 이야기를 겪은 이야기 말이죠. 뒤에 는 누군가 자기의 일을 전해달라고 부탁이 써있습니다. 이 돌이 겪은 일이 어느 시대의 일인지 모릅니다. 또 현명한 임금과 신하가 훌륭한 정치를 펼치고 풍속을 다스리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저, 재주 있는 특이한 여자들과의 사랑 이야기일 뿐입니다. 공공도인은 세상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할거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돌이 반론하죠. 시정의 속된 사람들이 다스림을 다루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적고, 정취에 알맞은 한가한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고. 또 간악하고 음란하고 흉악하여 모순되고 이치와 정서에 맞지 않는 글이 넘쳐나지만, 내 이야기는 반평생 직접 보고 직접 겪은 일을 진실되게 기록한 것이라고. 공공도인이 다시 한번 살펴보니, 과연 돌 자신의 진실된 이야기지, 어떤 시대나 세상사와 관련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정치적 잣대로 들이밀어도 큰 문제가 없고요. 그래서 공공도인은 그 이야기를 베껴와서 세상에 내놓습니다. 그 뒤로 사람들의 손을 거쳐 조설근에게까지 왔다고 하는데, <돈키호테>의 시데 아메테 베넹헬리처럼 현실감을 더해주는 설정이에요. 더구나 조설근이 도홍헌(悼紅軒)에서 이를 다듬어 <금릉십이채>(金陵十二釵)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했는데, 이 "도홍헌"도 허투루 지은 이름이 아니라 뜻이 있습니다. 붉음을 슬퍼하는 건물. 붉다는 것은 중국에서 번창함을 뜻합니다. 그 번창했던 시절을 슬퍼하는 거죠. 이제까지 나온 돌의 이야기는 사실 조설근 자신의 처지를 빗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부분에서 저는 현실이 조금 겹쳐졌습니다. 저도 글을 끼적이고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현실을 봐야하니까요. "정치적 올바름"은 지금도 문화계에서 강력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적 올바름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올바라야죠. 암요. 그런데 그것이 작품성을 훼손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 사람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합니다. 진실된 것이 아니라 그저 한 번 즐기고 버릴 것들만 좋아하고 누리고 있지요.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들어 "진실된 것"을 향한 욕구를 주체할 수 없어요. 진실되게 사람을 묘사한 것이 너무나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이야기의 초점은 진사은에게 맞춰집니다. 진사은은 꿈에서 승려와 도인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듣게 됩니다. 속세에 가고 싶다길래 옥으로 바꾼 돌을 어디로 보낼까? 사랑에 빠진 남녀를 다루는 재판이 끝나서 이제 환생을 시켜야하는데, 그 가운데에 이 옥을 끼워보내기로 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 강주선자(絳珠仙子)와 신영시자(神瑛侍者)의 인연입니다. 강주선자와 신영시자, 그리고 진사은과 연이 생길 "통령보옥"(通靈寶玉) 사이엔 무슨 일이 생길까요. 진사은의 꿈은 깨집니다. 꿈을 깨니 미친 듯한 승려와 도사가 거리를 지나가고 자기에게 말을 합니다. 그 딸은 아비에게 누를 끼치게 될거라고. 그리고 예언을 합니다. 원소 이후를 조심하라고. 그리고 도사와 승려는 헤어집니다. 진사은은 이들에게 말을 걸어볼걸 그랬지만, 후회해도 늦었지요.
진사은의 집 옆의 묘에 사는 가우촌. 그는 진사은과 교류하는 자인데, 관직에 못 나갔지요. 그러다 중추절에 진사은하고 가우촌하고 술마시면서, 가우촌이 시를 읊고 자기가 관직에 나아가지 못한 것을 한탄합니다. 진사은은 이를 듣고 여비를 챙겨줘요. 그리고 가우촌은 시험을 치러 떠나고...
시간이 지나 다음해 원소. 음력 1월 15일. 진사은은 유일한 딸을 잃어버립니다. 또 3월 15일에는 옆의 호로묘에서 기름을 튀기다가 불이 나버리고요. 그렇게 집을 잃어버리고, 전답을 팔아 장인 봉숙(封肅)에게 갑니다. 그러나 진사은은 원래 농사를 짓지 않아서, 곤궁을 면치 못했고, 장인 어른도 진사은을 싫어합니다. 그러던중 진사은 앞에 도사가 나타나 몇 마디 말을 합니다. 좋은 것의 허망함을 노래한 말 <호료가(好了歌)>가 저는 정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진사은도 이걸 자기 식대로 풀어내고, 이내 도사와 함께 사라져버립니다. 부인 봉씨가 아무리 찾아봐도 못 찾고요. 이 부인 봉씨와 하녀 둘 만이 남습니다.
진사은의 하녀였던 사람은 어느 나으리가 새로 오는 것을 얼핏 보게 되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집에 있는데, 관아에서 사람이 옵니다. 봉숙은 어안이 벙벙하는데! 어찌된 일일까요. 제2회로 이어집니다. 저도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
일정에 관해서인데,
2월 2일 오늘은 1회,
2월 9일은 2,3회 두 회씩 읽고,
매주 화요일마다 두 회씩 갑니다.
마지막에는 120회 한 회가 되고요.
즉 이렇게 됩니다.
2월 2일: 1회
2월 9일: 2,3회
2월 16일: 4,5회
2월 23일: 6,7회
3월 2일: 8,9회
3월 9일: 10, 11회
3월 16일: 12, 13회
3월 23일: 14, 15회
3월 30일: 16, 17회
4월 6일: 18, 19회
4월 13일: 20, 21회
4월 20일: 22, 23회
4월 27일: 24, 25회
5월 4일: 26, 27회
5월 11일: 28, 29회
5월 18일: 30, 31회
5월 25일: 32, 33회
6월 1일: 34, 35회
6월 8일: 36, 37회
6월 15일: 38, 39회
6월 22일: 40, 41회
6월 29일: 42, 43회
7월 6일: 44, 45회
7월 13일: 46, 47회
7월 20일: 48, 49회
7월 27일: 50, 51회
8월 3일: 52, 53회
8월 10일: 54, 55회
8월 17일: 56, 57회
8월 24일: 58, 59회
8월 31일: 60, 61회
9월 7일: 62, 63회
9월 14일: 64, 65회
9월 21일: 66, 67회
9월 28일: 68, 69회
10월 5일: 70, 71회
10월 12일: 72, 73회
10월 19일: 74, 75회
10월 26일: 76, 77회
11월 2일: 78, 79회
11월 9일: 80, 81회
11월 16일: 82, 83회
11월 23일: 84, 85회
11월 30일: 86, 87회
12월 7일: 88, 89회
12월 14일: 90, 91회
12월 21일: 92, 93회
12월 28일: 94, 95회
2022년 1월 4일: 96, 97회
1월 11일: 98, 99회
1월 18일: 100, 101회
1월 25일: 102, 103회
2월 1일: 104, 105회
2월 8일: 106, 107회
2월 15일: 108, 109회
2월 22일: 110, 111회
3월 1일: 112, 113회
3월 8일: 114, 115회
3월 15일: 116, 117회
3월 22일: 118, 119회
3월 29일: 120회
이렇게 예정대로라면 <홍루몽> 독회는 2022년 3월 29일에 끝납니다.
혹시 일정에 관해서 의견 있으면 자유롭게 댓글 달아주세요.
독회 참여자는 아닐지라도 나중에 기회되면 꼭 읽어보세용.
나는 솔출판사(7권완)로 보고 있는데 먼저 번역이 매끄러운 점에 큰 점수를 주고 싶음. 사실 중국 고전인만큼 머리 터지게 한자어와 고루한 문장들의 연속이면 어쩔까 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술술 읽히고 재밌음. 조설근이 글 자체를 유려하게 잘 썼기 때문에 번역도 이쁘게 빠질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함. 두번째로는 이야기가 본문에서 글쓴 독붕이가
말한 것처럼 신화로 시작되는 점이 흥미로웠음. '앞으로 이런 이야기를 할 건데 어떰ㅎㅎ?' 이렇게 들어가는 부분은 확실히 돈키호테가 생각나기도 함. 이 점은 나도 생각 못했던 건데 본문 보니까 정말 그렇구나 싶음. 또 이야기 자체가 생각보다 전개가 빠르다고 느꼈음. 또 그만큼 극적이기도 하고... 진씨가 딸 잃고 멘붕에 빠지는 부분은 깜빡이도 없이 훅 치고
들어오길래 진짜 놀람. 1장은 이야기가 이렇게 전개될 거고 떡밥(진씨 딸 납치, 가씨의 시험, 진씨의 실종 등등)을 남기는 선에서 끝났다는 점에서 뭔가 이 시대에도 연재소설 방식의 서술이 가능했구나.. 라느걸 느낌. 그 도인인가 스님인가 둘의 노래를 해석하고 미쳐서(?) 그들을 따라간 진씨의 행방과 심리가 궁금함.
지금 쭉쭉 읽고 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인물도 방대해지고 서사도 풍부해져서 정말 할 이야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함. 특히 당시 중국 사회의 생활상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로움.
아 추가로 작가 신상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었는데 배경지식 갖고 보면 또 달라지기도 할듯
나도 솔출판사 미리보기로 봤는데 확실히 번역 잘 되어 있더라. 내가 읽은 인민문학출판사본하고 약간의 판본차이는 있더라고. 나는 이야기의 템포도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너무 느린 것도 아니면서 중요한 것은 자세하게, 다른 것은 빠르게 가니, 지루할 틈은 없더라. 또 신화로 시작해서 현실과 연결되는 것이 "꿈"이라는 테마하고 굉장히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도 봐. 그래서 흥미진진한 도입부였던 것 같아.
ㅇㅇ 사실 <삼국연의>, <수호전>, <서유기> 같은 다른 장회체 소설이 지금의 연재형 소설하고 비슷해.
그 도인의 노래... 료는 了 완료, 즉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 "좋은 것"과 "끝남"의 관계를 풀이한 것도 재미있었어.
아 好와 了를 그렇게 대비시킬 수도 있겠네ㅋㅋ 확실히 '한문'에 해박하면 즐길거리가 더 많은 작품일듯
ㅋㅋ 연의나 수호전도 맨날 아 중요하고 급박한 장면에서 딱 끊고 “궁금하지? 궁금하면 다음회를 봐라” 이러더니 홍루몽도 마찬가지구만 ㅋㅋ
신기하네.. 중국 문학이라고 해봐야 아조씨들이 삼국지 츄라이 하는 거랑 사조영웅문 어렸을적에 보고 아니 아조씨들은 도대체 무협이 왜 재미있다는 거지? 그런 생각만 했는데
허허... 하지만 <홍루몽>은 무협이 아닙니다.
그리고 독회 시간은 밤 시간대로 옮기는게 어떰? 5시 이전에 열면 너무 이른 거 같아서
OK! 알겠어.
찬성
올재 (연변인민출판사 역/ 4권짜리) 읽고있음! 1. 귀여운 돌 형의 경력담이 어떻게 해서 석두기-정승록-풍월보감-금릉십이채의 스토리가 되었는지 소개하면서 들어가는 도입부가 신비롭고 인상적이었음.
독자를 잘 끌어들이는 도입부를 쓰면 절반은 성공했다는 말이 있는데... <홍루몽>도 그런듯!
2. 공공도인의 이야기에도 나오지만 이 이야기는 훌륭한 현자나 충신이 등장해서 어진 정사를 펴는 얘기는 언급을 안하고 다만 ‘색다른 몇몇 여인들 가운데 어엿한 사람들’에 대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적었다, 그들의 행동거지나 식견이 저자보다 나았다, 이런 얘기를 하는 부분이 아주 신선하고 맘에 들었음.
이 부분 나도 좋았던게 괜히 웅장하거나 엄숙하게 혹은 일련의 정치적인 이유로 선 굵은 정치/사회의 모습이나 암투를 그리지 않고 '사람 사는 얘기'할 거라고 말하는 거 같아서 좋았음. 뭐랄까... 그 시대에는 황제를 찬양하거나 간악한 무리를 소탕하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한다거나 이런 진부한 이야기만 있을 거 같다는 편견을 깨줬달까
그게 바로 <홍루몽>과 다른 중국 고전 소설이 가지는 차별점이라고 나도 생각해. 공공도인의 말대로 정치 사회적 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정파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그런 게 아니고, "사람 사는 이야기" 안의 그 요소로 살린 게 아닐까?
그렇지. 사람들에게 훌륭하다고 칭송받는 모범적인 이야기, 거시적인 이야기의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서 상대적으로 미시적인 이야기, 여성들의 이야기도 흘륭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할테다 라고 선언하고 들어가는 점이 신선했음
그런 의미에서 오바 좀 보태서 표현하면 홍루몽은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듯... 모택동이 홍루몽을 그렇게 좋아했다는데 아마 민중의 삶이라는 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오우. 홍루몽은 모택동 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 지식인들도 굉장히 좋아한 책이었어. 물론... 문화대혁명 때는 왜곡된 홍학의 풍조가 있었지만...
3. 진사은과 가우촌의 이야기는 도입부터 아주 흥미진진했음! 다음 회가 넘 궁금함
사실 진사은과 가우촌의 이야기는 도입부에서만 나오는 이야기야. 하지만 소위 '빌드업'인 거지.
책 처음에 실린 역자의 말을 보니 진사은과 가우촌은 나중에 끝날때도 등장한다고 하더군.. 수미상관이라나
120회에 나오는 건 사실이야. 근데 이게... 80회까지는 조설근이 쓴거고, 그 뒤 120회까지 40회는 고악이 이어서 쓴거라.
헐 1/3은 다른 사람이 쓴 거였구만;
맞아. 조설근이 미완으로 남겨두고 죽어가지고. 그 뒤를 고악이 이어서 쓴거야. 수준도 낮지 않고 대체로 괜찮아서, 인정받고 있는거지.
책머리에 홍상훈 교수가 쓴 해제를 보니 70회는 조설근이 쓴거고 나머지는 딴사람이 쓴거라고 해서 크게 논쟁이 붙었다가 최근에 들어와서는 조설근 생존시(또는 사망직후)에 나온 120회 판본이 발견되어서 논쟁의 결론은 아직 모른다는데
(아 책머리에 이게 역자의 말이 아니고 홍상훈 교수 해제였구나)
확실히 논쟁 중인건 맞아. 근데 워낙에 또 논쟁이 사그러들지 않는지라... 아 그래도 더 중요한건 작품 전체야! 저자가 어찌되었든 작품이 읽기 좋으면 된겁니다. 아무튼 그런거야.
그래 책에서 저자 논란은 이미 끝나있음!! 명명백백하게 출전을 밝히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석두기는 스님인지 도사님인지 두분이 쓰신거고 그걸 보고 공공도인이 정승기를 쓴거고 조설근은 그걸 편집하고 장회로 나누어서 금릉십이채를 쓴거니까 이 책의 진정한 작가는 망망대사와 묘묘진인이다!! 땅땅땅
아아 황금 정답이다!
참 근데 ‘홍루몽’이라는 제목이 너무 이쁘지 않냐. ‘붉은 누각의 꿈’이라니... 시 제목인줄..
정말 아름답고 말고. 근데 다른 분들도 슬슬 감상 올릴 때가 되었는데... 천천히 기다려봐야겠군.
1. 나는 삼성출판사랑 올재판본을 같이 읽었음. 주로 삼성출판사로 읽고 시 번역만 두 판본을 같이 읽음. 삼성출판사본은 지금 청계출판사에서 같은 역자로 다시 내주고 있더라고.
2. 일단 번역에 관해서는 둘 다 한시 원문을 안실어줘서 불편함. 본인 한문 실력이 뛰어난건 아니지만 그래도 번역문만 보는거랑 원문이랑 대조하면서 읽는건 크게 차이가 나기때문에 이 부분은 많이 아쉬움.
3. 삼성출판사는 '호료가'를 '도다타령'으로 번역했음. 호료가를 ~알면서'도' ~못한'다' 로 운율을 맞춰서 번역했고 그래서 '도다타령'이라 했는데 '好了歌' 제목 자체가 주는 의미를 다 담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심한 의역이 아니었나 생각함.
4. 홍루몽의 시작을 알리는 '호료가'인데 아직 1장밖에 안읽었지만 '호료가'가 어찌됐건 홍루몽의 주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듦. 높은 지위, 많은 재물, 사랑스런 님, 혈육의 정들이 결국 언젠가는 了, 끝난다, 다 부질없다.
5. 진사은은 호료가를 듣고 이제 더이상 타향을 고향으로 여기지 않잖아. 타향은 현실세계고 대부분은 그 현실을 고향으로, 내가 여기서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아가는 곳으로 인식하지만 진사은은 더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거지.
6. 지금 사는 이 인생도 의미없는 한바탕 꿈이다 그래서 제목도 붉은 누각의 꿈이지 않을까 뒤에 펼쳐질 이야기들도 결국은 쓸쓸하고 허무한 결말을 맞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1장만 읽고 판단하기엔 비약인 것 같기도 함.
7. 뒷내용이 어떨지 상상하면서 읽은터라 다음내용이 무척 궁금함.
7과 6에 대해 : 확실히 1장이니까... 아직 무슨 일이 나올지는 모르지. 차차 읽어나가자고.
3. 호료가를 그렇게 번역을 했군. 보기만 해서는 의역이 심해서 오역일 가능성도 있겠다.
5번 좋다 그러고보니 진사은이 호료가에 대한 답가에서 “타관을 고향이라 우겨댄단다 허황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노래했구나. 그길로 집을 버리고 도사를 따라 표연히 사라지고...
5. 진사은이 호료가를 듣고 난 뒤 자기가 풀이한 것을 보면, 你方唱罷我登場, 反認他鄕是故鄕이라고 해놨지. 살짝 어려운 부분인데, "너가 노래부르기를 그치면 내가 등장하고, 타향을 오히려 고향이라고 여기네."라고 읽었어. 타향은 언젠가는 떠나야할 곳인데, 반대로 고향, 언제까지고 붙어있을 수 있는 고향으로 생각한다는 뜻을 담은 거라고 나는 그렇게 읽었어.
5. 그래서 진사은이 떠난거고. 네 말대로야. 진사은은 더 이상 그곳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아갈 곳으로 인식하지 않게 된 거지. 그러니까 홀연히 떠나버렸구.
구경꾼인데 수준이 높군
대체 먼데 일정이 내년까지 잡혀있노 ㄷㄷㄷ
아 그건 절대적인게 아니고 독회 참가자들이 건의하면 충분히 변경될 수도 있어.
독회 참여 못할것 같아 죄송합니다. 홍루몽은 천천히 읽을 예정이라, 나중에라도 참여하거나, 쓰신 글들 꾸준히 읽겠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