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마음의숲, 2016.
사실 책 내용은 평범한 에세이집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각설하고 내가 어떻게 이 책 사인본을 얻게 되었나 썰이나 풀어보겠다.
부대에서 <2018 책의 해>라며 작가 강연을 인천도서관과 함께 주최했다. 소대 별로 무조건 3명은 참여해야 한다고 해서 가위바위보를 진 사람이 갔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나님.
그냥 또 그저그런 자기계발서 작가 모셔왔겠지 싶어 바로 잘 생각이었는데 이게 웬 떡? 바로 직전에 읽은《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작가님인 김수현 작가가 강사로 온 게 아닌가. 안 그래도 읽다가 내용중 갸웃한 게 있어 잘 됐다 싶었다.
강연이 끝난 후 작가와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나는 책 내용 중에 혐오의 미러링을 언급하며 "단언컨대, 서로에게 가해자가 되는 세상에선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로 결론맺은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미리 준비했었던 질문이 아니었길래 무슨 말을 했는 지 기억이 잘 안난다. 대충 여남간의 권력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여성이 혐오를 당할 때 미러링말고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어쭙잖게 주디스 버틀러를 인용하며 미러링과 같은 반란적인 발화야말로 혐오에 효과적인 대응책 운운했던 것같다. 수 백명의 군바리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처음에는 웃다가 버틀러 이름이 나오니 정적이 흘렀다가 질문이 끝나니 다시 킥킥댔다. 그러려니 했다.
작가는 당황한 듯 보이다가 이내 답변했다. 좀 긴 답변이었지만 결론은 어쨌든 혐오에 혐오로 대응하면 결국 끝이 안 좋다는 뭐 그런 얘기였다. 그 말씀을 하고선 잠시 머뭇거리다가 본인 경험을 얘기했다.
조카와 카페에서 음료를 시켰는데 음료가 나오는 동안 조카가 계속 울었다. 조카를 달래면서 나온 음료를 받았는데 맛이 매우 이상했다. 당연히 새 음료로 바꿔줬지만 카페를 나오고 나서도 계속해서 기분이 언짢았다. 그 이유는 나를 '맘충' 취급해서 일부러 음료를 맛없게 해준 게 아닐까라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어서였다.
작가는 젠더이슈가 심각하고 중요한 사안이지만 너무 그에만 몰입하면 자신의 사례와 같이 일상의 매순간을 너무 피곤하게 살 수밖에 없고 자신은 그런 스트레스를 감당하기가 너무 버거워 젠더이슈를 일부러 깊게 접하지 않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당시에는 솔직히 잘 이해가 안 가는 말씀이었는데 이제는 무슨 얘기인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슬픈 얘기다. 불합리한 사회를 바꾸려 참여하는 행위 자체가 여성에겐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는, 그래서 참여하기를 꺼려하는 현실에서 그 누가 함부로 그들에게 "대의를 위해 참고 페미전사가 되어라!"라 할 수 있는가. 비단 페미니즘뿐 아니라 기존의 정상성에 대항하는 모든 운동들이 다 비슷한 곤란함이 있을 것이다. 참 어려운 세상이다.
아, 결국 질문했던 사람은 사인본을 받을 기회가 주어졌는데 상당히 부적절한 질문을 했던 나임에도 질문 감사하다고 본인도 좀더 생각해볼 계기가 됐다고 전역하심 잘 사실거라고 덕담만 해준 작가가 참 고마웠다.
사실 책 내용은 평범한 에세이집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각설하고 내가 어떻게 이 책 사인본을 얻게 되었나 썰이나 풀어보겠다.
부대에서 <2018 책의 해>라며 작가 강연을 인천도서관과 함께 주최했다. 소대 별로 무조건 3명은 참여해야 한다고 해서 가위바위보를 진 사람이 갔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나님.
그냥 또 그저그런 자기계발서 작가 모셔왔겠지 싶어 바로 잘 생각이었는데 이게 웬 떡? 바로 직전에 읽은《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작가님인 김수현 작가가 강사로 온 게 아닌가. 안 그래도 읽다가 내용중 갸웃한 게 있어 잘 됐다 싶었다.
강연이 끝난 후 작가와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나는 책 내용 중에 혐오의 미러링을 언급하며 "단언컨대, 서로에게 가해자가 되는 세상에선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로 결론맺은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미리 준비했었던 질문이 아니었길래 무슨 말을 했는 지 기억이 잘 안난다. 대충 여남간의 권력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여성이 혐오를 당할 때 미러링말고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어쭙잖게 주디스 버틀러를 인용하며 미러링과 같은 반란적인 발화야말로 혐오에 효과적인 대응책 운운했던 것같다. 수 백명의 군바리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처음에는 웃다가 버틀러 이름이 나오니 정적이 흘렀다가 질문이 끝나니 다시 킥킥댔다. 그러려니 했다.
작가는 당황한 듯 보이다가 이내 답변했다. 좀 긴 답변이었지만 결론은 어쨌든 혐오에 혐오로 대응하면 결국 끝이 안 좋다는 뭐 그런 얘기였다. 그 말씀을 하고선 잠시 머뭇거리다가 본인 경험을 얘기했다.
조카와 카페에서 음료를 시켰는데 음료가 나오는 동안 조카가 계속 울었다. 조카를 달래면서 나온 음료를 받았는데 맛이 매우 이상했다. 당연히 새 음료로 바꿔줬지만 카페를 나오고 나서도 계속해서 기분이 언짢았다. 그 이유는 나를 '맘충' 취급해서 일부러 음료를 맛없게 해준 게 아닐까라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어서였다.
작가는 젠더이슈가 심각하고 중요한 사안이지만 너무 그에만 몰입하면 자신의 사례와 같이 일상의 매순간을 너무 피곤하게 살 수밖에 없고 자신은 그런 스트레스를 감당하기가 너무 버거워 젠더이슈를 일부러 깊게 접하지 않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당시에는 솔직히 잘 이해가 안 가는 말씀이었는데 이제는 무슨 얘기인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슬픈 얘기다. 불합리한 사회를 바꾸려 참여하는 행위 자체가 여성에겐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는, 그래서 참여하기를 꺼려하는 현실에서 그 누가 함부로 그들에게 "대의를 위해 참고 페미전사가 되어라!"라 할 수 있는가. 비단 페미니즘뿐 아니라 기존의 정상성에 대항하는 모든 운동들이 다 비슷한 곤란함이 있을 것이다. 참 어려운 세상이다.
아, 결국 질문했던 사람은 사인본을 받을 기회가 주어졌는데 상당히 부적절한 질문을 했던 나임에도 질문 감사하다고 본인도 좀더 생각해볼 계기가 됐다고 전역하심 잘 사실거라고 덕담만 해준 작가가 참 고마웠다.
작가님 말씀 진짜 공감된다... 스트레스 받고 피곤해져서 그냥 흐린눈 하고 있음
평소에도 여남이라고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