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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카에 나오는 오블론스키 같음

물론 도끼도 등장인물들이 처음 나오면 외모 묘사 상세히 하지만 나중에 가서 장광설 쏟아내기 시작하면 그런 묘사는 기억도 안나거든.

결국 그런 상황에서 인물들 간의 개별성을 지켜주는 장치는 인물 별로 간직한 고유학 이성의 광기, 그리고 자신만의 사상임. 이 사상이란 건 너무 중요해서 도끼의 여러 소설들끼리 비교해봐도 이 생각들이 겹치는 인물들을 찾기는 어려울 거임. 도끼 소설에서 그렇게 토론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도 개인의 자아 간의 투쟁으로 볼 수도 있겠지.

그런데 저 오블론스키라는 인물은(내 기억이 맞다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행하는 여러 사상들을 옷 꺼내입듯이 이리저리 바꿔가며 사는 사람임. 그럼 도끼식으로 생각해 봤을 때, 저 인물의 개별성은 과연 보장이 될까? 놀랍게도 된다는 걸 안카라는 소설이 증명해줌.

도끼와 똘이의 차이는 개인의 본질은 생각 그 자체에 있는가, 혹은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 그 자체가 개인이 되는가라는 의견의 차이를 잘 상징해서 보여준다고 생각함. 이후 소설사의 전개를 생각하면 화살표가 똘이 쪽으로 많이 기울긴 하지만. 뭐 그래도 도끼는 재밌으니 상관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