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책 읽다가 생각나서 주저리주저리 써봄
기억은 반드시 해마를 거쳐서 저장됨
근데 이 해마에는 장소 세포가 가득 차 있음
실제로 우리가 길을 찾거나 할 때 마치 gps 처럼 관여하는 애임
이 장소 세포들은 정보가 들어오면 정보를 암호화 하는데
이 때 공간상의 위치나 장소의 배치 같은 장소 정보들을 맥락으로써 강하게
새겨 넣으면서 일종의 정신 지도를 형성한다고 함
이 때 형성된 정신 지도가 기억을 회상하는데 단서로 작용한다고 함
예를 들어 급식 시절 때 학교에서 뭔가를 외울 때
'OO단원 마지막 페이지 우측 하단'에 있었던 것까지는 생각이 나는데
내용이 안떠오르거나 한 적 있지 않음? 이게 기억에 장소적 맥락이 강하게
끼어 들어갔다는 얘기임
사실 기억이 저장 될 때는 장소 정보를 포함한 외부적인 맥락 뿐만 아니라
감정이나 몸 상태 같은 내부적인 상태 정보도 싸그리 묶여서 저장되는데
그 중 가장 필수적이고 강력한 녀석이 장소 정보인거임
여기서 잠깐
모든 기억은 처음에는 이렇게 맥락과 상태가 모두 섞인 "일화적 기억"으로 저장되는데
다양한 맥락과 상태 속에서 계속 반복하면 맥락과 상태로부터 독립된 기억인 "의미적 기억"을 얻게 됨
"의미적 기억"은 어떤 맥락과 상태에서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지
공부할 때 몇회독이니 하는 공부법들도 다 같은 맥락
추가로 뇌에서는 계속해서 예측을 하고 있다고 함
이 예측은 전적으로 기억에 기반하는데
위에서 말한 정신 지도가 회상의 단서뿐만 아니라 예측하는데에도 사용이 된다는거
예를 들면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매 페이지의 레이아웃(폰트와 글자크기, 여백 등)이
계속 변한다면 책이 눈에 잘 들어올까?
뇌에서 계속 새롭게 변한 레이아웃에 대해서 처리하느라
흐름과 몰입이 깨지면서 안읽히겠지
레이아웃이 뇌의 예측과 동일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 처리할 필요가 없어지니
우리는 단순히 문자를 읽는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거임
같은 높이에 설치된 신호등이나
스포츠 중계에서 스코어 보드의 위치 등이 동일한 이유도 동일함
이 내용들로 인쇄물 vs 디지털 문서 얘기를 하자면
디지털 문서 같은 경우 스크롤을 할 경우에는 레이아웃이 가변적이어서 고정된 레이아웃에 비해 기억이 어려움
책과 레이아웃을 동일하게 한다고 해도 책은 3차원(x,y,z)이고 디지털 문서는 2차원임(x,y)
이런 장소적인 맥락 뿐 아니라 종이의 질감이나 책장을 만지거나 넘길 때 나는 소리
종이 냄새 등 관여하는 맥락이 더 많음
뭐... 전자기기에도 질감이랑 소리, 냄새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인쇄물의 질감과 소리, 냄새가 더 고화질이라 봄
그런데 또 한가지 더
우리가 학술적인 책들 말고 소설을 읽으면
소설의 줄거리는 굳이 외우려도 노력을 안해도 기억이 잘 나잖아?
그 이유가 '이야기'라는 게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랑 닮아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에 물고 나아가는 것처럼
소설의 플롯이 개연성 있게 이어지는 것처럼
뇌도 연관지어 나가면서 스무스하게 이어나간다는 거지
그래서 결론은
가벼운 소설류는 디지털로 읽어도 되겠고
빡센 책들은 인쇄물이 더 낫겠다~ 이말이야
유익하구만 - dc App
흔한 떡밥인데 이정도면 추천..
종이의 품격을 아시겟서요
오.. 그렇구만
자극의 맥락부호화와 적이적합성 처리 아시는구나
http://scienceon.hani.co.kr/34498
전이적... 이겠지?
근데 읽은 책이 통속과학류의 책이라 자세한 설명 마려워서 인지심리학책 두꺼운거 시킴
"전이 적합성 처리란 특정 학습전략의 가치가 학습목표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곧, 학습의 효과는 시험장면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험은 음운정보를 강조하는데 공부할 때에는 의미정보에 집중한다면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는 구글검색
'풀이된 예제'나 '바람직한 어려움'에 대한 연구만 봐도 그렇지만, 학습전이는 관련 연구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무조건 어떻게 읽고 공부하는 게 좋다 말하기 힘듬. 당장 님이 얘기한 장소와 맥락이 어쩌구 상황이 예측과 다르면 어쩌구 하는 것도 다양한 상황에서 학습하는 게 단기적으로는 불필요한 인지부하를 가중시키고 새로운 지식의 학습이나 기억의 회상에 악영향을 끼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요한 맥락 위주로 기억을 연결시키면서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유연하게 지식을 인출할 수 있게 돕는다는 연구가 많음ㅇㅇ
고시생시절 수험 동기녀석이 폰으로 헌법 조문 외우던거 생각나네. 결국엔 줄줄 외우더라 물론 헌법조문이 얼마 안되지만 대가리만 좋으면 모든게 해결되는걸 깨달음. 난 핸드북으로 힘들게 들고 다니면서 뒤늦게 외웠었는데ㅠㅠ. 아마 폰이란 접근성 때문에 더 자주 봐서 그런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