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황야의 이리, 민음사, 2002.
골때리는 소설이다. 초중반만 부분 발췌하면 위선적인 진보연하는 비웃는 식으로 써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책을 읽는데 약을 하는 거같은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몽환적인 소설을 잘 못 읽는 타입이라 힘들었다.
주인공 하리 할러의 언제든 죽어도 괜찮지만 죽는게 두려워 결국엔 어떻게든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내는 꼴이 내 모습이랑 너무 흡사해서 자조적으로 읽었다. 할러는 유머에서 답을 찾아낸 것같은데 그게 본질적인 해결책은 안 되지 않나 싶다.
유머는 그저 나를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지켜주는 최소한의 방어책이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처럼 오히려 한번쯤은 스스로가 원하는 쪽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몰두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일이려나. 그러다가 세상의 악성에 침윤되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겠지. 내면과 시대의 불화로 인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읽어봄직 하다.
사실 내가 제대로 읽기는 한 건지 모르겠다. 내년쯤에 한 번 더 읽기로 하자.
헤세 상태가 굉장히 안좋아보이지 않았음? 수레바퀴-데미안-싯다르타 읽고 이거 읽었는데 완전 다른 분위기에, 완전 다른 해답을 제시한 느낌이라.. 글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나 싶었음
나도 데미안만 읽었지만 상당히 문체가 다름을 느꼈음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