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는 방식에 절제가 배어있는 사람이다.

이게 독자들을 향해서 '나는 숨겼으니 이걸 읽는 여러분이 찾아주세요.'하는 게 아니라

그저 '내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이렇습니다.'하는 그런 느낌이다.


슬픔에 빠진 사람은 목을 놓아 울기도 하고 붉어진 눈시울을 북북 닦고서 목구멍에서 끓으며 쏟아지려는 울음을 꾹꾹 삼켜내기도 한다.

아무래도 박준이라는 시인은 슬프면 뱉기보다는 씹는 쪽인 모양이다.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앙금을 곱게 갈릴 때까지 씹고 씹는다.


그래서 그는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