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누가 김애란 초기단편이 좋았다고 말했는데 아마 달려라 아비 수록 소설들이나 그 쯤 발표한 소설을 말하는 걸 거임. 김애란 나이 25살 전후였지.

김애란 비행운 소설 몇 편 읽고, 아니면 가장 유명한 서른 한 편 읽고 김애란이란 작가를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김애란 초기작은 감성으로 도배돼있었다. 그것도 그 감성을 자기 문체로 잡아서 은유로 표현하는 걸 즐기는 쪽이었다. 그 은유를 참신하고 생기발랄하다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지. 특히 여자가 많았다. 여자들이 일단 글을 예쁘고 맛깔나게 쓰면 좋아하니까. 근데 그런 문체를 지탱하려면 일단 이야기 자체가 좀 고소한 맛이 있어야 됨. 서른만 해도 내용은 비극인데 그걸 말하는 화자는 과거의 좋은 일들을 회상하고 그걸 편지형식을 통해 최대한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낙차감 때문에 서른이 가지는 비극성이 뚜렷해지는 거고. 

그런데 김애란이 벌써 마흔이 가까워졌음. 이제 김애란이 보고 있는 세계는 김애란 특유의 문체로 살려낼 수 없는 세계인 거임. 이건 소설집 비행운부터 보이기 시작해서 그 이후에 내놓는 단편들을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변화지. 그런데 김애란이라고 하는 작가에게 독자들이 기대하는 건 그런 게 아니거든.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김애란 소설이 딱딱해져서 별로다 이런 느낌이 확 와닿는 거. 특히 김애란 초기작들을 자기 이야기처럼 재밌게 읽던 사람들은. 그래도 김애란은 한예종 극작과 출신이라 다른 문창과 출신 소설가들과 달리 글에 서사가 있음. 다만 김애란 특유의 문체가 힘을 발휘하는 지점을 이미 지나쳤다는 문제가 있지. 비유하면 소녀시대같은 느낌이지. 그래도 여전히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