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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f나 미스터리같이 화려한 사건이 일어나는 소설을 좋아했다. 어떤 환상적인 일도 일어나지 않는 소설을 읽는 건 지금도 부담스럽다. 그 부담을 안고 <대성당>을 읽었다. 이 작품 덕분에 지금은 조금 취향이 바뀐 것 같다. 취향은 아주 좁은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이라던 말이 떠오른다.


책에 실린 단편 중 <열>과 <대성당>이 가장 좋았다. 굳이 그 둘의 우위를 정하라면 <열>의 손을 들겠다. 한 남자가 상실을 몸에 쌓을 수 있게 되어감을 담담하게 그린 것이 참 좋았다. 얼마 만에 나도 이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지금까지 읽은 단편 중 최고다.


평점은 6점(5점 만점). 누구에게나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을 오랜만에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