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의 분량 (즉 2, 3회)를 읽으신 분들은 댓글로 감상 달고 토의를 하면 됩니다.
이하는 제 감상입니다.
2회에서는 결국 가우촌이 출세했습니다.
그래서 진사은을 찾았지만, 그는 떠났지요. 대신에 1회에서 나온 하녀 교행(嬌杏)을 첩으로 들입니다.
그러나 가우촌도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닌 모양입니다. 결국 흠을 잡혀 파직당하고 말지요.
그래서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가 유양(維揚)에 이르러 임여해(林如海)의 집에 가정 교사로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서! 바로 임대옥(林黛玉)이 나옵니다. 임여해의 딸이지요.
가우촌은 지통사(智通寺)에 가지만 별 것도 없고 안에는 늙은 중밖에 없습니다. 향후 지통사는 어떤 복선이 될까요?
아무튼 우촌은 술을 사려고 하는데 거기서 우연히 지인을 만납니다. 냉자흥(冷子興)을 말이죠.
이 냉자흥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녕국부(寧國府)와 영국부(榮國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제 여기서 가씨 가문의 이야기가 나오는 거지요.
역시 술자리에서는 각자가 아는 남의 이야기를 하는게 좋은 안주거리입니다.
보다보니 저도 맥주와 안주를 곁들여 친구랑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영국부의 이야기에서 드디어 가보옥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태어날때 입에서 옥을 머금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抓取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국에서도 돌잔치 때 비슷하게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어린 아이 가보옥은 비녀를 잡지요.
냉자흥도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장래에 호색한이 될거 아니겠냐고 웃지만,
가우촌은 그러지 않다고 반박을 하지요.
이 반박하는 부분이 제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역사 속 인물이 예시로 들어져서 그런 것도 있지만요.
시간이 늦어져서 성으로 돌아가려는 두 사람.
그러다 우촌의 지인인지 누군가 말을 건네는데... 여기서 2회가 끝납니다.
3회에서 보니, 가우촌의 지인 장여규(張如圭)입니다. 역시 파직당했는데,
옛 관원을 복직시킨다는 소식입니다.
우촌도 가만히 못 있지요. 그는 관직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도읍으로 갑니다.
임여해의 딸 임대옥도 같이 가지요.
이미 어머니가 죽었으니, 외가에 가서 몸을 의탁하도록 하는 겁니다.
금릉(金陵 應天府)에서 빈자리가 나서 가우촌은 그리로 갑니다.
이제 초점은 임대옥에게로 맞춰져요.
임여해가 수도로 가서 보는 화려한 모습이 굉장히 생생해서 머리 속에 대강 그려졌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감상입니다만, 왜인지 모르게 북경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대옥이 보는 그 화려한 건물과 가구들의 묘사는 박물관에서 본 적이 있을 법한 유물을 연상시켰고요.
여인들의 외모 묘사가 자세한 것이 좋았어요.
특히 왕희봉(王熙鳳)의 묘사가 자세한 것을 보고 "이 인물은 앞으로 중요한 역할이겠군?" 짐작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변 인물의 이야기와 작자의 서술을 통한 가보옥의 인물 묘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입에 옥을 물고 태어났다니 상서로운 기운을 가진 자 같기도 한데,
못 말리는 장난꾸러기고. 그래도 아주 잘생겼고.
마침 임대옥이 있을 때 가보옥이 들어왔네요.
앞으로 이 둘의 이야기가 어찌 될지도 기대가 됩니다.
아니, 생판 처음 봤는데, 이미 만난 적이 있다고 하다니?
설마 전생에서 만났다는 걸려나? 1회에서 나온 신영시자와 강주선자와 무슨 연관이 있으려나요?
(그리고 대옥한테 자를 지어주면서 <고금인물통고>라는 책을 날조 인용하는 거 보니 웃음이 나오더군요.
한두번한게 아닌 것이 누나 탐춘(探春)이 "으휴 ㅋㅋㅋ 또 구라치니?"이런 반응을 보이니까요!)
그러다 임대옥에게 옥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보고 임대옥이 답하니까 급발진을 하고,
할머니가 겨우 달래지요. 임대옥도 원래 있었다면서.
멀리서 온 임대옥도 쉬고, 아침이 옵니다.
금릉 성중 설씨 집안에서 편지가 왔습니다.
사람을 도읍으로 보낼 뜻이 있다는데...
그렇게 3회가 끝납니다.
역시 <홍루몽>은 끊어주는 때가 정말로 적절합니다.
공책에 가계도 그려놓고 보면서 읽었다 ㅋㅋㅋ 대옥이가 첫날 집을 둘러보는데 영국부 화려함이 뭐 거의 궁전인줄 알았네 ㅋㅋ 어마어마한 집안이었구나
ㄹㅇ 조선시대 양반집 대저택 생각하면 안되겠더라ㅋㅋ 거동에 불편함과 번거로움이 있을 정도면 집이 아니라 무슨 캠퍼스 같음
으리으리한 집안이지. 예의를 잘 차리는 집안이기도 하고. 나는 예전에 북경 살적에 송경령고거, 송경령이 옛날에 살았던 곳에 가봤어. 청나라 때는 순친왕부(醇親王府)였거든. (순친왕은 푸이 아버지). 그런 데가 생각나더라.
저택 스케일이 내 상상력을 아득히 웃돌아서 장소에 대한 묘사는 사실 좀 따라가기가 벅참ㅋㅋ 모르는 용어나 단어들도 좀 많이 나오고
사실 그건 나도 그랬어. 장식품 묘사 같은 건 나도 중국어 사전 찾아가면서 읽었어. 그래도 묘사는 잘 해냈더라...
난 이때까진 가우촌, 진사은이 주인공인 줄 알았음ㅋㅋ 보옥에 대한 묘사는 확실히 예사롭지가 않아서 주의 깊게 읽었는데 설명만 봤을 때는 여자나 막 후리고 다니는 나쁜 남자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진 않았음. 가씨 집안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제일 빡셌던 건 가계도 파악... 솔 판본은 미주라 가계도며 주석이 뒤에 다 달려있어서 넘 빡쳤음..
오 가계도도 있냐 ㅋㅋㅋ 난 내가 그려서 읽고잇다 ㅠ
보옥이 성격이 보통 아닌듯 ㅋㅋ 옥 집어던질때 상또라이
근데 그것도 한두번이지 읽다보면 그냥 포기하고 막 읽음ㅋㅋㅋ 3권쯤 되면 가계도 없이도 주요 인물들은 거의 파악되더라
'이 새끼 갑자기 왜 급발진 하지?' 하고 당황했음ㅋㅋㅋ
ㅋㅋㅋ 오죽하면 보옥이 모친이 대옥이한테 그놈 하는말 곧이듣지 말고 아예 상종도 하지말라고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 또라이 같은데 마냥 미워할 수 없을 것 같은게 포인트야.
보옥이 비녀를 잡았다는 부분이나 기타 설명 등만 봤을 때 사실 게이인가 생각도 했었음.
하지만 보옥은 "여자는 물로 빚은 골육이요, 남자는 진흙으로 빚은 골육이다. 내가 여자를 보면 기분이 상쾌하고, 남자를 보면 기분이 더럽다."라고 했기 때문에 게이는 될 수 읎어요. Ang?
왈패 희봉 올케언니가 매력적 캐릭터 같다 ㅋ 말하는거 호탕하고 성격 시원시원하고 예쁘고. 똑똑해서 집안 살림이며 일을 책임 맡고 있는것 같던데
그러니 처음 묘사할 때 조설근이 힘을 빡 주고 묘사했겠지? 옷 입는 것도 외모도 호방한 성격도. 하지만 <홍루몽>에서는 언제까지고 떵떵거리고 있을 수 만은 없는 노릇이지.
아 또 인물들이 생각보다 입체적임. 뭔가 스테레오 타입 같은 행동을 할 때도 있지만 시대보정 하면 인물들의 성격을 굉장히 풍부하게 표현한 거 같음. 특히 희봉의 경우는 첫 등장부터 강렬했음.. 홍루몽 전체에 나오는 인물이 700명인가 800명이라는데 대단하다고 생각함.
홍루몽이 고평가 받는 이유가 거기에 있지. 입체적이고 풍부한 인물 묘사.
721명이라고 하데.
달리 생각하면 인물, 사건, 배경에 굉장히 충실한 정석적인 작품일 수도 있겠다 싶었음. 당시 사람으로 내가 홍루몽 봤어도 매력적이라고 느꼈을듯
지금 봐도 훌륭한 작품이지. 시대를 초월했어.
ㄹㅇ 갖가지 캐릭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듯. 캐릭터 성격 묘사가 생각보다 엄청 현대적이야!
임대옥도 보면 참 애가 여리구나 싶기도 하고. 머리 속에서 나름대로 그 인물이 그려져.
'비간보다 구멍이 하나가 많고, 서시보다 더 아픈' 지색겸비한 대옥과 '허울은 잘났어도 속은 빈' 그래서 '나라에서도 집에서도 쓸모없는' 날라리 보옥의 첫만남. 첫만남이지만 서로 낯이 익은 상황인데 뭐 전생에 연이 있었던건가. 이 부분이 어떻게 풀릴지 굉장히 궁금함
아 그리고 가우촌은 어디갔냐고 ㅋㅋ 진사은 딸은 안찾냐고
신영 시자와 강주 선자의 이야기가 설마 이 둘이려나? 앞으로 차차 밝혀지겠지.
1회에서 신영시자와 강주선초로 만났던 인연 아닐까
ㄹㅇ 우촌이형 이쁜 첩만 생기고 안나온다고ㅋㅋㅋ
아 가우촌은 금릉에서 관직 맡아야 하니 바쁘다고 ㅋㅋㅋㅋ 진사은도 나올 일 앞으로 거의 없다고 ㅋㅋㅋㅋ
나도 일단 신영시자 강주선자 같긴한데 계속 읽어봐야지 ㅋㅋ
대옥이 묘사하는거 상상해보니까 좀 꼴림. 오죽 예쁘면 서시보다 예쁘다고 비유를 하고, 보옥이가 지어준 이름도 빈빈이겠음. 대옥눈나 보고싶다
ㅋㅋㅋㅋ 오죽하면 가보옥더러 "부잣집 애들아 절대 가보옥 본받지 말라"고 했겠냐고. 하지만 그냥 웃음거리 만으로 남겨두기에 이 부분은 깊이가 있다고 생각해. 세상에서의 평가는 쓸모없는 놈일지 모르지.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앞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밝혀지겠지만, 보옥은 마냥 쓸모없는 버러지 같은 놈이 아니야.
괜히 대옥vs보차 히로인 논쟁 터진게 아닌듯..
그런데 꼴린다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본문에서도 썼지만 이야기 끊는 부분도 ㅅㅌㅊ였음. 오히려 이 부분은 현대 중국 드라마보다 낫더라. 중드는 개뜬금없이 끊고 다음화 예고 보여주는데 솔직히 안궁금할 때가 더 많음. 근데 홍루몽은 존나 궁금할 때 끊어줌 ㄹㅇ... 사실 독회 타이밍 맞추지 못하고 쭉쭉 읽는 이유도 이때문....
아유 독회 타이밍 뭐 그런 거 맞출 필요 있나. 재미 있으면 재미 있는대로 읽는거지?
나는 중국이고 한국이고 드라마를 거의 안봐서 잘은 모르는데, 이야기 끊고 다음 이야기 기대하게 만드는 수법은 연재 작가들의 귀감이오!
대옥이가 참 영특한듯. 새 집에 와서 자리 하나 앉는것도 자기가 앉을 자리인지 아닌지 다 구별하고, 보옥이가 뜬금없이 옥 있냐고 묻는것도 단박에 뭔소린지 혼자 딱 알아채고 눈치도 겁내 빠름
음음. 확실히 그렇지. 그런데 보옥이가 급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