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 강신주가 출현한 팟캐스트(창비 시즌1) 방송을 청취하다 알게 된 소설이다.

김선우 시인이 불교신문에 연재한 소설이라고 한다.

신라시대 승려 원효와 김춘추의 둘째 딸 요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원효대사하면 해골물 밖에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다. 원효에 관하여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평소 역사와 불교에 무지했기 때문이다.

불교가 이처럼 매력적인 철학인지도 처음 알았다.
가끔 책이나 강연에서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훌륭한 철학이라는 내용을 접할 때 다소 과장이라 생각했다.
그저 끝없이 자비를 배푸는, 비현실적인 가르침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소설을 읽어가며 불교가 참 훌륭한 실존철학(?)으로 느껴졌다. 불필요한 관념론 따위 등은 애초에 논하지도 않는,

이 소설은 소년 원효와 소녀 요석의 성장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고, 서로 격려하며 스스로의 상처를 극복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다시 읽고 싶다.

이름도, 지명도, 문장도 낯설기만한 서양의 흔한 고전소설들보다 훨씬 훌륭하게 느껴진다.
장르문학을 경시하는 한국 문단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분들도 좋아할 법하다.
김선우 시인 정말 대단하다.

책 마지막에 실린 강신주의 해제도 읽어볼 만하다. 
원효, 의상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쟁점들을 그처럼 쉽게 풀이할 수 있는 사람이 국내에 그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소위 문학적 성취가 높다고 평가 받는 소설들은 으레 어둡고, 인간의 허위를 낱낱이 드러낸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소설로 인해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을 주는 소설도 충분히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