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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 권태에 대한 장의 번역을 두고 잠깐의 토론이 있었습니다. 제가 퇴근 중이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었네요. (무엇보다 어릴적 파리대왕과 한여름밤의 꿈에서 화난 나머지 민음사에 대한 편견이 강렬하게 남았어서 애초에 아니꼽게 본 거 같네요.)

토론의 장을 열어주셨던 양가죽님과 ㅇㅇ님께 감사드리고 죄송합니다. 상당히 제가 편협한 관점으로 구절을 해석한 나머지 같은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는 오류를 범했네요. 그저 사소한 뉘앙스의 차이일 뿐 민음사나 을유나 같은 맥락의 의미를 전달하는 건 맞다고 생각되네요.

집에 돌아와 제가 예전에 팡세를 원서로 읽을 당시 독중감을 다시 살펴봤더니 한 모금도 채 남지 않은 물잔에 비유했더군요. Needs 라고 번역한 Levi역 Pansees를 보고 그때; 부족한 무언가, 또는 그 모자람에 대한 갈망; 이렇게 두가지로 해석했었고 같은 메세지를 전달하지만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었습니다. 그래서 예속에 갇힌 자아가 그로부터 이탈하고 싶어하고 비로소 결핍에 시달리"고" 이탈욕구는 더욱 강렬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로 인한 반작용으로 집단에 종속되는 자아는 더욱 권태에 빠져들게 되고요.

갈망, 욕구, 필요, 그리고 결핍. 모두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한 모금도 채 남지 않은 물잔을 두고, '물이 거의 없네'와 '물을 더 마시고 싶은데...'가 뉘앙스의 차이일 뿐 결국 갈증에 대한 메세지를 던지는 건 똑같으니까요. 굳이 민음사 오역이라고 선긋고 오만과 편견을 앞세우며 같은 단어를 다르게 해석한 제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