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자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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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 천국에서, 창비, 2013.


에세이에서 느낀 김사과의 광기는 소설에서도 이어졌다. 다만 이 소설에서 광기는 그 자체로 존재한다기 보다 마약이라는 물질에 의존해 등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겠다. 그럼에도 직접적인 표현은 없지만 소설을 읽으며 내내 몽롱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아마 그것이야말로 김사과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김사과의 책을 이제 겨우 두 권 읽어봤지만 그가 하고픈 이야기의 중심이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 그는 그가 중산층 리버럴의 허위의식으로 표현하는 삶의 모순성과 허망함을 사랑한다. 물질과 비물질의 생래적인 대립성 사이에서 촉발되는 가치관의 차이를 그려내면서 동시에 비물질의 가치를 찬양한 이들 역시 즉발적인 물질의 마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임을 설파한다.


하지만 현대소비사회에서 물질이란 말 그대로 무한정에 가까운 것이라서 아무리 물질을 추구해도 그 완결은 마치 우주처럼 팽창해나간다. 그로 인한 상실감에서 인간은 어떻게 자신을 추슬러야 하는 걸까. 삶의 본질을 파헤칠수록 삶이 이토록 엉망진창의 공간이라는 것을 깨달을 뿐이라면 삶에 무슨 미련이 있어서 앞으로를 살아가야 할까. 단군 이래 가장 풍족한 시절이라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은 왜 이리 다들 불안해하고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것일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삶이 무서운 존재로서 나를 군림하고 있고 사회는 그러한 군림이 지극히 정상이라며 각자의 경험을 그저 한 때의 치기나 비정상으로 낙인찍을 때 이 비좁은 수족관에서 나갈 방법은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그 방법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첫걸음은 소설의 주인공처럼 무작정 수족관 밖을 향해 나가는, 그를 통해 기실 수족관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망가진 부류도 더러 있고 망가짐이 결국 삶의 부정으로 이어지는 이들도 없진 않다. 하지만 환멸이 당신을 지배하는 순간이 오면 차라리 망가짐을 무릅쓰고서라도 이곳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이 우선시될 것이다.


지독한 세상에서 독자적 개인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소설의 탈을 쓴 자기계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