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팡세의 5회차 독회날입니다. 현상의 이유 장에 관련된 내용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독회는 2/16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주최자의 판본은 민음사로, 본문에 표기되어 있는 숫자들에 관해서는 을유판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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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에서는 힘과 정의, 법과 도덕의 관점, 그리고 관점 그 자체가 두드러진다.
힘과 정의에 관해서는 가령 이런 식이다.
192 - 298 : (중략) 정의는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힘은 매우 용이하게 식별되고 논란의 여지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의에 힘을 부여할 수가 없었다. 힘이 정의에 반대하고 그것을 불의라고 말하며 또 정의는 바로 자기라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간은 정의를 강하게 할 수 없었으므로 강한 것을 정의로 만들었다.
201 - (301) : 무슨 이유로 다수를 따르는가. 그들이 더 정당하기 때문인가? 아니다. 힘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로 옛법과 옛 의견에 따르는가? 더 건전하기 때문인가? 아니다. 그것은 유일한 것이고 그래서 의견의 대립을 뿌리채 뽑아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객관적으로 올바른 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다만 "올바르다고 믿어지는 것"을 따르는 것이 아닐까. 설령 어느 부분에 있어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수가 믿는 것에는 이미 그 자체만으로 모종의 힘과 더불어 없던 설득력까지도 실려버리니 말이다.
그러니 잘못된 것이 있어도 사사롭게 여길 수 있고 이 탓에 이것은 사실상 무결점이나 다름없게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정의로운 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힘있는 의견을 따르되, 가급적 우리 각자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정의에서 벗어나지 않는 의견을 주로 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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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댓글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원체 이번장의 구절들이 길어서 엄두가 안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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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추 증거 포착
파스칼이 말하는 모든 논의의 결론이 기독교 윤리나 신을 향하고 있는 것이라면 여기서 말하는 정의나 힘 같은 개념들은 당연히 기독교적 입장이나 상징으로 해석하는게 맞는 건가? 또 민중이나 다수에 굉장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이걸 일종의 엘리트주의라고 볼 수도 있으려나? 정의에 관한 파스칼의 견해는 굉장히 흥미로웠음. 힘이 없는 정의와
정의 없는 힘은 둘 다 무의미하고 힘과 정의는 반대 개념이 아니기에 같이 가야한다는 점이 기독교의 일신론과 뭔가 묘하게 맞닿아 있달까? 만약 이 부분을 기독교라는 개념을 빼고 본다면 뭔가 군국주의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해서 얼떨떨했음
결국 파스칼은 정의(正義)가 다수결이나 대다수 민중의 뜻으로는 정의(定義)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에 강력한 힘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얘기한 거 같고 다만 이 힘은 파스칼이 말한 칼, 즉 의미 그대로의 무력이 아니라 뭔가 기독교적 포용의 정신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본다면 너무 확대해석이려나
나는 초반에는 힘과 정의의 이야기에 있어서는 호교론적 관점보다는 순수하게 정의와 힘사이의 저울관계를 말하는 것이라고 봤는데, 그 이유가 정의와 힘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위해서 기독교적인 풀이를 가미하는 낌새가 특별히 없어보였고, 힘과 정의는 기능적으로 상호보완적이기 보다는 의존적 관계를 그리고 있다는 논지가 눈에 띄었거든. - dc App
아 기독교적인 풀이를 가미하지 않았다는 점은 ㅇㅈ 팡세 자체가 기독교적 논의를 다루는 책이라 나름의 과한 해석을 해봤는데 사실 나도 읽으면서 그런 낌새가 없다고 보긴 했음ㅋㅋ
그런데 조금 뒤로 가다보니까 왕은 대신들과는 다른 곳으로부터 힘을 발하기에 운운 하는 대목이나, 교회에서는 그렇지 않다, 참된 정의는 있어도 폭력은 없기 때문이다. 라고 하는 부분들이 두 가지 요소의 한계를 명시하고, 동시에 신학적 해결을 드러내는 부분인 것처럼 느껴져서 조금 헷갈렸어 - dc App
근데 힘과 정의에 관한 부분은 주최자가 말한대로 순수하게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말한게 맞는 거 같아. 어떤 상징으로서 이를 쓰려고 했다면 뭔가 좀더 두루뭉술하게 표현했을 거 같은데 지금까지 나온 파스칼식 작법에 비하면 의미가 명확한 편인 거 같아
비교적 확고하게 서술된 내용들이라 그럴 것 같긴한데 여태까지의 파스칼 특성상 한번쯤 기독교적 관점에서부터의 타파를 이야기해올 것도 같아서 그랬어. 괜히 헷갈리게 만든거 같네.. - dc App
ㄴㄴ 애초에 내 과대해석이 문제였으니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였음ㅋㅋ
다수결이나 대다수 민중의 의견에는 힘이 있고 그렇기에 그들의 의견이 정의가 된다고 나는 생각했는데(정의가 힘이 된 게 아니라 힘이 정의가 되었따) 좀 아닌가? ㅋㅋㅋ
명절이라 다들 바쁜가.. 주최자랑 나 빼고 댓이 없군요
이번 회차에서 힘과 정의,법같은 부분도 그렇지만 관점 그 자체에 대해서 통찰한 것들이 눈에 띄더라. "절름발이는 우리를 화나게 하지 않지만 절름발이 정신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선가. 절름발이는 바로 걷는 것을 인정하지만, 절름발이 정신은 젓는 것은 바로 우리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 dc App
이 대목은 특히 관점에 대한 서술이 두드러지는 것 같아. 초반에 나왔던 "우리는 우리가 단지 모든 면을 보지 못하고 있음을 아는것으로는 분노하지 않지만, 우리가 보는 것을 부정당하면 분노한다"는 대목과 정말 잘 이어지는 내용이더라. - dc App
왜 그 정신이 화가 나는걸까...
눈에 보이는 것들에 있어서는 인지하기 쉽고, 비교적 쉽게 수긍하는 반면에, 정신이나 사고적이 것들에 있어서는 눈에 분명하게 잡하는 것들이 없고, 우리는 다만 우리가 옳거나 정답이라고 믿는 것을 힘으로 삼아 의견을 피력하는데 이 흐름자체를 부정당하면 자기 주체를 부정당하는 것과 같다고 느껴서가 아닐까 싶어. - dc App
책 초반에 나왔던 "우리는 남들이 내놓은 이유보다 우리 자신이 발견한 이유에 더 쉽게 납득한다"라는 것도 타인보다는 자신에게 더 힘을 실어두고 있는 탓이 아닐까 싶더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당연함때문에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를 비판하면 설령 그게 정당할지라도 알게모르게 맞서려고 할때가 있잖아. 그게 여기서 말하는 절름발이 정신을 - dc App
만드는 요소가 아닌가 생각해. - dc App
ㅇㅎ 그런 의미라면 이해가 좀 가네.. 절름발이 부분은 나한테 너무 어려웠던 거시야...
사실 나도 알듯말듯한 구절들이 많아서 - dc App
민음 173번에서 무지를 설명하며, “이들은 이 충족한 지식을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으면서 모든 것을 통달한 체한다. 이자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모든 것을 그릇되게 판단한다.” 이것은 바로 뒤에 나오는 데카르트에 대한 비판이 아닐까? ‘나와 신’의 존재를 증명했다고 스스로 말하던 사람이었으니까...
195번에선 몽테뉴의 습관 개념을 비판하고 있는데, 1회차 때 자동기계 생각이 났음. ‘습관은 그자체로 습관이기 때문에 따르는 것이 좋다.’라는 말은 아마 신앙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음.
196번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얘기한 부분에서, 광인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모르겠음... 말 그대로 미친 사람을 일컫는건가?
지금 딴데 나와 있어서 답장이 늦을 듯합니다 ㅠㅠ 안 그래도 사람 없는데 죄송해여...
명절구간이라 감수하고 하는 거라 괜찮아. 사실 저 구절들은 나도 뭐라 이야기하기 뭐해서 못물어본 것들인데...흠... - dc App
만약 데카르트에 대한 비판이라면 워딩이 강력하긴 하네ㅋㅋ '모든 것을 그릇되게 판단한다.'라고 말할 정도니까....
음, 우선 196번의 광인은 미친 사람이 아니라 보통의, 사회를 구성하고 있던 통속적인 부류의 사람들을 일컬은 것 같아. 사람들 개개인의 자아가 비대하다보니 그들 모두의 의견을 가급적 따르면서도 잘 갈무리할 필요가 있었고, 아마도 이 과정에서 광인이라고 표현하게 된 것 같은데 어떨까? - dc App
당장 현대에서도 정치적인 일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국민에게서 요구되는 안건은 수천가지일텐데 모든 것을 따를 수는 없으니 의견을 거스르지 않는 편에서 가급적 완만하게 갈무리하는 방향으로, 구절의 표현을 따르자면 작은 불로 만드는 방향으로 행한게 아닌가 싶어. - dc App
속독 on 했습니다
가장 난해한 장이어서 이해하기 정말 어려웠음.. 법과 귀족에 관한 논의가 가장 인상적이었음. 그 근원에 힘을 두고, 힘에 의해 유지되어온 법은 유지되었기 때문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법이기 때문에 따르는 것") 재미있었음. 왜 니체가 영향받았다고 하는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함 ㅋㅋㅋ
또 "사람을 귀족의 신분이나 재산과 같은 외양으로 구별하는 것 ... 이것은 매우 합리적이다"에서 182를 통해 출생의 고귀함을 부정한 파스칼이 왜 신분제를 옹호하는지 의문스러웠는데, 뒤 내용을 보고 나니 '힘'에 대한 존중? 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음. 여기서 '다수 안에 있는 힘'의 강력함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신분제를 옹호하는 게 재미있었음 ㅋㅋ
가장 좋았던 글귀는 188이었음.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없음을 이야기하며, 그렇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과 다른 의견에 거부 반응을 보인다는 말을 하는데, 정말 공감갔음. 고집은 어떻게 보면 논리적인 근거가 아주 강하거나 아주 부족한 경우에 갖게 되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됨
어제 깜빡 잠들어버렸네...188의 문구는 나도 정말 좋았어. 우리가 우리자신에 대해서 확신하면서도 불신하기 때문에 의견의 대립이 일어난다는 부분이 정말 날카로운 부분이지 않았나 싶더라.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