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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미번역작이다. 이 작가의 번역된 작품으로는 <그 여자애는 머리가 나쁘니까>, <성형미인>, <내 안의 특별한 악마> 등이 있다.

작품은 회사에서 신데렐라 이야기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얘기하던 중, 회사의 상사에게 우연히 '쿠라시마 센'이라는 여성의 일대기를 조사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아 논픽션 다큐멘터리를 쓰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따라서 작중 주인공은 쿠라시마 센이지만, 이야기는 센의 주변 인물들에 의해 이야기되는 식의 구성이다.

작중 등장하는 화자들은 다양하다. 센의 아버지인 마사키치, 어머니인 토요, 센이 어릴 적 다녔던 보육원의 선생님과 언니 선생님(당시 여고생이었던 선생님의 딸), 외삼촌의 처였던 마사코와 그 마사코와 재혼했던 미야오 세키오, 그 딸인 야스코와 아들인 켄, 고등학교때 친구였던 난조 레이카, 센과 혼담이 오갔던 명가의 아들 카타기리 준이치, 센과 한때 부부였던 요코우치 토오루, 그 토오루와 재혼한 고니시 나미, 센의 가게의 종업원이었던 타키자와 히로시, 센의 동료였던 오구치 코스케 등 매우 많은 주변인물들에 의해 이야기가 구성된다.

센은 1950년 마사키치와 토요 사이에서 태어났다. 나가노 현의 스와라는 지역이다. 이 집은 '타카라'라는 이름의 여관 겸 요릿집을 하고 있다. 그런데 센은 감정 표현이 서툴었고, 곧이어 태어난 여동생 미요시가 병약했던 바람에 어릴 적부터 부모의 관심은 온통 여동생에게만 쏠린다. 가령 센의 생일은 4월 29일인데, 이 날은 소위 일본의 골든 위크로 여관이 가장 바쁠 때라 부모가 미처 챙겨주지를 못한다. 어쩌다 한번 한가한 연도가 있었지만, 그때 백화점에 데려가 주겠다던 약속도 여동생 미요시가 아픈 바람에 이루어주지 못한다.

마침 이 때 외삼촌(토요의 오빠)인 요헤이가 센을 백화점에 데려다 주고, 밥도 사주고 선물도 사 준다. 센이 15세가 되는 해에 특별한 선물을 사주겠다는 약속도 한다. 요헤이는 언제나 여동생의 그늘에 가린 조카딸 센이 안쓰러웠던 것이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한다. 하필 집에 돌아온 그 날 밤, 요헤이가 뇌졸중으로 사망한 것이다. 센이 태어나기 전날 토요의 부모님이 연이어 사망한 데 이어 오빠인 요헤이까지 죽자, 어머니인 토요는 센을 사신이라고 부르며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건 나중에 드러나는 이야기이지만, 사실 토요가 젊은 시절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운 일이 있었고, 따라서 센이 남편의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여서이기도 하다.

센은 평범한 외모에 평균 이하의 성적으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지만, 여동생 미요시는 예쁜 외모에 미술, 음악에 다양한 재능을 보여 부모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이 미요시를 예뻐한다. 둘을 모두 알고 있던 고등학교 때 친구 난조 레이카는, 여동생 미요시는 '그 예쁜'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는 데 반해 센에게는 '그 예쁜 여동생을 낳기 위한 예행 연습'이라는 악담까지 돌았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센은 언제나 여동생을 질투하는 일이 없었고, 여동생을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아꼈으며, 자신의 삶과 여가를 즐겼다고도.

그러던 와중 여동생 미요시에게 요코우치 토오루라는 남자와의 혼담이 오가게 되고, 신혼날짜까지 잡히게 된다. 이 즈음 센에게는 놀랍게도 스와 지역의 명가 카타기리 가의 독자인 준이치와의 혼담이 오가게 된다. 그러나 이 두 혼담은 모두 깨진다. 준이치가 미요시와 사랑의 도피를 하여 요코하마로 도망쳤기 때문이다.

센은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여관을 다양한 방식으로 개조해나나기 시작한다. 여관을 개축할 계획을 세워 실행하고, 1970년대로서는 혁신적인 다양한 숙박 플랜을 만든다. 부지의 절반 가량을 텃밭으로 가꾸어 신선한 무농약 채소로 식단을 가꾸는 등의 노력으로 '타카라'를 개선해나간다.

그러던 중 센은 여동생의 약혼자였던 토오루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못했고, 토오루는 새로 들어온 여종업원 고니시 나미와 바람을 피우게 되어 사실상 결혼생활은 파탄에 이른다. 그러나 센은 초연한 모습을 보인다. 나중에 이혼을 하게 되었을 때, 본래 자신의 것이었던 여관 지분을 그대로 토오루와 나미 부부에게 넘기고, 자기 자신은 그대로 여관 종업원으로 일하며 매달 일정 금액을 받기만 하는 조건이다.

이 조건이 의심스러웠고 믿을 수 없었던 나미는, 옛날 자신의 지인이었던 오구치 코스케라는 남자를 불러 센의 뒷조사를 맡긴다. 따로 남자가 있거나, 무언가 수상한 구석이 없을까 하고. 그러나 코스케가 조사를 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휴일이나 비번일 때 뒤를 밟지만, 옛 친구인 난조 레이카를 만나거나, 자신이 다녔던 보육원에 가서 아이와 놀아주거나, 가끔 선술집에 가서 혼자서 마시거나 하는 등의 극히 평범한 일상뿐이다. 이후 오구치 코스케는 나미에게 고용되어 '타카라'의 종업원이 되어 센과 친밀한 사이가 된다. 같이 스케줄이 빌 때 술친구가 된 것이다.

이 때 센은 동화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 자기가 어렸을 때 종종 찾아오는 기이한 인상의 인물이 있었는데, 그 인물에게 자기가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공예를 배우고,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기에 빌었다는 것. 그 세 가지 소원이란 '여동생이 건강해질 것' '어른이 되면 부모님과 따로 살 것' 나머지 하나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코스케는 어렸을 적 외로웠던 소녀의 자기암시라고 생각하며 안쓰러워한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센의 실종으로 끝이 난다. 센이 보육원에서 곧잘 놀아주던 여자아이와 함께 뱃놀이를 갔고, 그 여자아이의 양부모에게 여자아이를 배웅해준 뒤,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것. 주변 인물들이나 경찰은 실족사 혹은 자살이라고 단정짓지만, 코스케는 믿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에게 센의 마지막 소원을 듣는다. '자기 주위 사람들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처럼 느껴지기를'이라고.

센의 삶은 어떻게 보면 기구하다. 어렸을 적엔 여동생의 그늘에 가렸고, 나이가 들어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도 못한다. 자기 것이었던 여관을 아무 조건 없이 상간녀에게 넘기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부분일 수 있다. 그녀의 삶에서 그나마 행복했던 시간은, 집을 떠나 마츠모토의 상업고등학교에 다녔던 3년간이었다. 주변 인물들에 의해 기억되는 그녀의 삶은 굴곡 그 자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삶을 기구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듯싶다. 빌었다는 소원도 사실 어떻게 보면 전부 이타적인 것들이다. 여동생의 건강, 자신과 맞지 않는 부모님과의 화해, 주변 인물들의 행복. 특히 주변 인물들의 행복을 자기의 행복으로 느끼게 해달라는 그 소원이야말로, 그녀의 삶을 요약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쿠라시마 센이라는 여성의 일대기이지만, 주변 인물에 의해 다방면으로 구성되면서 추적해나가는 방식으로 상당히 재미가 있다. 번역 출간된다면 상당히 재미있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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