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벤담의 파놉티콘을 읽는다. 그러면 최대한 이 안에서 해제를 하려고 해야되요. 다른거 찾아보려고 하지말고.
어떻게해서든지 그 안에서 끝장을 내야하는거에요.
가령 데카르트를 이해하기 위해서 데카르트 이후에 나온 철학자들은 참조해서 읽는 사람이 가끔 있어.
미친놈이지. 그렇잖아요. 플라톤을 이해하기 위해서 헤겔이 이야기한 플라톤에 대한 것을 가지고 텍스트를 접근해가서는 안돼지.
그보다 앞선 사람을 얘기해야되지 않겠어요?
가령 마르크스의 경제학철학수고에 나온 이야기를 이해하고 싶다.
그럼 그보다 앞선 사람! 헤겔,칸트 그 사람들을 읽고 이게 들어가야하잖아요.
그렇게 멍청하고 황당하게 스피노자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 뒷사람을 거론한다던가
그거는 미친짓이에요. 텍스트를 읽는 기본이 안돼있는..
내가 그그그..져 수요연구회에 있는 이진경이란 사람을 아주 우습게 아는게 뭐냐면, 걔가 쓴 텍스트가 다 그래요.
철학과 굴뚝청소부 보면 왜 데카르트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데리다가 필요해! 그건 안되는거에요.
텍스트를 읽을때에는! 그 텍스트 안에 들어가서 읽을때까지 읽어봐야돼.
가끔 제 홈페이지에 게시판에
누구 어떤 텍스트 읽어볼라는데 참조해서 볼만한 책 좀 추천해주세요 물어보면 제가 속에서 천불이 나.
별로 동의가 안되는데...책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가 읽고자 하는 것이 '어떤 사상가의 생각'이 아니라 '진리'라면 당연히 그 이후의 사상가를 가져와서 그 '이전의' 사상가를 재구성하여 읽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 이후의 사유를 통해 그 이전의 사상가를 다시금 '제대로' 읽어낼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후대의 사상가들이 해야할 일이지. 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데카르트가, 스피노자가 한 말의 의미를 맞추는 수험생들은 아니니까.
역사성을 결여한 해석은 의미없다 이 말인가? 너무 나간듯
이러한 생각은 아마 한 사상가의 사상은 그 '이전에' 있었던 사유들만을 바탕으로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과연 그럴까? 난 우리가(그러니까 인간이) 그 의미를 당장에는 '알지 못하면서도' 말해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햌
그들은 자기 '이전에' 정식화된 사상이 아니더라도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후대에 위대해지는 사상가들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미술이나 문학작품이 후대에야 인정받듯 말야.
그럴 경우엔 그 후대의 사람을 통해서 그를 바라볼 수 있겠지. 이를테면 미술에서 '뒤샹 이후'의 사람들이 뒤샹을 통해 마네를 다시 한 번 읽을 수 있듯이. 그게 잘못인가? 오히려 미술을 더 풍유롭게 할거라고 난 생각하는데.. 사상도 마찬가지고.
이진경이 데카르트를 이야기하는데 데리다를 데려온다고 해서 그가 헤겔과 칸트를 깊이 탐구하지 않았다는 근거도 없지 않나? 자신은 그 결과 데리다로 데카르트를 읽는게 진리에 더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심지어는 데카르트 그 자신의 생각에도 더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잖아.
난 이진경과 다른 이유에서 갈등하지만 그에 대한 비판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건 강유원 선생님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싶네. 강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들은 정확한 근거나 철학적 토론이 아니라 그냥 이진경이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어떤 이미지(이를테면 그의 주장에서 그렇게 '오해될 수 있는' 차원의 것들)를 공격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
진짜 그를 비판하려면, 그가 그렇게 해석한 데카르트가, 뭐가 틀린지 이야기해야지. 물론 강유원 선생님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따라 방향이 다르겠지만. 첫째, 이진경은 '진리'에 있어서 틀렸다. 둘째. 이진경은 '데카르트 훈고학'에 있어서 틀렸다. 뭐 두 가지를 동시에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즉 데카르트가 진리인 경우), 그건 아닐거라고 생각해.
뭐.. 철학을 탐구하는데 있어, 중세로부터 근대까지 제도권 학문 관행으로서 형성된 스콜라적 방법이 최선이라고 믿는 사람이, 그 방법을 거부하는 사람을 싫어할 자유는 있지 않나? 그 관점에서 이 글을 보고 싶네요.. 철학의 가치를 크게 보려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철학을 대하면서 스콜라적 방법으로 흐르게 되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방법을 거부하면서 다양한 각도의 해석을 흡수하는데 주력할테니 말입니다.
스콜라적 방법 - 주어진 텍스트를 꼼꼼하고 철저하게 해석하여 그 내적 의미를 확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중세 철학자들의 학문 기법. 이 기법이 근대를 거쳐 지금까지 철학자 공동체에 일종의 관행으로 전수되었다.
뭐... 무슨 말 하는지는 알겠다. 니 방법으로 1회독을 하는 건 참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자기만의 해석을 한 번 거친 뒤에, 2회독 이상 하면서 후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는 것도 이해에 도움은 됨.
끄덕끄덕
쩝...일단 처음에 읽을 때는 텍스트 내재적으로 읽어내야한다는거짘ㅋㅋㅋㅋㅋ 데리다의 데카르트 해석을 먼저 쳐 읽으면 어쩌라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