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대사회가 수립되면서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자유주의라는 사상이 태동하였다. 

개인주의와 불가분적 관계에 있는 자유주의의 목적은 브루주아 계급의 보호였다. 

우선은 교회와 왕 그리고 귀족의 수탈을 막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프랑스혁명 이후로는 무산계급으로부터도 자신들의 재산을 보호해야만 했다. 

그래서 초기에는 재산권 역시 양도불가능한 자연권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되어야만 한다고 보았다.

때문에 자유주의는 필연적으로 작은, 소극적인, 수동적인 정부/국가를 원했다. 

그리고 국가의 존재이유도 까놓고 말하자면 개인재산권의 보호에 한정되길 원했다. 

나머지는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이 알아서 효율적으로 분배할 것이고, 그 분배결과는 지극히 자연스럽기에 정의로운 것이다. 

말하자면, 시장이 새로운 신이 되었다. 


2. 

비슷한 시점에 주체-자아-이성이라는 개념 역시 발명 또는 발견된 후,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스스로 암흑시대라고 규정하면서 중세를 즉 신의 존재를 부정했다.

니체의 말대로 신은 죽었고, 이제는 인간이 자신의 이성을 발판으로 이데아를 진리를 직접 찾아낼 것이다. 

(그러기에 신의 말씀에 따라 사는 것은 노예의 도덕에 불과하다) 

인간은 스스로의 도덕의 주인이 되어 도덕률을 창조해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유럽이 절멸할 뻔 했던 2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이었을 뿐이다). 

니체는 세상에 시장과 이성이라는 새로운 신이 도래한 것을 보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못 본 척 한 것에 불과하다

(맑스 역시 시장(자본주의)이라는 새로운 신을 무너뜨리고 싶었지만 그 도구로 이성을 사용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그래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3.

그래서 그에 대한 반동이 포스트모던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애시당초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가 바라보는, 인식하는 형태로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지만 

동시에 그 언어가 가지는 한계로 인해 사물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과 이해는 커녕 인간 상호간의 완전한 의사소통도 불가능하다.

결국 우리는 이데아에 결코 도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도 영영 알아낼 수 없을 것이다라는 어쩌면 저주에 가까운 말을 퍼붓는다. 

하지만 듣기 거북한 그런 말이긴 하지만 이제와서보면 그게 진실에 가까움을 부정하긴 힘들다. 

이성과 감정은 그렇게 명확하게 구분되어지지 않는다. 

나는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세계 속에 속한 존재일 따름이지, 세계와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일 수 없다. 

인간은 온전하게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 

아니 이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어쩌면 허상에 불과하다.   


4-1

그게 영 불편한 누군가는 다시 종교를 말하지만, 그건 중세로의 퇴보에 불과하다. 

그래서 아마도 불교가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윤리학이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배경에서 공동체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4-2

사실 더 중요한 배경은 따로 있다. 

1998년, 2008년 무너져가는 금융기관을 어마무시한 혈세로 살려내지만(그 과정에서 자본주의자 그리고 자유주의자들은 굳건하게 입을 다문다), 

정작 금융소비자는 집을 빼앗기고, 투자금을 보험금을 날리고, 금융기관 종사자는 정리해고를 당하고, 영세사업자들은 대출이 어려워져서 줄도산을 하는데, 

무분별한, 끝도 없는 탐욕으로 그런 위기를 자초했던 방관했던 막지 못했던 그 금융회사의 경영진들은 

소비자의 집을 빼앗고, 소비자의 계좌를 정지시키고, 대출은 막고, 종업원을 해고하는 방법으로 실적을 개선했다고 보너스로 2,000억원을 수령해간다. 

이게 과연 제대로 굴러가는 사회인거냐? 이런 의문이 들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dog&pig다. 


5.

그래서 공동체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높히는거다. 

함께 모여살 수 밖에 없는 인간에게는 자유가 언제나 최우선적인 가치는 아닌거라고, 

사회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자유 뿐만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다른 가치 역시 중시되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게 무엇이 되어야 할지에 대해 컨센서스를 만들어보자고 (하지만 이익이나 효율은 결코 그 가치가 될 수 없다고)


뭐 생각나는대로 쓰긴 했다만 내가 했어야 하는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