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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 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다. 꼭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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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번 읽은 책이지만 읽을 때마다 솜씨 좋은 마술사에게 놀아나는 기분이다.
얼떨떨하면서도 황홀한 희롱이다.
한국문학에도 '하드보일드'한 작품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왠지 <무진기행>을 말해야 할 것 같다.
극적인 사건들은 벌어지지 않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정하고 염세적이다.
인물들은 속물적이지만 시크하고 재치있게 대화할 줄 안다. 세상사를 통달하여 환멸과 냉소밖에 남지 않은 BadAss들 같다.
그러나 주인공 '윤희중'은 밤하늘에 울려퍼지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무수한 별을 바라보며 가슴이 터질 듯 공허해한다.
과거의 분노와, 결핍과 고독을 짓씹는다.
이미 기성의 무엇이 되어버린, 냉소적인 성인 남성이 되어버린 그이지만, 과거에 문학청년이었던 그의 순수함이 그 순간, 반짝이고 사라진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배경은 농촌도 어촌도 아닌 그럭저럭한 시골인 '무진'이지만 마치 안개에 둘러싸인 잿빛 도시를 무대로 한 듯 도회적이다.
60년 전 작품이 이토록 현대적이다. 괜히 '감수성의 혁명'같은 찬사를 듣는 게 아니다.
분위기와 문체만으로도 혼곤히 취했다.
맘에 드는 문장마다 밑줄을 쳤는데 이러다간 거의 모든 문장에 밑줄을 그어야 될 거 같아서 쉬엄쉬엄 갔다.
<무진기행> 및 나머지 작품들은 읽을 때마다 종이에 손가락을 베인 듯 아릿한 통증을 남긴다.
마치 피 한 방울을 입에 대가며 책을 읽어가듯, 나는 자꾸만 '무진'을 방문하게 된다.
영혼에 생채기를 내가며.
무진기행 오랜만에 다시 읽어야겠다 조만간.. 진짜 갓갓소설인데 김승옥이 장편 썼으면 어땠을는지 - dc App
갓갓 ㅇㅈ. 김승옥의 장편도 어땠을지 궁금하다...
ㄹㅇ나 무진기행만 놓고 보면 다섯 번은 읽은 듯. 책 통째로도 두세 번은 읽었고... 필사도 해볼까 싶네 - dc App
예전에 무진기행 통으로 필사하려다가 말았던 기억이 있네. 언젠가는 필사 해보고 싶네
마지막에 황폐해진 도피처에 방황하는 결말이 너무 좋았음 근데 다산성은 무슨 말을 하고싶은거임?
나는 이번에 다산성을 안 읽었음 ㅋㅋ 희한하게 다산성은 안 읽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