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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너무나도 유명한 로봇공학 3원칙

그 3원칙에 의거해 만들어진 로봇들은

사실 아주 선한 인간과 비교하기 힘들답니다

믿기 힘들다면, 직접 보시지 않겠어요?

한줄요약
그는 분명 로봇을 꿈꿨고, 아주 멋진 미래를 그려냈어요


미국의 3대 SF 거장 중 한 명인 아이작 아시모프다. 어쩌다가 아서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보다 먼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 리뷰를 쓰게 됐다. 워낙 재밌게 읽었는데 리뷰를 쓸 생각을 못했다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하지만 읽은 지 두 달이나 돼감에도 여전히 그 내용을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음은, 아이 로봇이 그만큼 잘썼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이 로봇만큼 쉽고, 재밌고, 잘 썼고, 탄탄한 논리에 기초하며, 훌륭한 구성을 가진 SF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이 로봇은 기본적으로 로봇 연작 소설이다. 소설의 첫 에피소드부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일관성 있게 로봇이 등장하고, 로봇이 주된 갈등의 원인이며, 긍정적인 결말과 마무리는 분명 단조로운 구성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로봇에 대한 무한한 긍정도 로봇 3원칙을 비튼 클리셰를 수없이 접한 우리에게 너무 식상하지 않을까 싶다.(오히려 더 신선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단조로운 구성은 개인의 일화에서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는 이야기까지 규모가 확장됨에 따라, 그리고 로봇 3원칙에 입각한 탄탄한 논리로부터 발생하는 갈등들의 다채로운 종류에 따라, 마지막으로 인물들마다 발휘하는 개성과 매력에 따라 충분히 상쇄되고도 남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그런 단조로운 구성들을 이렇게 완성도 있게 써낸 것을 더 대단하게 볼 수도 있다. 내가 그러고 있다.

또한 아시모프의 문체는 정말 쉽고 편하기 그지없다. 딱 할리우드 영화를 떠올리면서 읽는다면 적합할 것이다. 가끔 어려운 용어를 쓸 때가 있지만, 그것조차도 그렇게 큰 이해를 요구하지 않으며 그냥 읽는 대로 읽으면 그게 끝이다. 파웰과 도노반이란 인물이 만들어내는 매력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남자 2인조 케미의 오리지널 중 하나라 해도 무방할 수준이다. 물론 파웰과 도노반뿐인가, 수잔 박사도, 거기 나오는 다른 인물들도 모두 한 매력, 한 개성 한다.

아이 로봇에서 아시모프가 시사한 게 있다면, 그건 바로 로봇공학 3원칙에 대한 신뢰다. 초반엔 드러나지 않지만, 점차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로봇공학 3원칙이 어떤 것인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건 결국 "아주 좋은 사람"의 조건인 것이다. 바꿔말하면, 로봇공학 3원칙을 잘 지키는 로봇은 "아주 좋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는 "대도시 시장이 된 로봇"을 볼 때 더 확실해진다.

그는 더 나아가 로봇이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만 매우 좋은 사람으로 남지 않고, 세계와 인류를 대상으로도 여전히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것이 이 아이 로봇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피할 수 있는 갈등"이다. 스카이넷이니 울트론이니 사악한 인공지능(로봇)을 접한 우리에게 이런 아시모프의 메시지는 다소 우스꽝스럽고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아시모프의 믿음이야말로 훌륭한 낙관이라고 생각한다. 아시모프는 로봇이 단순히 인간보다 더 뛰어나다고만 서술하지 않는다. 아이 로봇의 마지막은 로봇 찬가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에 대한 신뢰 또한 낙관적임을 보여준다. 인간은 로봇이 세계를 지배하는 가운데서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물론 이 문장은 요즘에 받아들이는 뉘앙스가 달라지긴 했다. 나는 일단 아이 로봇의 뉘앙스를 따르며 말하고 있다.)

그러니 쉬운 SF 고전으로서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을 읽는 건 매우 훌륭한 선택이라고 하고 싶고, 또 그렇게 권하고 싶다. 사실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익숙하지 않은가. 물론 그 영화 내용은 아시모프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는 엇나갔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