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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사실 아직도 잘은 모르겠는 데미안을 이제 와서 다시 곱씹어보는게 다라서 좀 말이 안될 것 처럼 들리겠지만 읽어준다면 정말 고마울거야


내용 이해는 잘 안되었지만 뭔가 나를 개선하고 싶어했던 그 때의 나에게 전율이 돋게 하는 그런 게 있었어


예를 들면 맨 처음에 싱클레어가 괴롭힘을 당했는데 데미안이 나타난 이후론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끝이 나거나


싱클레어가 김나지움에서 방황하다가 홀로 베아트리체의 그림을 마음에 들 때 까지 그리다가 최종적으로 나온 모습이 데미안이라거나


죽을 위기에 몰리다가 결국 싱클레어는 살아남는데 마지막에 거울을 봤을 때 비춘 모습이 데미안이라거나 하는 그런거


이제 와서 드는 느낌이긴 한데 데미안이 과연 진짜 존재하는 사람이긴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난 싱클레어는 폭격을 맞아 죽음 앞에 도달하였으나 살아남는 것으로 마침내 알, 즉 하나의 세계를 깨게 되었고, 거울 속의 비춘 그의 모습은 데미안과 다를 바가 없었잖아?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데미안은 진정으로 존재하는 한 인격체라기보단 싱클레어가 투영한 이상향의 의인화가 아닐까 싶었어


김나지움에서 그림그리는 파트에서 그랬듯이 이상향을 갈망하기만 하다가 마지막에 자신이 데미안이 되는 것은 애초부터 자신이 이상향 그 자체였고 그것을 비로소 깨달았단 것 같아


애초에 알 속에 있는 새가 아브락사스 그 자체였고 싱클레어가 데미안 그 자체였던 거야. 그 사실을 싱클레어 스스로만 모르고 있던거야. 자신은 원래부터 모든 이상향과 완벽을 품고 있는 존재였으나 그저 스스로가 몰랐을 뿐.


지금와선 데미안이라는 소설 자체가 싱클레어 속에 애초부터 데미안이 존재했음을 전제로 하고 소설 내용은 싱클레어가 그것을 깨닫는 과정이 아닐까 싶음


물론 데미안이라는 사람이 아예 싱클레어가 상상 속에서 지어낸 허구의 인물이라는 극단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싱클레어가 보는 데미안은 실제로 살아 숨쉬는 데미안과는 달랐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유년기에 싱클레어를 구해준 데미안, 싱클레어가 김나지움에 있을 때 그림으로 나타난 데미안, 에바 부인과 함께 있던 데미안 모두가 각각 서로 다른 사람들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그 모든 데미안이 서로 다른 데미안들이라 해도 결국은 전부 싱클레어 안의 깃들어 있는 존재들이지. 싱클레어는 다양한 종류의 완벽과 이상향을 품고 있는 사람이야.


작중에서는 데미안이 싱클레어의 인도자처럼 나오지만, 결국 인도자는 인도자일 뿐, 아브락사스는 알을 깨주지 못해. 알을 꺠고 나오는 건 바로 새야. 내면에 잠들어 있던 데미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은 오로지 싱클레어의 몫이었고.


싱클레어가 정녕 데미안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면, 김나지움에서 방황을 끊지 못했을 거야. 계속 알콜중독에만 시달리고 있었겠지.


데미안의 유명한 문장은 이렇잖아.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하나의 세계이다. 새는 태어나려면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저 문장속에 가장 크게 함의되어 있는 것은 결국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새와 아브락사스가 별로 차이가 없다는 거야. 아브락사스가 감히 새가 만나지 못할 존재였다면 곁에 날아가지 못했을 테니까.


중학생때의 내가 엄마의 권유로 지역 인문학 동아리에 가입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다른 여러 책을 읽었음에도 데미안이 가장 큰 울림으로 다가왔던 것은 나의 안에도 데미안이 깃들어있을 수 있다는 메세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때의 나는 언젠간 스스로가 데미안같은 초인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으니까. 지금의 나도 그런 믿음은 포기했더라도 그렇게 되고 싶다 하는 동경은 버리지 못했으니까.


만약 다 읽었다면 읽어줘서 고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