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20분쯤 역의 계단을 내려가면

같은 자리에 항상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읽고 있는

남자를 본다

검은 외투와 바지 그리고 가방이 새하얀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대비돼 눈에 띈다

가끔 영하 10도를 넘는 추위가 찾아와도 그 남자는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책을 읽는다

열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승객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 이내 그 남자는 내게서 보이지 않게 된다

괴롭고 찌뿌둥한 이른 아침 또 불쾌한 인파

그 남자에게 고맙다

적은 쪽수라도 나로 하여금 열차에서 책을 읽게 만들어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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