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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감명 깊게 읽고 다시 좀 떠들러 보려고 했는데
밀리의 서재에 서비스가 종료돼서 종이 책을 샀다.
근데 표지가 너무 이쁘고 책 질도 좋아서 하루에 한 챕터씩
일어나자마자 일기쓰고 17일동안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땐 스토너가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고 참을성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아내가 정말 이해 안 됐는데
다시 보니 스토너 나름의 방식대로 열정적인 사람처럼 보였다.
그가 공부해서 교수가 된 것과 연구해서 책을 내고
두 번째 사랑까지 열렬히 한 것을 보면
자기가 상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인생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은 것 같다.
아내가 조금 이해 된 면은 그녀의
상황이 너무 급변하게 변해서 적응하는데
스트레스가 심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평생 온실 속에 화초처럼 자란 그녀가
갑자기 스토너라는 남자를 만나 인생이 송두리째 변화 하는 것에
당황했지만 그 점을 두드러지게 묘사하지 않은 것은
스토너란 캐릭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적응하려고 자신이 원하는 집도 무리해서 사보고
이것저것 나름 노력을 해도 힘든데 스토너는
인생의 변화 시점마다 놀라울 정도로 무심하게 적응하니
(농부의 아들->대학생->교수->번듯한 집->부모의 죽음->..)
아내가 봤을 땐 아니꼬왔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읽으니
로맥스의 정치질에 대한 복수가 참 적절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악질 정치질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세월을 보낸 것이 로맥스에게 가장 큰 데미지를 입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로맥스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스토너가 자신의 공격에
반응을 하거나 진흙탕 싸움이 되길 원했을 테지만
스토너는 무심하게 전혀 반응하지 않고 평생 자신의 태도를 지켜나갔다.
별로 힘도 안들이고 (스트레스는 받았지만 그는 곧 다른 것에 전념하거나 순응했다.)
생애에 걸쳐 반응을 안 해줬기 때문에 홀리 로맥스는 갈수록 더 분노 했을 것이다.
그것보다 더 지독한 복수가 있을까?
"홀리, 이미 오랫동안 자네와 알고 지낸 만큼 자네가 나를 나름대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네.
나는 자네가 내게 '줄' 수 있는 것이나 내게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조금도 신경을 써본 적이 없어. 전혀"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정말이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피곤했다. 그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닐세. 그건 한 번도 중요했던 적이 없어. 난 자네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네.
물론, 좋은 교수이기도 하고. 하지만 어떤 면에서 자네는 무식한 개자식일세."
356p
다시 읽으니까 다른 것들이 보여서 좋네요.
와이프가 세인트 루이스에서 신여성 헤어스타일을 하고 과시하기 위해 돌아왔는데 스토너 눈빛을 본 순간 이 남자의 내면은 자신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변모했구나 라는 걸 읽어내고 패배감 느끼는 장면이랑 스토너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로맥스가 억지로 부른 은퇴파티에 진통제를 복용하고 기어이 참가하는 장면 정말 조아함
맞아요 생각할수록 아내는 스토너 적응력이 얄미웠을둣 - dc App
스토너추
읽으면서 이디스 땜에 좀 힘들어서 재독은 안 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완독하고 나니까 시간 흐른 뒤에 다시 읽겠구나 싶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