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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 인본주의라는 말은 결국 그 따스해보이는 어감과는 달리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며, 나머지는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는 따스한 인간애를 가지고선 수병아리는 태어나자 마자 갈아버리고,

암퇘지가 일생동안 자기 몸집만한 그래서 고개를 돌릴 수도 없을 만한 공간에서 정자를 주입받고선 새끼들을 낳도록 강제하며,

개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먹인다. 그것들은 인간이아니라 인간이 일용할 양식에 불과할 뿐이므로


심지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를 나타내는 단어는 더이상 인류애 같은 따스하고 고상한 것이 아니라 돈과 효율이다.

모든 것은 경제적으로, 돈으로, 가치로, 숫자로 환산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내가 아닌 것들에게서 최대한의 이익을 쥐어짜내어 그것을 나의 이익으로 귀속시키고자 하는 세상에서

나 아닌 타자 역시 인간이기전에 대상에 불과하다.

그러기에 서슴없이 인간을 인적자원으로 분류되고, 인건비는 위기가 닥치면 언제나 가장 먼저 줄여야 하는 항목이 된다.

단지 개, 돼지보다 조금 더 인간적인 환경이 허락되고 있을 뿐 본질은 점점 같아지고 있다.


그런 세상에서 고작 일용할 양식에 불과한 닭과 돼지에게 좀 더 인간적인(?) 환경을 조성해주자는 주장은

그로 인하여 필연적으로 오를 수 밖에 없는 달걀값과 삼겹살값 앞에서는 배가 부른, 허울뿐인 주장에 불과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지금 저지르고 있는 이 살육과 만행을 못본 척, 모른 척 하고만 있어본 들 

결코 없었던 일이거나 일어나고 있지 않은 일이 될 수는 없다. 당연하게도 말이다.


우리의 현실이 어떤지 인지해야 하고, 인지한 사실이 낯뜨겁고, 처참하더라도 계속 상기하며, 당장의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고민할 때

인류는 아주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자신들이 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인지하고, 상기하며, 고민하고, 그래서 개선하는 것은 주인의 권리가 아닌 의무다.


PS. 1


심지어 이 책은 좋은 방구석에서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면서는 결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과

자신이 지금하고 있는 경험에서 아무런 성찰과 이야기를 뽑아내지 못한다면 결코 작가는 될 수 없다라는 냉정한 사실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ps 2.


갤에서 흔치 않게 내가 좋아하는 책의 이야기가 나와서 예전에 개인SNS에 썼던 글을 한번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