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건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생각을 거의 안한다

생각을 한다고는 하지만 실상 내가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과장이 아니다



독갤에서 누군가 책추천해주세요.. 이러면

첫번째나 두번째로 떠오르는 대로 손이 먼저 움직여 쓰는 것처럼..



뭔가가 외부에서 자극이 치고 들어오면

그에 대한 리액션으로서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 나오기 때문에 그것을 내가 한다고 볼 수 없어졌지만



그래서 생각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이러한 주장을 주변에서는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는 생각을 한다'라는 문장에서 주어 위치의 환상 내지는 주격 조사의 환상 때문에

어엿한 능동이라고 착각을 하지만 실은 날마다 대부분의 시간을



끌려다닌다 배고프면 배에

꼴리면 꼴리는 기관에

눈이 아프거나 어깨가 아프면 그 통증 부위에 온통 신경 쓰여


그게 내 생각을 끌고 다닌다


그리고 매사의 걱정거리와

미래 존잘의 망상..



오히려 생각을 안하는 것이 아니 안일어나도록 붙드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괴롭다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마치 안구가 조금이라도 제자리에 멈춰 있으면 눈 앞이 흐릿해져 안보이는 것처럼


고뇌의 진동을 하면서 끊임없이 나대야지 안심이 되는 

비극보다는 희극에 가까운 그런 설계구조물처럼


지치지 않고, 몸이 망가져도 상관없이 마음의 중독은

마음이라는 중독은 ..

마음이라는 존재 자체가 중독의 다른 말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신경자극을 쉼없이 요구하기 때문에


그래서 게임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도 되는 거겠지

게임 중독도 걸려봤고 인터넷 중독은 현재진행형이다



뇌는 상대의 거울이자 주파수 단말기이지 독립된 개체가 아닌 듯

사회성 중독 

훌리건 중독



여하튼 가만히 있는 게 불안하고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 뭔가를 남겨야 한다는 강박까지 공모해서



생각을 특정한 방향으로 마치 양떼를 몰 듯 목가적인 핸들링의 망상을 실현 하기 위해

별로 즐겁지도 않은데 꾸준히 책을 붙든다



책을 읽을 때 내 머리는 책 속의 관념들이 드라이브를 걸고 지멋대로 뛰노는 운동장이 된다


물론 그 이전에 우연히 한 곳간에 퇴적되어 있는 나라는 기억과 평가적인 잣대라는 게 있다


그럼 즈이들끼리 공성전을 하고 투석전을 하고


나는 그걸 대부분 보는 줄도 모르고 멍하게

그러다 아주 가끔 선명하게 본다

둘 사이에 너무 개입해서 몰입하면 괴롭기 때문에


한걸음 떨어져 있으려고 노력한다


책을 놓으면 놓자마자 대체로 잊어버리고

때로는 이후에도 실마리처럼 어떤 생각이 나를 붙드는데 이건 가끔 재밌는 일이지만

질질 끌려다니면 고뇌가 되고


억지로 책의 기억을 붙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지금 쓰고 있는 이 생각도 평소에는 집중적으로 하지 않는 생각인데


맨 첫줄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 기계와 결합하면


이 결합이 하나의 우연한 마주침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마치 처음처럼 한 몸인 듯이 똥이 아니기를 바라는 무언가를 쥐어짜낸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더 모르기 전에 요약하자면



생각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는 것,

그 생각에 그다지 집착할 필요도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안하는 생각을 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왜냐하면 쉬지 않고 쓸데없다고 판단되는 생각은 늘 끊임없이 하니까



차선책으로, 생각을 관리하고 특정한 방식으로 놀게 하고

마치 보육원에 견학온 엄마의 마음으로 안전망 뒤에서 감시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 생각들은 대개 책을 덮는 순간 깔끔하게 암흑처럼 떨어져버리지만


그 찌꺼기가 마음 어딘가에 음침하게 웅크리고 있음을 한참 후에 알게 되기도 한다



써놓고 보니까 별 재미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경우에도 뭔가 생산적인 일을 했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그게 거짓이 아님을 증명할 방법을 찾으려고 또 다른 일을 또 꾸미겠지

퇴고를 한다거나

보다 긴 글을 쓴다거나

보다 많은 이들에게 칭찬받는 방향으로 진화하 려고 노력을 하게 되겠지



게을러서 안하고 있다

게으름이 내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겠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대부분의 경우 게으름은 적이라고 생각한다


과장을 하고 있다면 그건 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