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3fa11d028313e457d3f472465ed713dd3021d922a4430b2876c6585dbb884bdb376670966b65b491e39cd9119f311a7b35170a6709a28bf1a





스물 여덟살이 되던 해의 봄에 그는 여러 사람들과 동행하여 사막으로 접어들었고 동쪽을 향했다. 그는 여행객들이 대륙의 절반을 거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고용된 다섯명의 길잡이 중 한명이였고 일행이 모래 우물을 떠난지 칠일 째가 되는 날에 무리를 이탈했다. 일행들은 그저 집으로 돌아가려 하는 순례객들였으며 남자와 여자들 모두 이미 먼지투성이가 되어 여행에 지쳐 있었다. 말머리를 북으로 돌려 푸른 공제선에 걸쳐 옅게 펼쳐진 돌산을 바라보며 말을 몰아가 등자 위에서 별이 떨어졌고 해가 떴다. 그곳은 전에 본 적이 없었던 지방이였음에 산에서 나오는 자취도, 따라들어갈 수 있는 자취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돌산의 가장 깊은 견고에조차 이 세계의 고요함을 용인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었다.

최후의 햇빛에 빛나는 덤불선인장 꽃이 뾰족한 촛대처럼 피어오른 저물녘의 평원 위에서 이들의 꾸물대는 형체를 발견했다. 막대 피리를 부는 시늉을 하는 남자가 선두에 섰고, 뒤에는 차례로 탬버린과 마트라카스의 울림과 서로를 유카로 엮어만든 채찍으로 패대는 검은 후드 밑으로 나체인 사람들과, 헐벗은 등판에 거대한 선인장을 밧줄로 묶어 짊어진 남자와 그를 이리저리 당기며 몰아가는, 흰 후드를 뒤집어쓰고 어깨에 거대한 나무 십자가를 맨 남자가 행렬을 이루어 걸어갔다. 이 모두가 맨발이였고 바위 위에 걸음마다 핏자국이 찍히어 나무로 깎은 해골이 활과 화살을 쥐고선 짐칸에 앉아 뻣뻣하게 흔들리는 잘못 만든 손수레가 이를 뒤따랐다. 수레에는 돌무더기도 같이 실려 돌밭 위에서 다 함께 덜컹거렸고, 그들이 발목과 허리에 맨 밧줄 끝에 묶인 돌덩이를 질질 끌며 천천히 나아가는 그 뒤로 합장한 손에 작은 사막 꽃과 유카 횃대, 주석 깡통에 구멍을 뚫어만든 투박한 등불을 든 여자들이 쫓아왔다.


이 수난 아래의 교단은 절벽 밑의 땅을 느릿느릿 횡단했으며 위에서 감시꾼들이 깨진 돌의 비탈에서 곡을 하고 관을 불고 양동이를 두들기는 와중 그들은 화강암 벽 사이를 지나 닥처오는 어둠 속의 더 높은 계곡 안으로 사라지며 이루 말할 수 없는 대재앙의 전령과 같이 핏빛 발자국만을 돌 위에 남겼다.


그는 비탈의 맨 땅 위에서 야영했고 그와 그의 말이 옆으로 눕자 그 위로 마른 바람이 사막으로 밤새 내리불었으나 돌 사이의 공명이 없었기에 어떠한 소리도 울려오지 않았다. 여명에 말과 함께 서 빛이 시작되는 동쪽을 바라보았고, 말을 몰며 협곡 속 깨진 길을 내려가다 그곳의 거석 틈 사이에서 못을 발견했다.

어둠 속으로 물이 고여 바위는 차가웠고 목을 축이고서 모자에 물을 떠 말을 먹였다. 그는 말을 등성이위로 몰아 계속 걷다 남으론 위가 깎인 봉우리가, 북으론 산맥이 선 것을 보았고 말은 그의 뒤에서 달각거렸다.


점차 말이 모가지를 뒤틀며 걷지 않게 되었다. 소년은 고삐를 들고 서 그 지방을 살펴보았다. 그러다 여행객들을 발견했다. 그들은 밑에 마른 강의 돌바닥에 흩어 누워 자기들의 피 위에 죽어 있었다. 소년은 소총을 바닥에 뉘이고 몸을 숙이며 귀를 기울였다. 그는 바위 벽의 돌그림자로 말을 당겨 앞뒷다리를 줄로 묶은 뒤 돌 사이로 비탈을 내려갔다.

참회객들은 난도당하고 도살당한 채 바위 사이에 여러 자세로 쓰려져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십자로 뻗어 있었고 몇은 사지가 불완전했고 몇은 머리가 없었다. 아마 그 안으로 숨으려 모여들었겠지만 입구가 뚫려 돌무더기가 그 아래로 쌓인 장면은 어떻게 그 바위들을 무너뜨렸고 후드를 쓴 재림예수가 어디가 잘리어 어떻게 창자가 쏟겼는지를 보여주었으며 저기 그에게 묶여 있었던 밧줄들의 쪼가리는 손목과 발목에 아직도 매듭이 져 있었다.


소년은 일어서 삭막한 광경을 둘러보았고 바위의 작은 틈에 홀로 앉아 무릎을 꿇은, 빛바랜 리보조를 입고, 눈을 아래로 향한 노파를 발견하였으며, 시체 사이를 넘어 그 앞에 섰다.

노인은 몹시 늙어 얼굴은 회색의 가죽질이였고 옷의 주름에는 모래가 쌓여 있었다. 노인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머리를 덮고 있던 어깨걸이는 아주 색이 바랬으나 실 속으로 엮인듯한 별과 초승달의 그림자와 그가 알지 못하는 외딴 지방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소년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소년은 그가 미국인이고 그가 태어난 고을에서 멀리 떠나 왔으며 가족이 없고 오랜 여정에서 많은 것들을 보았고 전쟁에도 나갔으며 역경들을 버텨냈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을 안전한 곳으로, 그를 환대할 지방의 사람들에게 바래 줄 것이며 그를 여기에 두고 간다면 죽게 될 것이 확실하기에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무릎 한쪽을 꿇고 거기에 지팡이처럼 총을 기댔다.

Abuelita, 남자는 말했다

No puedes escucharme?

그는 바위틈 사이로 노파의 팔을 잡았다. 몸은 조금 움직였으며 가볍고 딱딱했다. 거의 무게가 나가지 않았다. 노인은 그저 마른 껍질이였을 뿐이었고, 그 곳에서 오래 죽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