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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쉬마엘이라 부르라: 모비 딕에 대한 짧은 감상문.
허먼 멜빌의 <모비 딕> 혹은 <백경>은 매우 길며 (135개 장(章)에 달한다), 상징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19세기 포경 산업에 대한 백과사전 급의 분량을 자랑하며, 지루하고, 난해하며, 19세기 미국 문학의 최고 걸작 중 하나이다. 나아가 혹자는 이 책이 비단 19세기 미국 문학의 걸작만이 아니라 인류사의 위대한 걸작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읽는 데 인내심을 요하는 작품이지만, 만연체와 장광설의 향연과 포경에 관한 장대한 지식을 헤쳐나간 독자는 마지막에 감정과 사건의 폭풍으로 장식된, 아마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통쾌하고 박진감 넘치며 많은 여운을 남기는 클라이맥스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 책을 걸작이라고 말한다. 나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모비 딕>은 위대하다.
책은 아마 문학 작품의 도입부 중에서 가장 유명한 몇 개 안에 들어갈 세 단어로 시작한다: Call me Ishmael. 이쉬마엘은 첫 장에서 말한다. “Whenever it is a dark, drizzly November in my soul (...) I account it high time to get to sea as soon as I can. This is my substitute for pistol and ball. (내 영혼 속이 어둡고 축축한 11월일 때마다 (...) 나는 가능한 한 빨리 바다로 나아가야 함을 느낀다. 이것이 권총과 납탄에 대한 나의 대체재다)” 여기에서 이쉬마엘은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할뿐더러, 바다로 나아가는 것을 자살에 비유하고 있다. 그는 노동하는 선원으로 바다로 간다. 여기서부터 이쉬마엘에 대한, 그리고 소설의, 일면의 모순이 시작된다. 이쉬마엘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 늘어놓는 지식의 양으로 보아 역사와 철학과 생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교육을 받은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피쿼드 호의 일등 항해사와 같은 높은 직책이 아니라, 흔한 선원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므로 이 이쉬마엘이라는 인물은 허먼 멜빌 본인이 투영된 인물이며, 피쿼드 호의 승무원 중에서 이 복잡한 복수와 절망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는 계속 이야기를 풀어서, 어느 부족의 왕자인 퀴퀘그와 포경선들의 중심지인 낸터킷을 설명한 후에 드디어 피쿼드 호에 탑승하게 된다.
이쉬마엘은 포경선에서 이렇게 일하게 되며, 그는 이 일에 대하여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 그리고 그의 자부심은 강한 감정과 역사적 사실이며 신학적 주장으로 뒷받침된다. 24장에서 그는 그의 일을 감정적으로 묘사하면서 “The dignity of our calling the very heavens attest (우리의 부름의 위풍당당함은 하늘이 입증한다)”와 “Drive down your hat in the presence of the Czar, and take it off to Queequeg! (차르의 면전에서는 모자를 눌러쓰고, 퀴퀘그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라!)” 등의 말들을 늘어놓는다.
28장에서 우리는 에이허브 선장을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에서부터 우리는 이 인물이 성경의 아합 왕이 모티브가 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합 왕이 누구이던가? 바알 신을 숭배하고 엘리야를 탄압한 유다인의 왕이 아니던가? 36장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선장의 한쪽 다리를 앗아간, 하얀 고래, 즉 백경, 즉 모비 딕에게 이 에이허브 선장은 편집증적으로 집착한다. 그는 모비 딕이 세상의 모든 악을 담고 있는 것으로 여기며, 그 고래를 죽임으로써 세상에서 이 괴물을 없애고 선을 회복시키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여긴다. 향유고래 뼈를 깎아 만든 그의 의족을 보며 그는 그의 복수심을 불태운다. 36장에서 그는 모비 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That inscrutable thing is chiefly what I hate; and be the white whale agent, or be the white whale principal, I will wreak that hate upon him. (그 기묘한 것은 내가 가장 증오하는 것이오; 그리고 백경이 그 일의 주범이며, 백경이 피고이기에, 나는 그 증오를 그에게 가할 것이오.)” 잠시 내 해석을 덧붙여 보겠다. 여기에서 고래가 악한가? 고래는 악하지 않다. 모비 딕은 알비노 향유고래로, 그 포악성은 눈여겨 볼만하다만, 먼저 그에게 공격을 가한 것도 에이허브였으며, 그에게 다리를 그 정당한 대가로 잃은 것도 에이허브였다. 이는 선지자 엘리야와 아합 왕 사이의 집착의 관계와도 유사하다. 아합 왕도 엘리야에게 계속하여 집착하다가 전장에서 죽음을 맞고, 에이허브 선장 또한 모비 딕과의 혈투에서 끝내 죽음을 맞는다. 이 책에서 에이허브가 아합 왕을 상징한다면, 모비 딕을 엘리야의 상징으로 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악한 것은 모비 딕이 아니라, 가만히 있는 백경에게 지속적으로 집착하고 복수를 다짐하는, 에이허브 선장이 된다. 계속하자. 40장에서 피쿼드 호의 승무원들은 16달러짜리 스페인 금화의 상을 보고 이쉬마엘을 포함한 전원이 선장과 함께 모비 딕을 사냥할 것임을 맹세한다. 이쉬마엘은 말한다. “I, Ishmael, was one of that crew; my shouts had gone up with the rest; my oath had been welded with them; and stronger I shouted, and more did I hammer and clinch my oath, because of the dread in my soul. A wild, mystical, sympathetical feeling was in me; Ahab’s quenchless feud seemed mine. (나 이쉬마엘은 그 승무원들의 일원이었다. 내 함성은 그들의 것과 함께 올라갔으며, 내 맹약은 그들의 것과 함께 용접되었고, 내 맹약을 두드리고 붙잡으며, 내 마음 속에 공포가 있었기에 나는 더 강하게 소리 질렀다. 거칠고 신화적이며 동정적인 느낌이 내 안에 있었다; 에이허브의 지칠 줄 모르는 불화가 나의 것만 같았다.)”
피쿼드 호는 계속 항해한다. 우리는 포경업에 대한 설명을 받는다. 스텁(이등 항해사)가 고래를 죽이고 승조원들은 그 고기를 뜯는다. 이 포경선 위에서의 일상과 종종 나오는 포경의 역사나 고래의 신체에 대한 이쉬마엘의 설명은 100번째 장까지 계속된다. <다리와 팔>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100장에서 드디어 모비 딕이 다른 배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그 배의 선장은 모비 딕에게 잃어서 역시 향유고래의 뼈로 대체한 그의 한쪽 팔을 에이허브에게 보여주며, 이렇게 모비 딕의 최종장이 시작된다.
에이허브는 이제 그 어느 때보다도 백경이 가까워 온 것을 알기에, 그의 모든 증오와 분노를 담아 한 개의 작살을 만들게 한다. 그는 이렇게 주문한다: “For the White Fiend! But now for the barbs; thou must make them thyself, man. Here are my razors, the best of steel; here, and make the barbs as sharp as the needle-sleet of the icy sea. (백색의 악마를 위해서! 하지만 이제 미늘을 만들 차례네; 자네는 그것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네. 여기에 최고의 강철인 내 면도날이 있소. 여기, 그리고 미늘을 얼음으로 찬 바다의 바늘과도 같은 진눈깨비처럼 뾰족하게 만드시오.)” 에이허브는 불같은 진노의 수렁으로 점점 빠져 들어가고 있다. 그의 증오는 그를 소모하고 분노가 그를 통제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 모비 딕의 절정에 이르렀다. 이제 모비 딕의 심장부를 구성하는 감정과 사건의 폭풍우에 휘말릴 차례가 된 것이다. 모비 딕을 쫓는 길에서 피쿼드 호는 레이첼 호와 딜라이트 호, 이렇게 두 척의 배를 만난다. 두 배 모두 에이허브에게 모비 딕을 쫓지 말 것을 충고한다. 에이허브는, 모비 딕에 가까워져 올수록 광기와 진노와 복수심이 계속 올라가기에,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는 레이첼 호의 선장이 그의 잃어버린 아들을 찾도록 도와달라는 부탁도 들어주지 않고 그의 복수만을 위한 여정에 나선다. 그 장은 “And she was Rachel, weeping for her children, because they were not. (그녀는 잃어버린 자식들을 위해 우는 라헬이었다.)” 라는, 피쿼드 호와 에이허브의 최후에 대한 복선을 깔아 주는 의미심장한 말로 끝난다.
에이허브의 말이 아마 그의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을 전하는 데 가장 적합할 것이기에, 나는 여기에서 그의 광기에 대한 증언으로 그의 대사들을 인용한다.
“(모비 딕을 죽일 작살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말에 답하며) Not forged! Look ye, Nantucketer—here in this hand I hold his death! Tempered in blood, and tempered in lightning are these barbs; and I swear to temper them triply in that hot place behind the fin, where the White Whale most feels his accursed life! (벼려지지 않았다고! 여기 보라, 낸터킷 사람이여—여기 이 손에 나는 그의 죽음을 쥐고 있노라! 피로 벼려지고 번개로 벼려졌느니, 이 미늘들은; 그리고 나는 지느러미 뒤쪽의 뜨거운 곳에서 그것들을 세 번 벼려내겠노라 맹세하노라, 백경이 그의 저주받은 인생을 가장 느끼는 곳에서!)”
“Aye, breach your last to the sun, Moby Dick! Thy hour and thy harpoon are at hand! (그래, 마지막으로 햇빛을 보아라, 모비 딕! 그대의 시간과 그대의 작살이 가까이 왔노라!)”
그리고 결국 마지막에, 최고로 절정에 다다른 부분에서, 피쿼드 호의 일등 항해사인 스타벅은 에이허브에게 절망에 찬 채 소리친다:
“See! Moby Dick seeks thee not. It is thou, thou, that madly seekest him! (보시오! 모비 딕은 당신을 찾지 않소. 그를 미친 듯이 찾는 것은 당신, 당신이오!)”
그리고 피쿼드 호는 모비 딕에 의해 침몰하고, 에이허브는 그토록 증오하던 모비 딕에게 박힌 작살의 줄에 감겨서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피쿼드 호의 승무원들 또한 퀴퀘그의 관을 타고 이틀간 표류하다가 레이첼 호에 의해 구조되는 이쉬마엘 외에는 모두 익사한다. 소설은 다음과 같은 말로 끝난다: “It was the devious-cruising Rachel, that in her retracing search after her missing children, only found another orphan. (그것은 잃어버린 자식들을 찾았지만, 오직 또 다른 고아만을 찾은 레이첼 호였다)” 이것이 아마 인류가 바다에 대하여 만든 이야기 중 가장 위대한 이야기로 기록될 모비 딕이다.
책은 이틀 전에 읽었는데,
소설 내용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음.
여기에서 인용한 원문을 내가 번역한지라
오역이 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을 밝힘.
감상문이라고 써 놓고 소설 줄거리만 주구장창 얘기해서 미안.
감상이나 해석은 따로 써서 올려 볼 생각임.
모비 딕은 진짜 전설이다...
나는 머 고평가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별로인것도 아닌 그냥저냥이었는데 감명깊게 읽었나보네
마지막 부분에서 멜빌 필력이 미쳐 날뛰더라
마지막장에 모든것을 파괴하는 고래여~였나 모비딕나오면서 휘몰아치듯 끝나는 건 좋앗다
김석희로 읽음?
원서 읽음
원서로 읽은 것이 놀랍다. 이 감상문을 위해 영어문장들을 번역하는 그 조그마한 것도 나는 힘들어 못할 일이다.
과연 님은 이쉬마엘이라 불릴 자격이 있네요.. 독후감 잘 읽었습니다.
와 모비딕 읽고싶어짐 ㅋㅋㅋ 좋은 글 추
작년에 읽었던 책 중 단연 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