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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거리가 일으킨 먼지는 지형의 광대함에 빠르게 흩어져 사라졌고, 파리한 군종상인이 이런 땅이나 다른 어떠한 땅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을만큼 마른 말과 마른 마차를 타고 부대를 따라다니며 일으킨 먼지를 제외하면 어디서 그 무엇도 일지 않았다. 강철로 푸른 황혼 속 천개의 불꽃에 비추어 상인이 물자를 지키고 선 그 뒤로 쓴 웃음의, 모든 패거리들을 따라다니며 지도에 공백으로 표시된 땅까지 도망쳐 나와 신으로부터 숨어사는 들개무리조차 상대할 소매상이 잠들고 있었다. 그날은 두명이 앓아 쓰려졌고 하나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죽었다. 아침에는 다른 병이 찾아왔다. 병자 중 둘은 보급마차에 올라 콩과 쌀과 커피콩 포대기 중에 뉘여 실렸으므로 누가 햇빛을 가리기 위한 담요를 덮어 주었으나 마차가 덜컹거리고 삐걱거리자 살이 뼈 위에서 물러 줄곧 울부짖었다가 죽었다. 사람들은 새벽 어둠 속에서 영양의 갈비뼈로 무덤을 파 바위로 주검을 덮은 뒤 계속 말을 타고 갔다.



사람들은 계속 타고 갔고 동쪽의 해가 옅은 빛줄기를 뿜더니 더 진한 색광이 피가 갑자기 스미는 것처럼 평원위로 번쩍이매 땅이 하늘로 붙어오른 창조의 끝자락에서 태양이 크고 붉은 남근의 귀두처럼 솟아오르며 흐리던 지평선을 밝혔고 이제 그들 뒤로 악의에 찬 이글거림으로 일어서 앉았다. 작은 돌맹이조차도 그 그림자가 모래위에 연필 자국처럼 늘어져 말 탄 사람들의 윤곽은 마치 그들이 타고 온 밤의 실가닥처럼 발부터 길게 드리움으로 아직 오지 아니한 어둠으로 이들을 당기는 촉수와 같았다. 고개를 숙이고 모자 아래 얼굴을 가린 채 행군하여 마치 잠을 자는 이들의 군세처럼 타고 갔다. 정오 전에 또 한명이 죽었고 시체는 마차 위의 얼룩으로 젖어있는 포대에서 옮겨져 땅에 묻혔고 남은 이들은 계속 타고 갔다.



이제 이리때가 따라오고 있었으니 희고 큰 노란 눈의 개승냥이가 사람들이 점심을 위해 둘러 앉은 데를 바라보며 아지랑이 속에 눕거나 재빠르게 총총거렸다. 다시 움직였다. 겅충거리고 옆걸음쳐 절뚝거리며 긴 주둥아리를 지면에 향했다. 저녁에 불길이 흔들리자 눈들이 흐리다 감겼고 아침에 말에 탄 이들이 서늘한 어둠 속으로 향했을 때에 고깃조각을 찾아 숙영지를 뒤지는 이리들의 울음과 혓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수레는 바짝 말라 개같이 좌우로 휘청거렸고 또 모래에 갈려나갔다. 바퀴가 작아지며 바퀴살이 바퀴통에서 배틀처럼 달가락거리자 몇이 밤동안에 붓구멍으로 가짜 바퀴살을 끼워넣은 뒤 녹색 가죽끈을 묶어 그 자리에 고정시켰고 철테와 햇볕에 갈라진 빗등 사이에 쇄기를 박았다. 수레가 비틀거리며 전진하며 명령받아서 한 거짓 작업의 흔적을 모래 위 방울뱀의 자취처럼 남겼다. 테의 이음새에 박은 말뚝이 헐거워져 뽑혀 나왔다. 바퀴가 부서져 내렸다.



십일 동안 네명이 죽었고 패거리는 현무질 경석만으로 이루어져 눈이 닿는 모든 곳에서 관목도 잡초도 자라나지 않을 평원으로 접어들었다. 대위는 군대를 정지시켰고 길잡이 멕시코인을 불렀다. 둘이 이야기를 하더니 멕시코인이 뭔가 손동작을 취했고 잠시 후 부대는 다시 전진하고 있었다.


지옥으로 가는 상도인 것 같은데, 대열중 누군가가 말했다.


말은 뭐를 먹이게?


닭처럼 모래를 되새김질시켜야지. 때가 오면 탈곡한 옥수수를 내어 줄걸.


이틀이 지났고 군대는 계속하여 뼈와 유기된 의복들을 지나쳤다. 반쯤 묻힌 노새는 그 골격이 너무 하얗게 닦여 작열하는 열 속에서도 발광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들은 모래 속의 말가방과 안장과 사람의 해골과 검게 말라서 쇠같이 단단해진 노새 한 마리를 보았다. 계속 타고 갔다. 하얀 해가 쬐어 유령의 군단같았고 먼지와 같이 창백했으며 칠판을 문질러 지운 돌자국과 같았다. 더 하얘진 늑대들이 겅충거렸고 모이고 흩어졌고 마른 주둥아리를 위로 치켜들었다. 밤에는 손으로 주머니의 곡식을 떠 가축들을 먹였고 말들은 양동이에서 물을 마셨다. 괴질은 지나갔다. 생존자들은 패인 공허 속에 누워 백열로 타는 별들이 어둠속을 뚫고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아니면 외계에서 비롯된 심장이 모래 위에서 뛰는, 아나레타의 행성에 지쳐 쓰러진 순례객처럼 이름없는 밤의 물레질만을 붙든 채 잠을 잤다. 이들은 계속 갔고 마차바퀴의 쇠가 경석에 갈려 크롬처럼 밝게 빛났다. 남쪽으론 푸른 대산맥이 모래위에 호수에 반사된 것과 같은 희미한 뿌리를 드리웠으며 늑대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밤에 다시 출발했고 마차의 덜컹거림과 동물들의 신음을 빼면 여정은 완전히 고요했다. 두꺼운 먼지가 콧수염과 눈썹에 덮혀 달빛 아래서 기묘한 노인들의 행렬과도 같았다. 계속 타고 갔고 별들은 서로 부딪히며 창공을 돌아 시커먼 산들 뒤로 꺼졌다. 사내들은 밤하늘을 잘 알았으매 서부 사막이 길러낸 눈동자는 고전 시대의 사람들이 이름 붙인 것보다 더 많은 기하학적 조형물을 읽어냈다. 북극성에 매인 북두가 감겨 돌자 남서쪽에서 번개가 붙은 오리온자리가 큰 연 같이 떠올랐다. 달빛 아래 푸르게 깔린 모래 위에 번뜩이는 고리같은 수레바퀴가 구르고 획 틀었고 어딘가 방위성을 띄어서 얇은 아스트로라베처럼 돌아갔으며 돌에 광난 말발굽들은 땅을 차고 올라 사막 바닥에서 깜박거리는 무수한 눈으로 보였다. 사람들은 너무 멀어서 들리지 않는 폭풍을 보았고 고요한 번개가 평면을 따라 번쩍이자 검고 옅은 산의 경추가 펄떡이며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야생마가 광야를 달렸고, 그 그림자를 밤까지 내려 달렸고, 가장 옅은 발자취라도 되는양 달빛에 증기같은 먼지를 남겼다.


밤새 바람이 불어 먼지가 이를 갈았다. 모든 것에 모래알이 붙어 사포를 씹는 것 같았다. 아침엔 오줌빛 태양이 어둑한 세계의 먼지 속으로 어렴풋이, 그리고 명암없이 떠올랐다.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멈춰 서 물이나 나무가 없는 마른 숙영지를 만들었고 지친 조랑말이 개처럼 모여서 낑낑댔다.


그날 밤 그들은 전기가 흐르는 땅위로 접어들었고 기묘하게 생긴 푸른 불꽃이 말 등자의 철테 위로 돌았다. 마차바퀴가 불의 고리처럼 회전해 작고 희미한 푸른 빛이 말의 귀나 사람의 수염에까지 튀었다. 밤 사이 서쪽에서 수평번개가 야심한 적란운 뒤에서 뿌리없이 흔들리며 저 멀리 사막에 가장 푸른 밤을 비추었고 그때마다 지평선이 갑자기 경직하며 굳고 검게, 어떤 다른 법칙의 지배를 받아 암석이 아닌 공포의 지질학을 따르는 땅으로 벗기었다. 천둥이 남서쪽에서 올라와 번개로 온곶의 푸르고 헐벗은, 사막을 비췄고, 절대적인 밤으로부터 거대한 갈고리들이 뻗치는 것이 악마의 권세이거나 기아의 땅과 같아 날이 새면 흔적 또는 폐허, 연기조차 남기지 않고 악몽으로 사라지리라.



동물들을 추스리기 위하여 어둠 속에 멈춰섰으나 몇은 번개를 맞는 것이 두려워 마차 안에서 몸에 팔을 감싼즉 헤이워드라는 남자가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했다.


기도문: 전능하신 신이시여, 주님의 영원한 계획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는 것이 아닐지라면 여기에 비를 내려줄 수 있겠습니까?



기도합시다라고 누군가가 외쳤고 남자는 꿇어앉아 천둥과 바람 속에서 울부짖었다: 주여 우리는 말라 비틀어져 육포가 되어 갑니다. 여기 이 친구들은 고향에서 여기 대평원까지 먼 길을 왔습니다. 우리들을 위해 몇방울 물을 내려 주시옵사.


아멘, 사람들이 말했고 이제 등자를 붙잡고 타올라 말을 타고 갔다.


한시간 만에 바람이 서늘해지며 저 밖 어둠에서 포도알만한 빗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젖은 돌의 내음와 물에 젖은 말의 단내와 가죽 젖은 냄새가 올라왔다. 계속 타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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