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자 독후감.
마크 제롬 월터스, 에코데믹, 끝나지 않는 전염병, 책세상, 2020.
코로나19가 1년을 넘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출판계에서도 유례없는 팬데믹을 맞아 여러 전염병 관련 저서들이 쏟아졌다. 이 책도 그 중 하나다. 작년 9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이었어야 할 텐데 이게 웬 걸? 원저는 2003년에 나온 거진 20년이 다 된 책이 아닌가? 본문에서 저자는 아직도 사스가 중국에서 수십 명 째 나오는 ‘현실’을 얘기하고 있다. 그래도 책 자체는 2020년에 나왔으니 과학 전문 역자라는 역자의 후기에 작금의 코로나19와 연관되어 몇 마디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단 한 마디도 없었다. 아니 대체 왜?? 궁금증은 저자의 다른 번역서를 찾아본 결과 해결되었는데 그 책은 2008년에 동 출판사에서 출판된 《자연의 역습, 환경전염병》으로 작년에 출판된 이 책은 그것의 개정판이었던 것이다. 아니 개정판이면 역자 후기라도 좀 새롭게 써주던가. 표지만 바꾼 건 거 너무한 거 아니오?
잡설은 이쯤하고 책 얘기를 하자면 수의학자이자 현재는 언론학 교수인 저자는 광우병, 에이즈, 살모넬라 DT104, 라임병, 한타바이러스, 웨스트나일뇌염 이렇게 총 여섯 가지 전염병을 에코데믹(Ecodemic)이라 규정한다. 에코데믹이란 인류의 급속한 환경 파괴나 생태계 교란으로 인해 인류에게 찾아온 전염병을 의미한다. 딱딱한 학술서가 아니지만 저자가 직접 각 전염병들의 최초 발병자나 주요 초기 연구자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싣고 있어 그 내용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생생히 다가온다.
책에 나온 여섯 가지 전염병들의 내용을 극단적으로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광우병은 단백질 증가를 위해 채식동물인 소에게 양고기를 먹이면서 양의 진전병이 소에게서 인간에게까지 전파되었다. 에이즈는 아프리카 열대우림 벌목 현장에서 야생고기를 먹고 거래함으로써 인간에게 전파되었다. 살모넬라 DT104는 어린 가축에게 천연항생제인 어미의 젖이 아닌 약물과 인공 항생제를 먹임으로써 쉽게 치료 가능한 식중독에게 강력한 내성을 부여해 인간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이 되었다.
라임병은 오래된 숲들이 파괴되면서 그곳에 사는 동물들의 종류가 진드기가 질병을 옮기기 현저히 쉬운 자그마한 설치류나 사슴으로 단순화되고(생쥐와 줄무늬다람쥐는 자신을 무는 진드기들 중 9할에게 라임병을 전염시키지만 주머니쥐, 미국너구리, 새 등은 1할만을 전염시킨다.) 그곳에 사람들의 집이 들어서면서 감염률이 급격히 올라갔다. 한타바이러스는 엘니뇨로 인해 강우량이 증가하자 생쥐 개체수가 급증해(약 다섯 배 이상) 전염력이 월등히 상승되었다. 웨스트나일뇌염은 이스라엘 등 중동이 그 원산지지만 1999년 여름 뉴욕을 강타한 뒤 3년 만에 미국의 34개 주를 휩쓸었는데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매개체 모기에 적합한 환경 조성, 전염된 철새의 이동, 만연화된 세계여행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되었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며 끝맺는다.
“그렇다면 들끓는 이 새로운 전염병들은 생태학적, 인구학적, 산업적으로 얼마나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을까? (…) 우리는 새로운 질병들이 생태학적으로 어떻게 유래했는지 꽤 많이 파악해왔지만, 이렇게 늘어나는 전염병들을 근절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새로운 치료법과 치료약 개발에만 몰두해서는 그 일을 해낼 수 없다. 우리는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건강의 토대가 되는 생태계 전체를 보호하고 복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무리 백신을 개발하고 치료제를 개발해도 환경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 전환과 급진적인 보호 및 복원 없이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새로운 팬데믹이 인류를 맞이하리라는 이야기다. 이런 책을 읽었으면 뭐라도 변해야 하는데... 나도 참 책은 왜 읽나 싶다. 어쨌든 지금 읽고 있는 《기후변화의 심리학》이랑 《팬데믹의 현재적 기원》이랑 엮어 읽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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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하루에 하나를 쓴다니???
마크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 읽어주세요!!!
ㅋㅋㅋㅋㅋ그거 개꿀잼처럼 보이던데요. 목차만 봐도. 도서관에 이미 있는 거 확인했으니 담달엔 읽어보도록 하겠슴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