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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바람이 불고 있다. 《침묵》. 마침 비바람 때문인지 스팀 다운로드도 정상이 아니다. 네트워크가 끊어졌다가 이어졌다가, 다운로드 서버를 바꿔보기도 했다가, 대기 예상 시간이 하루이기도 했다가 지금은 4시간 반 언저리다. 줄어들었다가 늘어났다가 한다.

오랜만에 읽는 소설이라 서사를 기대했는데 서사가 없다. 이게 현대 소설인가 우스운 생각도 하면서.

아무 의미없는 단어의 나열, 자꾸 끊기는 대화, 나오는 대로 뱉는 문장. 처음엔 이해를 해보려고 했으나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것 같아 그냥 두며 훑어 읽었다. 해설이 필요하겠다 싶더니 역시나 있다. 전자 장비가 내뿜는 화이트 노이즈를 대신하는 말들, 단어들. 《피네건의 밤샘》, 아마도 경야, 애써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것같았다.

거리를 묘사한 짧은 대목에서 매카시의 《더 로드》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 책에선 세상은 이미 망한지 오래라 인간성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이제 막 세상이 망한 입장에서는 전문가들이 곧 문제를 해결할거라 낙관하고 있는 인물도 있다. 

저 밖의 사람들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내 줄까 생각하는 여유. 위도우 제인, 버번 위스키를 끊임없이 마신다. 술 마시고 싶다.


갑자기 전자기기가 멈춰버린 상황인 130 페이지 정도 되는 소설임

어질어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