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약간 어려운 소설이었다. 아직 "상실"을 많이 접하지 못한 젊은 나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애란은 "상실"을 하나의 테마로 모은 단편 소설집을 써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편을 꼽으라면 단연 "입동"일 것이다. 아이를 잃은 한 부모의 시점에서 보여주는 소설이다.
나는 아직 청년의 나이이기에 아이를 가져본적도, 심지어 기르거나 놀아준 적도 거의 없다. 하지만, 눈시울이 시큼해졌다. 상실이란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지나가듯 무수히 보아왔던 티비 속 "작은" 사건들. 나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건이었다. 누군가 겨울에 가스에 질식해서 죽고, 유치원 자동차가 후진하다 아이가 죽고... 잠깐 보고나서 슬프다. 안타깝다. 한마디를 하고 그 일은 기억에서 사라진다.
다른 사람에게 한낱 일상 속에 포함된 작은 과정이, 누군가에겐 원래의 일상으로부터 배제되어버리는 사건이 된다.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한 부모의 이야기이다. 또한, 이 이야기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내가 어떻게 커왔는지, 부모님이 어떤 생각을 하셨었을지, 그런 사소한 생각들. 소설의 내용이 너무나 있을법한, 아니 이미 일어난듯한 실화를 그린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문학은 평소에 거의 읽지 않았었는데, 문장도 너무 이뻤다. 인상깊었던 문장은
" 볼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이 문장은, 겨울에 흔하게 돌아다니는 스노우 볼 (작은 유리구슬안에 눈이 내리는 장식품) 이 생각난다. 생명력이 가득한 여름이라는 계절속에, 내 마음은 상실로 인해 겨울과 같이 얼어붙어버린 바깥와 화자의 내면의 온도차를 표현한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제일 어렵게 읽은 부분은 단편 중 "침묵의 미래"였다.아마도 이상 문학상 수상작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처음엔 솔직히 무슨이야기인지 잘 이해가 안됐다. 이해할 수 없었던 이유는 나중에서야 알 수 있었다. 소설의 화자가 "언어"였다. 좀 충격적이었다. 인물이 주인공이 아닌 소설이라니. "침묵의 미래"는 사라져가는 언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이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인 그런 사람들을 모아둔 언어 박물관을 배경으로 하는 독특한 이야기였다. 기분이 묘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견식이 많이 좁아서 이 소설을 제대로 읽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상실이라는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는 기분이 든다. 무슨 감정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나같이 너무 진실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던 단편집이었다.
저 인상깊다는 문장 풍경의 쓸모에 있는 문장 맞지? - dc App
난 가리는 손이 가장 인상 깊었음. 입동은 너무 최루성이라는 감상을 지울 수가 없다. - dc App
굿!
그리구 제일 맘에 들었던 단편은 노찬성과 에반이었어요...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제가 어려서일까요? ㅋㅋ) 단편이었어요
동진 옹아가 추천해줘서 읽고싶었는데 도서관엔 대출중이더라구. 구입이라도 해서 함 읽어봐야겟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