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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슈로 2주 격리 중이라 (확진은 아님) 미뤄왔던 죄와 벌을 드디어 읽었음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읽으며, 또 히치콕의 스릴러를 보며 분야를 막론하고 고전이 반드시 지루하고 어려운 것은 아님을 대략은 깨달았는데, <죄와 벌>도 이런 생각에 힘을 실어줬음
사실 소재 자체가 지금 기준으로도 상당히 자극적이고 막장이라 ㅋㅋ 전혀 지루하거나 그러진 않았음. 선민의식 비스무리한 영웅주의에 경도되어 살인을 저지르고 구원받는 젊은 남자.. 뿐만 아니라 죽어나가는 사람들도 워낙 많잖어?
게다가 문장도 유려한지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읽었음. 페테르부르크 날씨나 풍경 묘사하는 부분이 인상깊더라. 내가 막 답답해지고 후덥지근해지는 묘사들이 많았음 ㅋㅋ
물론 라스꼴리니꼬프 이새끼 망상할땐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 때가 있긴 함. 사람 둘 죽이고 정신이 불안정한 탓에 논리적 사고가 어려운 탓이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내 무식을 라스꼴리니꼬프 잘못으로 돌린 것 같아 미안해지네 ㅋㅋ; 암튼 대략 800페이지 분량인데 4일 나눠서 읽으니 금방이더라. 하루애 한 5~6시간씩 읽은듯
그런데 다 읽고도 아쉬운 것이 개별적인 장면에서 부분적으로 느껴지는 감흥 같은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를테면 소냐와 라스꼴리니코프가 성경을 읽는 장면은 크리스챤이 아님에도 가슴 깊이 Holy해지는 장면이었음) 고전 문학에서 으레 기대하곤 하는 인생에 대한 통찰 같은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없었다는 점..
분명 독자의 교양이 부족한 탓이겠지 ㅜㅜ.. 물론 도끼급 먼치킨 작가의 세계를 풀로 이해하는 것은 대단한 지식인들에게도 어려운 일이겠지만서도, 만신전에 오른 작품의 진가를 느끼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교양과 사고가 필요한 거니까..
어떻게 보면 그 '일정 수준'이라는 것에 도달하기 위해 고전을 읽는 것이겠지만 <죄와 벌> 같은 소설을 읽고도 많은 것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안타깝고 약간의 자괴감 비슷한 감정이 드는 것 같다..
부끄러우며 또한 외람된 말이지만 <죄와 벌> 독서와 <해리 포터> 시리즈 감상을 병행했는데
솔직히 <죄와 벌> 클라이막스보다 <해리 포터> 마지막 편에서 스네이프 교수 진실 밝혀지는 씬이 더 감동적이었음..
고백합니다..
근데 성인 돼서 봐도 해리포터 꿀잼이긴 함 강추..
ㅋㅋㅋ 교양 얘기하다가 해리포터로 빠지는거 개웃기네
해리포터는 꿀잼 감동작이 맞긴함 ㅇㅇ
스네이프는 어쩔수없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