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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그래요, 동기만 찾는다면!
......저는 사실 범인을 특정하고 있었습니다.
......패주무사의 금이 바로 여기에 있을지도 몰라요!
......사랑해, 노리코
한줄요약
공포와 모험이 어우러진 긴다이치 시리즈의 최고 명작
긴다이치 코스케의 최고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팔묘촌, 이로써 나는 옥문도, 이누가미 일족에 이어 세이시의 작품을 세 번째로 접했다. 순서도 꽤 나쁘지 않았다. 옥문도랑 이누가미 일족 모두 늘 '팔묘촌'과 거론되면서 아쉽게 후순위를 기록한 작품이라 얘기됐고, 둘 모두를 읽은 뒤에 팔묘촌을 읽었으니 말이다.
팔묘촌의 특이한 점이라면, 팔묘촌은 긴다이치 코스케가 주인공으로 나오지 않고, 그를 중심으로 서술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긴다이치 코스케는 팔묘촌에서 웬만한 조연 이하의 비중을 갖는다. 사실상 코스케가 팔묘촌에서 역할하는 것이라면 이누가미 일족에서처럼 마지막에 해설하는 정도가 아닐련지.
주인공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나 알고보니 시골 유력가문의 후손이었음이 밝혀지면서, 그곳의 아들로서 팔묘촌이란 시골에 내려가게 된다. 그러나 그는 팔묘촌에 내려가기 전에 그는 팔묘촌에 피를 부르게 되리란 경고장을 받고, 실제로 그가 팔묘촌에 가기도 전에 한 사람, 가서도 몇 사람이 차례로 죽어나가는데......
정리하자면 팔묘촌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되는 공포/모험소설에 가깝다. 추리 요소는 사실 거의 없고, 사건의 트릭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다. 오히려 이 소설은 트릭보다는 동기가 더 중요히 여겨지고, 동기를 밝혀내는 게 곧 범인을 밝혀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명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임에도 추리 요소보단 1인칭 화자로 다뤄지는 살인사건의 피로함과 공포, 그리고 팔묘촌에서의 모험 요소를 즐기는 것이 훨씬 좋다.
팔묘촌의 또 다른 매력은 3인 3색의 히로인이 나온다는 점인데, 본문 피셜 말괄량이 기질의 누님 성격 미야코, 병약치유계의 누님인 하루요, 마지막으로 백치미가 돋보이는 순정여동생 노리코가 바로 팔묘촌의 히로인이다. 이 히로인이 '나'와 엮이는데, 각자의 매력이 참으로 요망하단 점에서 세이시는 오타쿠가 틀림없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다지미 가의 고모할머님(부부)도 독특한 조연이고, 코스케도 참으로 특이한 조연이란 점에서(...) 팔묘촌에서 인물 개성만큼은 정말이지 역대 작품 중에서도 최고인 듯하다. 이누가미 일족처럼 작위적이고 자극적으로 느껴지지도 않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호평할 만하다. 물론 시골 인심 만만치 않다는 점에선 다소 그렇지만(...)
세이시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여전히 일품이다. 물론 이누가미 일족이나 옥문도가 빚어내는 분위기에 비하면 다소 인상적인 편은 아니지만, 1인칭 화자를 통해 얘기하는 '불안'과 '공포'의 정서는 확실하게 와 닿는다. 그뿐만 아니라 팔묘촌에 얽힌 패주무사의 이야기, 그리고 요조의 이야기를 통해 깔린 배경, 시골 사람들의 미신...... 그 모든 게 합쳐지고 어우러지는 건 말할 것도 없다.
반전에 대해서도 인상적이다. 옥문도나 이누가미 일족에 비교하자면 꽤 많은 반전이 들어가 있다. 하나하나가 스포일러니 얘기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런저런 반전을 추측해보는 것도 묘미일 것이다. 범인에 대한 반전도 포함돼 있으니, 추리소설이라 부르기 애매할지언정 독자가 추리 못 할 건 아니다.
나는 팔묘촌을 굉장히 재밌게 봤는데, 우선 탐정이 아닌 용의자이자 피해자(?)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것도 재밌었고,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모험을 감행하는 것도, 히로인들의 매력이나, 어느 것하나 빼먹지 않고 재밌었다. 물론 그놈의 "~했다면 ~했을 텐데." 따위의 말은 좀 질리긴 했지만 말이다.
무엇보다도 결말이 감동적이다. 훈훈하다는 얘기다. 물론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보면 좀 찝찝하긴 해도...... 살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여간 세이시 특유의 엔딩은 해피엔딩도 해피엔딩이 아니다. 그래도 이누가미 일족이나 옥문도에 비하면 정말 나쁘지 않은 엔딩......이니까 세이시 최고 명작 팔묘촌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p.s.옥문도, 이누가미 일족, 팔묘촌을 읽으며 느낀 건, 사실 코스케가 무능해 보일수록 작품이 재밌어지는 건 아닐까 싶다(?) 팔묘촌에서 보인 코스케는 정말 일본 최고의 명탐정의 명예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팔묘촌 등급표
필력: A+
독서 과정에서 느끼는 총체적인 평가, 곧 작품 자체에 대한 인상. 나머지 6개의 기준을 모두 합친 또 하나의 전체적인 기준.
가독성: A-
문장을 읽을 때 글이 얼마나 잘 읽히고 술술 넘어가느냐를 기준으로 삼음. 본인 어휘력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으니 주의.
인물: A+
주인공을 비롯한 각 등장인물들이 가지는 개성, 매력, 혹은 대사 센스, 유머까지, 곧 작중 인물을 얼마나 잘 살려내고 잘 써내고 잘 활용하느냐에 대한 기준.
설정: B
장르별로 기준의 정의가 다르게 작용하겠지만, 공통적으로는 배경되는 시공간과 전후상황 등의 설정들이 가지는 매력과 활용도가 기준.
분위기: A+
말 그대로 작품에 깔리는 분위기. 전체적인 분위기, 각 파트별 분위기, 분위기 전환 등의 '장면 인상' 위주의 기준.
구성: B+
책 자체의 구성(목차), 문단 구성, 사건 구성, 사건의 흐름, 배치, 플롯으로 퉁칠 수 있는 부분까지. 소설의 골격에 대한 기준.
문장: A
필력이 소설이라는 군집적이고 총체적인 문장의 인상이라면, 문장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부분을 가리키며, 흔히 부르는 묘사도 여기에 포함.
팔묘촌 꿀잼
꿀잼인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