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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 목록(링크 첨부 예정)
세실, 주희(박민정)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임성순)
그들의 이해관계(임현)
더 인간적인 말(정영수)
가만한 나날(김세희)
한밤의 손님들(최정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박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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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적 이데올로기를 해체하고, 전복하며 반역하고,
모국어라는 권력을 깨닫고, 스스로 성찰하고,
뉴올리언스 버번 스트리트, 전범 기업, 야스쿠니 신사,
주체가 가진 이데올로기의 허위성을 폭로하고...... 하여튼 뭘 좀 많이 했어요
한줄요약
이거 이데올로기 빼면 시체 아냐?
2021 젊은작가상을 읽기 전에 읽어보는 2018 젊은작가상. 2019는 도서관에 없어서 못 빌렸다. 어쨌건 목표는 하루 1 리뷰고, 많이 노력하겠다. 사실 하나씩 읽는 거야 문제 없는데, 그걸 정리하고 리뷰로 쓰는 게 고역이라......
세실, 주희는 두 가지 이야기가 병치돼 있다. 뉴올리언스 버번 스트리트에서 J 따라갔다가 목걸이 받고 가슴이나 까라는 얘기를 들으며 그것이 영상에 찍혀 포르노 사이트에 올라간 얘기, 그리고 한국에서 세실이란 일본인이랑 친해진 이야기. 전자는 내가 얘기한 게 거진 전부고, 후자가 이 단편의 좀 더 주축이 되는 이야기이다.
내용은 심히 간단하다. 분량도 별로 없어서겠지만, 세실이 유노윤호 때문에 한국에 왔고, 유노윤호의 고향인 광주에 가고 싶고, 한국어를 엄청 잘하고 싶어해서 같은 직장(K-뷰티 산업)에 종사하는 주희에게 한국어교습 좀 부탁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세실의 증조외할머니가 학도대에 참여했고 야스쿠니 신사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세실과 명동에서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데 위안부 집회가 함께 열리고 있어서 세실이 관심 가지고 참여하려는 걸 주희는 딱히 말리지도, 그걸 알려주지도 않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니까...... 솔직히 내용이나 서사 면에서 말할 건 심각하리만치 없다. 뉴올리언스 버번 스트리트에서 참회의 화요일에 겪은 일은...... 실제로 알아보니 뉴올리언스 버번 스트리트에서만 일어나는 향락적인 풍습이고 여기 묘사된 것처럼 굉장히 야만적이고 문란한 것 정도는 아니었다.(물론 mardi gras slut이라 검색하면 폰헙이 먼저 뜬다. 애초에 slut 자체부터가...) 비유하자면 데카메론 같은 느낌? 주희는 J 따라 갔다가 엿을 거하게 먹은 거나 다름없다.
내용이나 서사에서 별 게 없을수록 그 구조와 의미가 중요해지는 법인데(무슨 법인진 모르겠다. 별 게 없으니 이거라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 미천한 나로선 이걸 도저히 해석할 자신이 없으니 해설을 열심히 봤다. 작가노트는 그냥 자기가 열심히 고민했고, 알레르기 약까지 먹어가면서 열심히 썼다는 걸 열심히 어필한 것밖에 없더라고.
해설은...... 요약하자면 이데올로기다. 그 짧은 몇 페이지에 이데올로기란 단어가 도대체 몇 번을 나오는 건지. 얘기하자면 J는 서구의 이데올로기를 담습하고 그걸 흉내내는 사람이었고, 영어가 모국어라 그 모국어로서 가지는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는 인물이다. 그런 J를 주희는 따라다니기만 했을 뿐이다. 그러다 엿 좀 먹었다.
그런 J-주희의 구도가 한국에 와서 주희-세실의 구도로 병치된다. 세실은 J처럼 누구보다도 한국을 흉내내고 따라하려고 노력한다. 솔직히 내 눈엔 그냥 건전한 아이돌 팬 같은데 해설자 눈엔 그렇지 않아보였나보다. 세실의 텅 빈 눈이라고 언급하면서까지 세실을 공허한 존재로 본다. 그런 세실은 자기 증조외할머니를 전쟁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주희는 J에 입장에 놓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엿 먹었던 일을 계속 곱씹으면서 성찰했고, 그게 결정적으로 세실의 증조외할머니가 실은 전쟁 영웅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까지 도달한다. 이데올로기가 가진 허구성을 폭로하는 지점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읽으면서 그런 게 다 와 닿은 건 아니고, 최대한 해설 보며 내가 이해한 걸 얘기하는 거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부 같은 건 해설을 직접 인용하는 편이 좋겠다.
위안부 집회에 전쟁 영웅의 후손인 세실을 밀어넣음으로써 식민-피식민의 구도를 일그러뜨리는 이 구조적 전복은 결국 세실이 한류 문화의 소비자-주체로서의 욕망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도록 철저히 방조함으로써 수행되는 셈이다. '무저항의 저항성'이라 할 만한 이 지극히 정적인 수행성은 주체로 하여금 이데올로기와 완전히 동일시되라는, 이데올로기의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요구를 주체가 극단적으로 추구하였을 때, 즉 주체가 완전히 이데올로기적으로 작동했을 때 역설적으로 촉발된다. 이데올로기의 내부에서 이데올로기의 전복 가능성을 발견하는 낯설고도 이질적인 순간에 세실과 주희는 당도해 있는 것이다.
대충 이렇다는 얘기다. 솔직히 말해서 이 해설에서 쓰인 어휘가 너무 현학적이고 독자 배려라곤 눈곱만큼도 없어보여서 짜증이 났다. 두세 번 읽고 하나하나 떼어서 겨우겨우 이해했다. 해설은 이 소설의 진정한 미덕이 주희가 뉴올리언스에서 엿 먹었던 일을 곱씹은 게 결국 이데올로기의 탈구적 경험으로 부지중에 이데올로기에 반역하고 어쩌고 했다는 건데......
그냥 아 그렇구나 하면 된다. 이 소설이 그래서 뭘 얘기하느냐 하면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솔직히 말해서 사례가 사례라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K-아이돌 좋아해서 한국 오고, 한국어 배우고, 광주까지 가보겠다는 게 그렇게 까일 일인가? 잘못된 건가? 모든 사람이 일일이 자기 이데올로기(솔직히 이 말도 너무 와 닿지 않는다)를 인식하고 저항하고... 그래야 하나?
오히려 나는 전쟁 영웅을 야스쿠니 신사에 모시고 있는 일본인조차 한국의 아이돌 좋아해서 한국 온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여러 면모를 알게 될 것 아닌가?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이니 폭로니 그런 말 쓰지 않아도 한국의 아이돌에서 한국을 좋아하기 시작한다면 그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고 선택할 날이 올 것이다. 그럼 주희가 해야 할 건 위안부 집회에 침묵하고 보내버리는 게 아니라 천천히 시간을 들여 세실에게 한국을 알려주는 게 맞지 않나?
이건 내 가치관의 문제라 소설의 완성도나 주제의식에 왈가왈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해설을 보니 이데올로기에 너무 묶여있단 생각이 든다. 근데 소설도 이데올로기 빼면 딱히 해석할 방향도 없어보인다. 유감스럽다.
소설로서의 재미? 그런 게 딱히 있는 편도 아니다. 중간에 동물실험하는 화장품 회사나 전범기업이나 너무 자잘하게 굳이 언급해야 되는 것들까지 섞으면서 난잡함만 느꼈다. 뉴올리언스 일을 병치시키는 것도, 그걸 곱씹는 것도 좋은데 구성이 깔끔하지 않아서 번잡하단 인상도 있었고.
잘 썼나? 그건 모르겠다. 일단 모른다는 시점에서 잘 쓴 건 아닌 것 같다. 무난한 거냐, 못 쓴 거냐의 문제만 남았을 뿐.
대상감인지는 모르겠는데, 나머지 소설을 읽다보면 "아 이게 대상 줄 만했네."라고 말할지도 모를 일이다. 2020때처럼 말이다.
국내작품은 등급표 매기지 않으련다. 매겨도 A 이상이 없는데 매기고 싶지 않다.
이런 게 훌륭한 감상이 될 순 있는 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민정은 소설가로 활동하는게 신기하다고 느껴질만큼 소설을 못 써
근데 워낙 못 쓰는 사람 많아서 이정도면 괜찮지 않나... 싶기도 하고(...)
더하신 소설가님들도 있단 말이야? 무섭네...
사실 누가 더 못 쓰냐고 구분하기 힘든 것 같음. 필력 누가 더 좋냐고 붙으면 일정 수준부터 호불호로 갈리듯, 못 쓰는 것도 똑같은지라...
한번 읽어보고 싶네. 영상 찍혀 포르노 올라간 얘기는 작가의 다른 작품 모르그 디오라마에서 본 소재구만
뭐 직접 읽어보면 굉장히 심심한 이야기일 거야. 뭐 없거든. 엿 좀 먹었었고, 엿 좀 먹으라고 한 게 다야
처참하네..
요 소설은 서로가 서로를 가해하는 피곤한 구도가 제맛임
구도가 좋은 건 머리 좀 식히니 알겠는데 다른 건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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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보단 그 다음의 임성순이 좀 더 재밌고 와 닿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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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비판이 될 수 있다는 건 인정함ㅇㅇ 단편 자체에 대한 반응보다는 해설까지 곁들인 것에 대한 염증에 가까웠으니......
다 이해하니까 잘 풀어냈다는 생각은 했음.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해설'이란 이름을 달았으면 이렇게 쓰는 건 좀 아웃이지 않나 싶었다. 좀 더 쉽게 쓸 수 있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