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0fa11d028316f56ba15eaa5e1d2899cddb8d9a73bab1107d582e470a685f6bdc3ea911742a19070845278f4b97e4817325e525589b8709a7b



21살 학식인데

이전까지 읽어본 책이라고는 정말 급식 때 숙제용으로 읽었던 책들이랑 대학 들어와서 읽은 전공서적들 뿐이었음.

심지어 난 만화책도 안 봄.

그런데 이번 년도에 갑자기 어떤 계기로 인해 처음 독서를 시작하게 됨.


그 계기는, 먼저

미국 애니메이션 중에 '사우스 파크'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대충 에피소드 형식의 미국 사회, 정치 풍자하는 심슨같은 애니메이션임.

난 그걸 넷플릭스에서 처음 봤는데, 애니메이션이라고 애들 보는 그런게 아니라 굉장히 저속하고, 성적, 폭력적으로 내 원초적인 감각을 건드리는게 너무 재밌어서

네이버 같은 곳에서 옛날 에피소드까지 찾아가며 수십 편은 보았던 것 같음.(90년대에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방영 중)


아무튼 그 사우스 파크의 에피소드 중에 '호밀밭의 파수꾼'이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링크 올리기는 좀 그렇고 'The tale of Scrotie McBoogerballs'라는 제목임, 찾아서 보고 글 읽는 것을 추천)

그 에피소드에서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사람들이 구토까지 할 정도로 매우 저질스럽고 징그러운 내용으로 이루어진 책으로 묘사됨.

또 비틀즈의 존 레논을 살해한 마크 채프먼이 이 책을 좋아했다는 것도 이거 보고 처음 알음


사실 이제와서 안 거지만 호밀밭의 파수꾼은 안 읽어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책 중 하나잖아?

근데 난 앞서 말했듯 진짜 책을 아예 안 읽었었고 급식 때도 도서관 가 본 기억이 없는데다 애초에 그냥 독서라는 취미 자체에 아예 문외한이라

아는 책도 없고 그러니 당연히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 진짜 애니메이션에서 봤듯이 더럽고 추잡스러운 책인 줄 알았음.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유가 잔인하거나 저질스러운 것에 유머 코드가 맞아서 좋아했던 건데,

그런 애니메이션에서조차도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이 토할 정도로 존나 더럽고 역겨운 책이라고 하데? 그러면 나로서는 안 읽어볼 수가 없지.

책의 기본적인 줄거리나 장르조차도 모른 채 제목만 아는 상태에서 그 책을 덜컥 구매하게 됨.

(사실 나는 영화 볼 때도 일부러 예고편, 포스터조차 보지 않고 제목만 듣고 가서 보는 걸 좋아함.)


그래서 그거 보자마자 교보문고 가입하고, 내 인생에서 순수한 개인 의지로 내돈내산해서 처음 구매한 책이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었음.

여기 갤러들은 당연히 알겠지만 위에서 말한 역겨운 내용, 저질스러운 묘사라고 느낄만한 요소는 전혀 없었더라.

내가 읽어본 감상은 그냥 속물적인 사회를 싫어하는 소년의 성장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음.


그래서 내가 실망했을까? 전혀 아님.


내가 기대했던 토쏠리고 저질적인 내용은 아니었지만, 책 속 주인공이 방황하는 이야기가 너무 마음에 들더라.

소설이라는걸 거의 처음 접해보는 원시인이었던 나는 빨려들어가듯 이 책을 정말 재밌게 읽었음.

정말 독서가 이렇게 재밌는 건지 전혀 몰랐더라. 심지어 마지막 여동생 부분에선 진짜 눈물 나올 것 같아서 즙컨 오지게 했었어.


책을 다 읽고 나서. 갑자기 독서에 엄청난 흥미를 느끼게 된 나는 앞으로 쭉 책을 읽기로 결심함.

호밀밭의 파수꾼은 1월 중순에 읽었었는데, 그 다음부터 지금까지 읽은 책이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1984, 그리고 1984를 너무나 소름끼치고 재미있게 읽었어서 지금은 조지오웰의 다른 작품인 카탈루냐 찬가를 읽고 있음.

그 다음으로 읽을 책으로 데미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독린이라 일단 유명한 책들부터 섭렵해 보려고 함)은 미리 사두었고,

이것까지 다 읽으면 또 사서 읽으려고 모비딕, 마의 산(이것도 뭔 책인지 모르는데 어려운 책이라고 하길래 도전정신에 충동적으로 고름), 인간실격 이렇게

장바구니에 담아 놨음.


내가 이렇게 독서에 시간과 돈을 소비해 볼 줄은 전혀 몰랐어.

책 많이 읽는 분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지금 2달동안 읽은 책 4권이 과거의 나였다면 2년에 걸쳐서 봤을 책이거든 ㅋㅋ (겨울방학, 여름방학, 그 다음년도 겨울방학, 여름방학 숙제용)



아무튼 내 얘기는 여기서 마침.

내가 글 쓰는 재주도 없고, 게다가 인터넷에 사람들 상대로 글 써보는건 거의 처음이라 문맥도 좀 안 맞말투도 어색할 수 있음...

지금까지 쓴 거 훑어보니 그렇게 영양가 있는 글은 아닌 것 같네. ㅎㅎ;;


그래도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