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나서 소설 몇 권 읽었습니다. 독갤 활성화를 위해 주저리 주저리 합니다.


 1. 고양이 요람 - 커트 보니것


 주인공이 아이스-나인 이라는 치명적인 살상무기를 추적하는 이야기.

'보코논 교'라는 재밌는 종교도 나오고, SF적인 요소도 조금 있다.

당연히 보니것하면 꼭 언급되는 허무주의 블랙유머 풍자들로 가득했음.

개인적으로 이야기는 좀 지루했다. 긴장감이 다소 부족하고, 서사가 1차원적이랄까. 블랙유머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면 좋아할 것 같다.

 "전 인류의 입장에서는 아주 심각한 일이, 단 몇 사람의 어리석음으로 인한 것이었어요! 허허허! 정말 바보같지 않습니까?!"

뭐 이런 식의 감성인 것 같았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있었다.

전쟁사, 혹은 이라크 전쟁, 또 지금 김정은이 하는 꼴을 보면. 전쟁이라는 게 몇 명의 머저리, 몇 명의 윤리의식없는 과학자들 때문에

벌어지고, 고통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떠안는단 말이지. 그걸 보면 정말 어이가 없어서 너털웃음이 나오는데.

이 소설에서는 보니것의 '너털웃음'이 느껴졌다.


 2. 한밤의 아이들 - 살만 루슈디


 우주명작. 몇 페이지 뒤에 보니 한국소설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던데..

참 이런 작가가 우리나라에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읽었던 고래나 검은꽃이 이 작품과 비슷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텐데.

저 두 작품도 못 쓴게 아닌데.. 한밤의 아이들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사실 효율측면에서 보면, 고래나 검은꽃 건너뛰고 한밤의 아이들 읽는게 독자입장에서 맞긴 하다..

한국문학에 대한 신뢰가 그러니 낮아지는 것. 물론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합니다.

 독립 후 인도의 역사를 개인과 결부시켜 마술적 리얼리즘 식으로 풀어낸 소설. 너무 엄청난 소설이고 논문을 쓴다치면 한 바가지 나올 소설이라, 성급한 해설은 자제하고 싶고.

인도의 신화, 역사, 정치, 당연히 개인의 실존까지 녹여낸 입체적인 소설이다.

인도라는 공동체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절실함도 느껴진다.


 3. 살인자의 건강법 - 아멜리 노통브


 왓챠 도서에서 추천 뜨길래 본 소설. 불치병에 걸려 2달의 삶을 남겨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내용.

처음 남자 기자 네 명 정도는 작가의 괴팍한 성격에 나가떨어지고, 만만찮은 여자 기자가 그의 미완성 소설에 대한 진위를 파헤치기 시작함.

그리고 밝혀지는 비밀들...

 소설 대부분이 대사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대사의 핑퐁이 흥겹다. 

작가 '타슈'는 역대급 문제적 인간. 이 인간이 내뱉는 말들은 기분나쁘기도 하지만 나름의 통찰력도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소설을 문학을 중심에 둔 작가와 독자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로 보았다. 작중 상황은 하나의 은유랄까. 

뭐 그리 방대한 양도 아니고 읽히기도 잘 읽혀서 하루 만에 읽어치웠다.


 이어서 오르한 파묵 소설 하나 읽고 있는데 이것도 꿀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