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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 - \'성\'
450페이지의 책을 읽고, 나는 찝찝하고 감질맛나는 미완성 글에 대한 아쉬움과 동시에 반대로 긴 숨을 쉴 수 있는 편안함, 안락한 휴식을 느꼈다. 미완성작이기에 끝까지 잔인하지 않을 수 있었던 점에서, 남아있는 숨을 모두 잃게 목을 졸라 독자들을 질식사의 벼랑으로 밀어버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얘기하고자 하는 것들은 그러한 질식사보다 더 가깝고 익숙한 것들이다. 카프카의 소설이 늘 그렇듯 공간과 시간의 이동은 책에서 큰 의미가 없다. 그가 의도하는 것은 항상 그 분위기와 감정의 변화이다. 마냥 막연하고 흐릿했던 불안감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구체화되어 어느새 우리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 그가 무엇을 추가로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사실 우리 목을 항상 조르고 있지만 의식하지 못해던 것이고 그것들은 소설에서나 현실에서나 처음부터 제시되지만 우리가 느끼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책에서의 무의미하고 막연한 \'성\'의 존재는 현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행정제도, 사회, 문화, 이데올로기등과 같다. 그것들은 국가내에 반드시 존재하고 있지만 개개인에게는 자세한 설명과 설득, 계몽등이 생략되며 무비판적 준수만이 강요되어질 뿐이다. 그리고 개개인은 그 속에 둘러싸여 행복해지고 슬퍼진다.
미완인데도 책 두께가 ㅎ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