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일 2020/10/23
- 143일차 2021/03/14
- 오늘 읽은 책
1. 일리아스 - 호메로스 - 숲, 천병희 역
424p ~ 496p - 73p
-143일차, 각 인물들의 대사를 내가 말하는 것 처럼 상상해보니 이입이 훨씬 쉬웠다.
사실 일리아스는 노래였지 않은가?
그래서 글로 읽기에는 사실 지루한 부분이 있다.
반복되는 형식이 노래로 불리기에 노래로 기억되기에 좋은 형식이었을진 모르지만
아무래도 현대에 이르러 활자로 읽어내기에는 시청각적 자극이 결여되있는 면이 있겠지
특히, 이런저런 tmi들이 그 몫을 더 갈망하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집중해서 읽으면 한 문장 한 문장이 모두 달라 조금씩 새로운 아름다움을 풍겨오는데
칼 융이 호메로스를 끊임없이 산물을 창조하는 자연 그 자체라 평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올륌프스의 신들과 전쟁터의 영웅들이 서로에게 내뱉는 말들은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어떤 때는 논리적이고, 어떤 때는 분노나 슬픔이 차오르고, 간혹 비꼬는 말을 내던질 때면 웃기기도 참 웃기다.
파트로클로스가 전차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케브리오네스를 보고 얼마나 경쾌한 잠수부냐고 비꼰 드립이 16권의 킬링파트였다.
일리오스의 이야기도 절반을 지났고, 아킬레우스도 그 활약을 떨칠 때가 왔다.
오늘까지 달린 거리
7637 / 42195 (약 17.92%)
것도 있지만 천병희 선생이 노래 처럼 번역을 안한 아니 못한 이유도 크다고 봄 그나저나 칼융은 ㄹㅇ 도인인 듯
산문 성향 강하신건 알고 있었는데 직접읽어보니 너무 무난해서 놀람, 칼 융이 왜 자연이라 평했는지 몰랐는데, 호메로스가 드는 사자나 양떼들, 바다, 폭풍 이런 자연의 비유들이 다 다르면서 딱 맞아떨어지고, 창이 박힐때나, 전사가 땅에 쓰러질때 등등 쓰는 표현도 디테일하게 다 다름
비교적 최근에 나온 영어판만 슬쩍 떠들쳐 봐도 촹촹 리듬이 느껴지던데 누가 나와서 해줬으면 좋겠음 천병희 선생의 거인적인 노력은 알지만.. 나의 뇌피셜 짐작으로는 칼융이 말한 자연은 결국 대지의 이미지를 빌린 마음의 생성으로 치환해서 생각하면 더 잘 이해될 듯.. 안읽어봤고 어디까지나 뇌피셜이야
그런식으로 보는것도 맞는거 같음 근데 마음이 아닌 표현 측면에서도 잘 들어맞는듯
근데 혼자 그 인물들을 정신의 요소라 생각하자니 잘 정리가 안되서 그런식의 해석은 일단 내려놓음 반지의 제왕은 잘됬었는데
난 일리아스 읽을 때 무자비한 탕진이라고 읽었거든 전쟁기간동안 생산적인 일을 안하고 무조건으로 소모 하는 거지 농사도 안짓고 여자들은 애를 낳지 않고.. 그 소모를 위한 소모의 명분으로 왕비납치 운운하며 너도 한방 나도 한방 돌아가면서 서로 찔러주는 건데 미덕을 갖춘 온갖 아름다운 사내들 을 공들여 빌드업 한다음 피바다에 널부러지게 하는 거
이 탕진 자체가 뒤집어진 형태의 피의 축제이자 향연 처럼 다가왔고 또한 이것이 신들의 풍요롭고도 황폐한 세계이며 풍요롭고도 황폐한 마음의 오돌토돌 돋아남 그 자체라고 여겨졌음
그니까 상징 알레고리 해석하는 식으로 인물 들 하나 하나마다 마음의 어떤 요소 너는 또 다른 어떤 요소.. 이렇게 1:1대응 할려고 하면 재미도 없고 맞지도 않을 거 같고 니 말마다따나 칼융이 자연이라고 하길래 풍요와 황폐 사이에 있는 탕진과 생성이라는 정도로 읽혔음
음.. 글케까지는 공감이 안됨 내 기준에 그런 해석은 작품 외적인 측면을 과하게 상정한듯한 느낌이 듬 너무 메타해석같은 느낌? 나는 호메로스가 당시 전사들을 드높이는 노래를 했다 생각하는데 니체도 일리아스를 고대그리스인들처럼 이해하지 못할까봐 두렵다 했고... 호메로스가 이 전쟁을 그정도 파국으로 보지는 않은듯함
전쟁의 원인을 볼때 소모적이라고는 보지만 전쟁 자체가 탕진까지는 아닌듯한 그런 느낌
물론 그위에 덧씌우는 내 관념이 앞서는 부분이 있다는 점 인정함 그러니까 고대희랍인들이 생각한 퓌지스 즉 '생성'이라고 했을 때는 계산 없는 탕진 하염 없는 소모 라는 측면을 바라보아야지 이해가 된다고 생각해 니체가 비극탄생에서 말한 비극 정신 도 인간의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하염없는 생성의 순환 을 명상하기 위한 매개로서 비극을 얘기했던 거같고
융은 상징을 뭐는 뭐다 라는 식으로 해석할수 없는 일종의 총체로 봤으므로 나도 1 : 1대응을 하려는건 아닌데 등장과 행위가 워낙 산발적이다 보니 정리가 잘 안됨 다 읽고 대강 정리해보면 또 될듯
퓌지스- 부분부터 단 댓글은 내가 히랍인들 그거랑 니체도 안읽어봐서 그냥 잘 모르는 부분이라 이해가 막힘 그리스 비극 전체로 따지면 맞말일거 같은데 지금 당장 내 지식과 경험으로는 초큼 너무나간 느낌이 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