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일 2020/10/23


- 144일차 2021/03/15


- 오늘 읽은 책


1. 일리아스 - 호메로스 - 숲, 천병희 역

496p ~ 572p - 77p


2. 수용소 군도 6권 - 알렉산더 솔제니찐 - 열린책들, 김학수 역

116p ~ 141p - 26p




"네레우스의 딸들이여, 나의 자매들이여! 그대들은 내 말에 


귀를 기울여 내 마음속 슬픔이 무엇인지 듣고 헤아려주세요."



공감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상대의 말을 듣고 그 뒤에 숨겨진 마음 속 감정을 정확히 알아내고, 돌봐주는 것

말이 참 쉽다. 책이야 그게 될 때까지 읽으면 그만이고, 내 편할때 펼쳐보면 그만이지만, 실제로 눈 앞에 있는 사람에게 공감을 해주기란 쉽지가 않다.

아퀼레우스와 아가멤논도 신이 그들의 마음을 어질렀든 어쨎든, 감정이 상하곤 했지 않은가.


서로 감정이 상한 상대에게 공감을 해줄 수 있는 것일까?


저 말을 한 테티스는 자신의 슬픔을 무척이나 정확하게 노래했다.

그러나 내 눈 앞에 있는 그 사람이 그렇게 정확하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사람에게 공감을 해줄 수나 있는 것일까?


그러나 공감을 해야한다는 것이 이 시대의 사조일텐데

어떻게, 누가, 누구에게 해주어야한다는 것이며, 대체 누가 자신의 감정을 노래하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헤아려달라 말하는가? 

그리고 누가 공감을 바라면서도 목소리 큰 자들에게 짓눌려 입을 꾹 다물고 있는가


"대지 위에서 숨쉬며 기어다니는 만물 중에서도 진실로 인간보다 비참한 것은 없을 테니까."


이 노랫말이 흘러나온지 수천년이 지난 후에도 인간은 진실로 비참한 존재인가보다.

그 비참함은 수용소 군도에서 너무나 적나라하게 나와있으니, 이제 솔제니친은 드디어 형기를 마치고 제2의 형기인 유형수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가 자유롭지 않은 자유를 얻었음에도, 수용소에 비하자면 그것은 자유였다. 


"최고로 좋은 장소에서 가장 큰 불행을 당하는 가 하면, 최악의 장소에서 최대의 행복을 맞을 수도 있다."


울타리도, 철장도, 벽도, 자물쇠도 없는 그곳에 불빛하나 없는 낮디 낮은 지붕을 가진 조그마한 집 한채에 

나무 상자로 땅바닥에 지어만든 침대 하나를 가졌을 뿐이지만, 그는 그 자유를 생각하며 한참을 슬픔에 잠겼다.


자유다! 자유! 


감방 천장에 달린 낡은 전구대신 광활한 밤하늘에 매달린 별들을 보라! 솔제니친은 자유다!

그리고 그 때, 확성기에서 스탈린의 죽음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웃고 싶은 마음과 다르게 짓눌려진 표정은 슬픔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자유였다.


"우리는 마른 나뭇가지에 대추야자가 열리는 척하는 풍조에는 동의하지 않았다오"


위대한 수로기사도 이런 말 덕분에 수용소에 가게되었다. 마른 나뭇가지에 열매가 열리는 척 하는 풍조가 자유를 빼앗고, 그들의 삶을 빼앗았다.


우리 시대는 공감할 수 없는 것들에 공감을 해주는 척 하는 풍조가 퍼져있지는 않을까?



오늘까지 달린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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