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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떠났다. 뉴에이지 계열의 사이비에 홀려서. 심지어 자신의 직장 동료와 눈이 맞아 같이 떠났다. 

주인공 '칼라일'은 두 아이와 남겨졌다.

아내를 잃어버린 것만으로도 괴로운데 베이비시터까지 말썽이다. 칼라일은 미술교사다. 그가 직장에 있는 동안 아이들을 돌봐줄 이가 절실하다.

맛이 가버린 아내 '아일린'은 가끔 전화를 한다. '카르마' 따위의 단어를 입에 올리면서. 

'리처드 훕스', 그러니까 아내와 눈이 맞아 떠난 직장 동료, 그를 통해 베이비시터를 소개 받는다. 

긴박한 칼라일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렇게 '웹스터 부인'이 칼라일의 무너져 가는 가정으로 들어온다. 그녀 덕에 이 가정에 질서가 찾아온다. 칼라일은 큰시름을 덜었다.

그는 직장에도 신경쓸 수 있게 되었다. 미술사 진도는 '초기 미술시대'에서 '고딕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집에 안정이 돌아올 무렵 칼라일은 느닷없이 열병을 앓게 된다. 웹스터 부인은 칼라일까지 돌본다. 칼라일은 그녀에게 가슴속 가득한 말들을 쏟아낸다.

아일린과의 만남, 사랑, 결혼 그리고 아이들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함께 가고자 했던 미래를 이야기 한다.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고 웹스터 부인은 개인 사정으로 칼라일의 가정을 떠나야 한다.


칼라일의 인생에서 한 시기가 끝나가고 있다. 웹스터라는 보살 덕에 그는 가정과, 열병과, 자신을 극복한다.

새로운 시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인간은 열병을 앓아야 하는 걸까.

아무튼 그의 곁엔 아이들이 있다. 웹스터 부인을 배웅하고 그는 아이들에게로 몸을 돌린다.

미술사 수업은 이제 '르네상스'를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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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갤엔 아마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일 것이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카버를 읽길 바란다. 그래서 되지도 않는 필력으로 자꾸만 카버를 소개하는 중이다.

<열>은 감동적이고도 유머러스하다. 사이비에 홀려 떠난 아내가 지껄이는 말들이 자꾸만 들어맞는 대목에선 카버의 얄미운 유머가 느껴진다.

아내를 가로채서 떠난 놈이 소개해준 베이비시터가 주인공을 구조하는 내용도 재밌다. 원수가 구원자를 보내주었다는 상황적 아이러니, 쓴맛 나는 유머다.


무엇보다 '웹스터 부인'이라는 보살 캐릭터가 반갑다. 거창한 일을 해야 보살인 건 아닐 거다. 

'이타행', '자비행'은 남의 아이들의 옷매무새를 고쳐주고 아이들과 같이 쿠키를 굽고, 열병에 걸린 이를 간호하고, 그의 장황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일 것이다.


인생의 어떤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 그리하여 새로운 시기를 맞이해야 하는 이들에게 이 작품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