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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느냐 사느냐보다 결심은 기억의 노예라는 대목이 좋았음.

그리고 워낙 대화가 중구난방으로 날아다녀서 그냥 햄릿은 이해하길 포기함. 그래도 노력은 해봤어. 작중 가장 매력적인  플로니어스를 통해서 말이야.

셰익스피어는 노회한 늙은이의 관록을 재치있는 대사로 표현했고 행동에서는 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자기확신과 고집이 강한 인물으로 플로니어스를 창조했다고 생각함. 그러면서도 젊은이의 진심을 의심하고 망친것을 후회해 바로잡기위한 노력도 하는, 참된 어른의 속성도 부여했지. 이런 강경한 인물이 작중 가장 '연약'한 인물인 햄릿에게 죽는 장면은 아이러니했음.

플로니어스는 오필리아가 제시하는 증거를 한때의 정열로 치부하고서 햄릿과의 만남을 꺼리라고 딸에게 조언했어. 햄릿처럼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오필리아는 햄릿의 진심을 접하고 나름의 확신도 있지만, 아버지와 오빠의 만류에 자신의 뜻을 접고 조언을 따르기로 결정해.

플로니어스의 조언을 따르는 오필리아. 그 결과 햄릿의 미친척을 부녀는 향수병이라 확신하고 자신의 결단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며 거짓도 좀 보태지만, 신사는 참회를 위해 노력하지.

이 점에서 플로니어스는 작중 개그캐 느낌임에도 그가 햄릿과 가장 대조되는 인물이라 생각했어. 그가 죽자 복수심에 불타는 레어티스와 미쳐버린 오필리아를 합치면 햄릿이 되는 것도 나름의 의도와 서사가 아닐까?

이러한 이유로 나는 햄릿의 대치점에 놓인 캐릭터는 플로니어스라 생각해. 그러니 햄릿을 연약한 인물로 생각하게 됐음.

햄릿은 연약하기에 사랑과 우정을 중시했지. 부족한 자신을 채워줄 사람들이 필요했어. 그런 그가 아버지를 잃었으니 유별난 상심에 빠지는 것도 당연해. 거기에 어머니의 외도. 미치지 않고 버틸 수 없었을 거야.

그런 그에게 발화점이 된 혼령과의 만남. 그는 진실을 알고 분노하며 복수를 맹세했어. 하지만 복수는 기회가 왔을때 실행되지 못하고 파멸에 이르고 말아.

연약한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인가.

어머니가 백년가약의 맹세를 지키지 못했듯이 말이야.

자신의 확신에 의심을 품지 않는 강경함과 행동력이 따르지 않는 결심의 연약함.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극단으로 보며주며 비극으로 이끄는 글에서 나는 비극은 항상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하며 이 이상한 독후감을 마무리해야지. 나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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