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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소설의 한계점, 비약하되 현실에 발을 디뎌라
중국의 무협이 ‘과장’을 활용한다면, 전기소설은 주로 ‘비약’을 사용한다. 과장은 부풀리고, 비약은 새로운 층위를 덧붙인다. 둘의 차이는 부풀려진 과장은 아무리 황당무계하더라도 헛웃음이 나올지언정 지루하지는 않다는데 있다. 표현 강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을 써서 동떨어져 버리면, 떨어진 거리만큼 웃음이 나올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비약은 본래의 것은 그대로 두고 새로운 것을 덧씌우는 식이기에,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을 덧씌우고 합리화하기 위해 설명을 늘어놓다 보면 그저 지루해지기 쉽다.
전기소설이 비약을 하면서도 현실에 닻을 놓는 이유는 방법론과 취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실재하는 유적이나 전승을 소재”로 삼는 전기SF는 본래의 것에서 “얼마나 비약하는가”에 재미의 승패가 달려 있다. “진짜일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실력”228의 기준이 된다. 거꾸로 오츠카 에이지가 ‘서브컬처는 모든 것을 회의(懷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잡한 정보를 모아 진실로 느껴지게끔 엮는 전기적 상상력을 익히면 무엇이든 진실인 양 만들어 낼 수 있는 만큼, 어디에든 거짓이 끼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역시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228. 호시노 유키노부 《宗像教授傳奇考 1》 潮漫画文庫(2004) 246쪽(토리 미키 해설). 저자 번역.
이 비약, 다시 말해 기(奇)야 말로 재미이고, 아하! 체험의 일종이다. 그런데 “비약시키는 법은 실은 매우 미묘한 영역이라, 비약이 지나치면 너무 가짜 같은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전락하고, 그렇다고 현실이나 자료, 취재에 너무 얽매이면 그저 꼴사나운 논문 발표로밖에 보이지 않는 재미없는 이야기가 된다.”229
229. 앞의 책. 247쪽.
전기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비약하되, 현실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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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봐도 참 마음에 안 드는 책이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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