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갤 여러분들, 안녕하십니까.
저는 무명글쟁입니다.
제가 며칠 전에 책 내고서 호기롭게, "독갤에선 이벤트 어뜨케 합니까!!!" 물어보았으나, 글 올리는 타이밍이 안 좋았는지 이렇다할 조회수도 안 나오고 화산재에 묻힌 폼페이마냥 묻혀버렸습니다. 제 팔자이려니 하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출간 이벤트는 계속 생각해보겠습니다.
독갤 쓰앵님들 책 사실 때 출판사 많이 보십니까? 저는 사실 일개 독자일 때는 출판사 네임밸류 따위 생각지 않고 책을 사서 보았는데요. 글을 쓰고 출판사 찾아 삼만리, 투고처를 찾다보니 그제야 이런저런 출판사의 색깔과 방향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글 쓰면서 알라딘을 특히 자주 봤습니다. 알라딘에서는 출판사 랭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든요. 그거 보면서, 음 이 출판사는 순위가 이렇군...하면서 투고를 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이름부터가 무명글쟁이인바, 무명인 걸로 유명한데요. 요즘 출판사에서는 저처럼 알려지지 않은 무명글쟁이들의 책을 내기 위해선 이것저것 재보고 살펴보고 출간을 기획한다고 합니다. 아, 이 인간이 유명인인가. 아, 이 인간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가. 아, 이 인간이 좀 알려진 인플루언서인가... 뭐 이런 거 살펴보고 뭐라도 하나 걸리면 이제 책 출간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해요.
근데 저는 역시나 무명인 걸로 유명한 무명글쟁이다 보니까, 출판사 담당 편집자님과 미팅 때 잔뜩 쫄아가지고 여쭤봤어요.
굽신굽신, 편집자님, 대체 뭘 보고 제 원고를 채택하시는 겁니까... 여쭈었는데 그때 담당 편집자님은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저는 글만 봅니다."
아, 멋있어. 박력이 넘치지 않습니까. 그때 저는 다른 출판사와도 미팅이 예정돼있었는데요. 미팅 예정의 출판사와는 양해를 구하고, 이 박력이 넘쳐 흐르는 편집자님과 계약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것입니다. 글만 본다는 편집자라면 믿고 같이 할 수 있을 거 같았거든요.
아무튼 편집자 분과는 이렇게 연결이 되었는데, 출판사는 어떠한지 좀 살펴봐야 되지 않았겠습니까. 그제야 이제 사람인 같은 데 들어가서 이 출판사는 직원들 4대 보험은 적용을 잘해주는가, 출판사 평가는 괜찮은가 살펴보는 것이죠. 근데 제 책을 내준 출판사는 출판 등록일이 1970년입니다. 아아, 반세기가 넘는, 역사가 흐르는, 그야말로 뼈대가 있는 출판사가 아닌가.
출판등록만 1970년이다 뿐이지, 실제 출판일을 한 것은 1950년대, 창립 회장께서는 전쟁통에 이런저런 교육서를 만들어 책을 만드셨다 그래요. 주로 영어 교육서를 많이 내신 거 같은데, 국내 옥스포드 영어사전 초판을 냈던 출판사라고 합니다. 아아, 역시 역사가 흐른다, 뼈대가 있다 싶습니다. 저는 살면서 옥스포드 사전을 펼쳐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거 같은데요.
저는 사실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의 피해자라 누군가 "하와유?" 하고 묻는다면, 그날 하루가 아무리 엉망이더라도 자연스레 "파인 땡큐 앤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영알못인데, 이런 영어 교육서를 자주 내는 출판사에 미천한 내 글을 출간하여도 되는가 하는 걱정이 일기도 했던 것입니다.
아무튼 글쓰는 사람 만이 아니라, 독자들도 그냥 참고하면 좋은 팁이라 공유합니다. 알라딘에 들어가셔서, 검색창 아래에 보면 '추천도서' 카테고리가 나옵니다. 거기에 마우스를 올려놓으면 '출판사 랭킹'이 나와요. 내가 관심있는 장르에선 어떤 출판사가 책을 많이 내는가, 어떤 출판사가 알려졌는가 참고하실 때 보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출판사 랭킹이 높다고 해서, 아 이 출판사는 훌륭한 출판사다, 뭐 그런 건 당연히 아니고 그냥 참고만 하십셔.
그냥저냥 책을 보는 사람에서 책덕후가 되면서부터는 이제 좋아하는 출판사도 생기고, 싫어하는 출판사도 생기고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는 알라딘 랭킹 몇 위인가, 아 순위가 형편 없구나, 순위를 좀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내가 이 출판사 책을 좀 더 사주어야겠다, 하는 마음이 생기면 좋지 않겠습니까...는 헛소리고, 그냥 재미 삼아 참고하십셩.
그럼 이만, 독붕이 여러분들, 땡큐 소마치.
디씨에 싸는 글도 글쟁이 같다 ㅋㅋㅋㅋㅋ 직업병 - dc App
글쓰기가 직업은 아니고 부업이라서... 부업병... ㅠ.ㅠ
님 근데 정말 다자이처럼 쓰시네여
헥, 쓰앵님 혹시 제 책을 읽어보셨나요? 책에 총 34꼭지 글이 있는데 다자이 오사무 문체 흉내낸 글이 한 꼭지 있습니다... 책홍보 때는 주로 주접을 떨며 쓰다 보니 다자이스럽게 쓰기도 하는 것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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