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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것도 다 머리에 담기 힘들고
머리는 바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조차
인식하거나 알아채기는 버겁다.
24시간 동안 기영의 가족은
상상치도 못한 비밀들이
까발려지게 된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가족의 전혀 다른 모습들을
마주하면서 자신이
알던 세상이 매우 낯설어진다.
초현실주의 화가인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연작 시리즈는
모순을 담고 있다.
건물과 나무는 밤 풍경인데
하늘은 낮이다.
현실에 없을 법한 풍경이지만
그 의미는 현실에 있을 법하다.
42살의 기영은
앞에 21년과 뒤에 21년을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고
그 삶이 합쳐졌을 때
모순적인 인물이 되었다.
쉽게 겪을 수 없는 기영의
특이한 삶이지만
그의 아내 평범한 장마리에게도
모순적인 모습은 존재한다.
그리고 더욱 더
이면이 없을 거 같은
딸 현미에게도
이면은 있다.
그의 친구도
선생도
평범해 보이는
반친구 진욱이도
조연의 조연까지
나오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반전 모습을 쥐고 있다.
마그리트의 또 다른 유명한 작품인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그림이다.
안다고 믿는 것은 자만일 수도 있다.
그 믿음이 깨질 때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그림처럼
세상은 모순적이고
낯설어 보일 수 있다.
이 소설이 그린 인간들은
불확실성에 둘러 쌓인
어설픈 존재다.
알던 세상에 뒤집혀지고
만 하루 24시간이 지나
소설이 시작한 시간이 되었을 때
어제처럼
평범해 보이는 하루의 시작 속에
아무것도 모르는 현미가 서있다.
현미는 안다고 믿는
세상 만큼만
부모를 본다.
하지만 그 풍경은 이제
독자에게 다르게 보인다.
현미의 아침 가족 풍경
밑에 이렇게 쓰여있는 것 같았다.
-이것은 현미의 가족이 아닙니다.-
잘 읽고 갑니다. 책은 읽었는데 빛의 제국이 마그리트 연작인지는 몰랐음 알고 나니까 책의 주제가 더 잘 다가오네요